"이게... 뭐에요?"
"남은 사람한텐 증표, 도망간 사람한텐 쓰레기요."
"이걸 왜 지금 줘요?"
신이 아닌 사람에게 쓰는 편지는 처음이야. 영광이지.
결혼 일주년 축하해!
결혼 2주년 축하해! 사랑해.
결혼 3주년 축하해! 유채꽃은 예쁘게 피었니?
결혼 10주년 축하해! 세상에 너 아직도 날 못 잊었어?
결혼 30주년 축하해. 아직도, 여전히 사랑해.
관조하는 느낌으로 두 사람을 바라보고 있는 단
깊고 깊은 어둠 속에 헤매다 다시, 명받은 천사 단의 보고서입니다.
"몇 분 동안 우려내야 돼? 네가 주던 그 맛이 안 나... 한 3분 정도면 괜찮을까?"
"멀뚱히 서있지 말고 어서 잡아줘."
"지금 저기 서있잖아. 단아!!"
"저기 뭐가 있다 그래요. 아무것도 없어."
고맙습니다. 연서가 날 보지 못해도, 연서 곁에 있을 수 있게 해줘서. 괜찮습니다.
끝까지 몰라도, 아무도 몰라도 영영 이리 홀로 바라만 보아도 저는 괜찮습니다.
-
"다, 제자리를 찾아가네. 처음으로 돌아가는 거겠지.
근데, 네가 없네. 이젠, 환상으로도 보이지 않고.
씩씩하게 살게. 어디선가 네가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할거야."
"씩씩하게 살 거야. 그럴건데...
아주 가끔 너 생각하면서 울게."
뺨에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는 단, 이상한 기분에 눈을 뜬 연서
몇 번을 눈을 감았다 떠봐도 보이는 단이
두근, 두근 심장 뛰는 소리
사라진 천사의 손수건
"내가... 보여?"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올 줄, 알았어!"
이것은 제 마지막 보고서입니다.
인간을 관찰하는 일은 참으로 흥미롭습니다.
영겁의 시간이 막막한 흑백이라면,
인간은 부서질 듯 찬란하게 색색으로 빛납니다.
그래서 재밌습니다.
업무가 끝나면 모든 것은 제자리로 돌아가겠지요.
인간은 죽어 사라지고, 천사는 영원히 부유할 것입니다.
그것이 신의, 우주의 섭리겠지요.
그 섭리 안에서 기적처럼 내린 사랑으로 행복하게 살아가겠습니다.
부서질 듯 찬란하게.
반짝반짝 빛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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