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나 천사야."
"그날 여기서 말하려고 했었어.
사실은 나 사람이 아니라고. 날개 달린 천사라고 네가 날 끔찍해하면 어쩌지 두려워하면 어쩌지... 걱정 안 한 줄 알아?
그래도 얘기하려 했다고 솔직하게... 근데"
"내가 납치당해서 못했다?"
"어떻게 말해. 니가 죽을뻔했다고 끔찍한 일이 있었다고 어떻게..."
"변명하는 거네."
"설명하는 거야."
"기회는 많았어. 우리 처음 만난 날 비서로 들어온 날, 샹들리에 떨어진 날, 내가 왜 널 좋아하면 안 되냐고 붙잡았던 날, 말했어야 한다고."
"말했으면 믿을 수 있었겠어?"
"내가 놀라 까무러치기라도 할 줄 알았어? 천사가 뭐? 그게 뭐.
니가 뱀파이어든 도깨비든 외계인이든 뭐든 넌 나한테 얘기했어야 했어.
날 못믿는 건 너야. 나는 그게 니가 나를 못 믿은 게 너무너무 화가 나. 알겠어?"
...
"안 놀란다며"
"눈앞에서 상처가 사라지는데 어떻게 안놀라 사람이"
"그래 너는 사람이니까 이상해도 좀 참아 징그러워도 참고 니가 아무리 가라고 해도 난 니옆에 있을 거니까"
"통보하는 거야? 염치도 없이"
"너 아직 위험하니까 누구든 널 또 해칠지도 모른다고 언제든 니가 위험해질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내가 미칠 거 같으니까.
그러니까 참아"
"생색 내지 마. 천사라면 위험에 빠진 사람 구해주는 거 당연한거잖아 그러니까 뻗대지 말고 가"
"안 갈 거거든!!"
"너 자꾸 이럼 나 진짜 너 없는 사람 취급할 거야 어차피 사람도 아니지만"
"그래 뭐 귀찮은 유령 하나 붙었다고 생각해"
"진짜 완전 신경 안 쓸 거거든!"
"잘 됐네"
"그래"
"끔찍할 수 있어. 징그러울 수 있어."
"그래도 사람이면 고맙다고 하는 게 순서 아냐?"
"낭떠러지 같은 꼭대기에서 떨어지는 걸 구해줬는데?" (ft.외면하는 이구름씨)
"오늘 밤에 같이 있어줄까?
혼자서 괜찮겠어 다 생각났다며 그날 옥상 일도 떠오른 거잖아..."
"걱정하지마 이제 안 놓쳐 내가 지켜줄게"
"그게 미션이야? 위에서 보냈다며 미션 컴플리트 해야 된다며 정말 나 위험할 때 구해주라고 신인지 뭔지가 보낸 거야? 수호천사 뭐 그런거?"
"일어나! 너 이럴 줄 알았어 굽이굽이 일만이천봉 둘러댈 줄 알았다고"
"이렇게 본부까지 차리고 사람을 속여먹고 등쳐먹었다?!"
"어허 입이 몹시 거! 거치시네?"
(꾸닥꾸닥)
"완전히 싸이비 사기단"
"싸이비 사기... 모욕적이야"
"첨엔 다 그래요"
"다신 나 속일 생각 말라고 왔어요. 괜히 말 빙빙 돌려가면서 은근슬쩍 퉁치고 지나가는 거 절대로 용납 안 해. 알겠어요 알겠어요?"
"그래서 제 임무는 뭐에요. 하늘에서 나한테 보낼 때 미션이 있었을 거잖아. 뭔데요"
"너 일루와. 누구랑 누구를 연결해?" 누구 맘대로 갈빗대야 누구 맘대로!"
"첨엔 아무나 사랑했으면 했는데"
"아무...나? 양심도 없어 요새 결혼 중매업체들도 얼마나 성실하고 까다로운 줄 알아?'
"금방 후회했다고 저런 놈 말고 차라리 날 사랑했으면 좋겠... 다고 생각했단 말이야!"
(심쿵)
"또 또 은근슬쩍 넘어갈 생각하지 마 나 아직 너 용서 안 했어"
'천사가 못하는 말이 없어 진짜'
(째릿)
"...자? 카모마일 갖다줄까?"
"연서야, 너 그 사람한테 보낼 때... 나 너무 속상하고 슬퍼서 내가 어디 고장난 줄 알았어. 이젠 너 누구한테도 안 보내."
"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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