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때부터 나는 경영학과를 가고 싶었어. 광고에도 관심이 있었고 더 넓게는 마케팅에도 관심이 있었거든. 고등학교 입시에서는 실패했지만 지방 일반고에서 나름 열심히 해서 서울 상위권 대학의 경영학과에 입학했어. 서울대는 아니지만 내가 바랐던 학교였고, 학과도 내가 바랐던 경영학과였지.
입학하고 한동안은 정말 꿈을 꾸는 것 같았어. 기숙사에 들어와서도 내가 진짜 이 학교에 들어온 게 맞나? 어떻게 내가 여기 들어왔지? 하는 생각을 자주 했고 학교 캠퍼스를 거닐 때면 내가 이룬 성과에 뿌듯해지기도 했어.
한 학기가 지났고 나쁘지 않은 학점을 받았어. 동아리 활동도 열심히 하고, 많지는 않지만 소중한 친구들을 사귀었어.
그런데 방학이 시작되니까, 뭘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다른 친구들은 로스쿨, 공인회계사, 스타트업(창업) 등등 진로가 어느 정도 잡혀 있는 것 같은데 나는 미래에 뭘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 그렇게 되니까 당장 오늘 내가 뭘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그렇게 하루하루를 흘려보내다가 거의 방학이 끝났어. 영어 학원을 다니는 친구, 아르바이트를 하는 친구, 과외를 하는 친구들과는 다르게 말이야.
이렇게 되니까 사실 몸은 편한데 ㅋㅋㅋ 마음이 안 편하더라. 나도 저 동기들처럼 같이 달려야 하는 게 아닐까? 나도 빨리 내 진로를 정해야 하는 게 아닐까? 요즘 취업도 힘들다는데, 빨리 스펙을 쌓아야 하지 않을까? 여자는 전문직이 좋다고 그러던데, 공인회계사 준비를 해야 하나?
주위에서는 1학년이 무슨 그런 걱정을 하냐고, 새내기 방학은 그냥 놀아도 된다고들 하는데... 그러면 안 될 것 같은? 생각이 자꾸 들어, 당장 내일은 뭘 해야 할지. 이렇게 살다가 이도저도 아닌 인생이 되는 건 아닌지 자꾸 걱정이 돼.
여기에 합격하는 게 내 인생 대부분의 목표였는데, 나는 뭘 위해서 여기에 오고 싶었던 걸까...?
아직 학교를 다닐 시간들이, 학교를 졸업하고 나서도 살아갈 시간들이 훨씬 더 많은데 앞으로 나는 뭘 해야 할지, 어떻게 살아야 할지 너무 고민이 돼서 글 올려봤어. 읽어줘서 고마워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