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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B와 유겸의 저스투
VOGUE KOREA 두 멤버의 비슷한 점과 다른 점이 궁금하다.
성격이 비슷한데 라이프스타일이 다르다. 혈액형별 성격 진짜 안 믿는데 둘 다 A형이고 소심한 면이 확실히 있는 것 같다. 막상 보면 그렇게 소심하진 않은데. 정리하자면 둘 다 소심하면서도 소심하지 않다(웃음). 둘 다 배려를 잘해서 잘 맞는 면이 있다. 유겸이는 ‘재미있게 살자’ 주의다.
나는 일상을 즐기기 좋아하지만 그럼에도 생각을 놓쳐서는 안 된다는 강박이 있어서 생각이 좀 많다. 우리 둘은 좋아하는 음악에 있어서도 교합점이 있다. 나는 강한 음악을 좋아하고 잔잔하고 무드 있는 음악도 좋아한다. 유겸이는 강한 턴 업이 있는 음악을 좋아하는 성향이 조금 더 강하다.
VK 갓세븐이 밝고 청량한 에너지라면 저스투의 에너지는.
갓세븐이 ‘슈팅스타’라면 저스투는 ‘바닐라 아이스크림’이다. 부드럽고 잔잔하다. 개인적으로 JJ 프로젝트의 라는 앨범을 가장 좋아한다. 스토리는 물론 트랙 순서까지 얘기하고 싶었던 것이 다 담겨서 제일 뿌듯한 앨범이다. 저스투 앨범은 그다음으로 만족도가 높다. 전체적인 스토리라인이 있지는 않지만 감각이라는 주제를 풀어냈다.
VK 공동으로 ‘Focus on Me’를 작사, 작곡했다. 협업 과정을 말해준다면.
처음에 작업할 때 후렴 라인을 쓰고 나서 보니까 ‘Focus on Me’가 입에 잘 맞더라. 다들 좋아해서 그걸 주제로 가사를 작업했다. 1절, 2절 각자 써놓고 둘이 쓴 가사를 합쳤다.
VK 어떤 순간에 영감이 찾아오는 편인가.
곡의 분위기가 이런 분위기인 것 같다는 감이 오면 과거에 있었던 일이나 현재 겪고 있는 일, 영화나 책에서 보던 내용을 떠올려본다. 만약 영감이 먼저 오면 노트나 휴대폰에 적어놓기도 한다. 노래를 틀어놓고 예전에 적어놓은것을 살펴볼때도 있다. 그러면 잘 맞겠다 싶은 가사가 매칭될 때가 있다.
VK 서로의 춤에 대해 높이 평가하는 면이 있다면.
JB 유겸이는 춤선이 깔끔하다. 쭉쭉 뻗을 때 선이 정말 예쁘고 현대무용 느낌도난다. 다리가 확 길어 보이는 특유의 동작이 압권이다. 그에 비해 내 춤은 투박한 면이 있다.
유겸 진짜 웃긴 게 이번에 뮤비를 보다 알았는데 나는 손가락을 다 붙이고 춤을 추고 형은 반대다.
JB (손가락을 붙이며) 유겸이는 이걸 엄청 좋아한다.
VK 유겸은 인스타그램에 올린 춤 연습 영상 속에서 항상 블랙 스키니 팬츠 차림이다. 전투복 같은 건가.
JB 유겸이는 춤출 때뿐 아니라 다른 바지 자체를 안 입는다.
유겸 똑같은 바지가 엄청 많다(웃음). 검은 스키니 팬츠를 되게 좋아해서 연습할 때도 이 차림이다. 그리고 무대용 구두가 있는데 운동화보다 편해서 연습할 때도 항상 신고 있다.
JB 나는 바지통이 좀 있어야 한다. 그리고 운동화를 꼭 신어야 한다. 유겸이가 스키니 스타일을 좋아한다면 나는 박시한 스타일을 입는 편이다.
VK 저스투를 준비하며 가장 많이 나눈 얘기는.
JB ‘앨범을 어떻게 구성해야 할까’였다. 미니멀한 사운드가 처음이라서 과연 잘될까 앨범 걱정도 많이 하고 홍보에 관한 회의도 많이 했다(웃음). 돌이켜 보면 재미있었다. 몇 달 동안 해외여행 다녀온 기분이다. 사실 해외여행을 많이 못 가봤는데 짧게 갈 때마다 엄청 신나는 놀이동산이라기보다는 잔잔한 재미를 느끼곤 했다. 비유하자면 그 느낌과 비슷하다.
VK 음악적으로 많이 넓어진 느낌이 든다. 성장하기 위해 계속하는 것이 있다면.
존경하는 사람을 보거나, 잘하는 사람을 볼 때 ‘나는 왜 이렇게밖에 못하지’ 이런 생각에 더 해야지. 이렇게 된다. 간접적이든 직접적이든 감동받을 만한 경험을 많이 하고자 한다. 틈날 때마다 전시를 보러 가고 작가들의 고뇌를 떠올려보기도한다. 한번은 이렇게 많은 것이 가득한 SNS를 어떻게 나의 발전을 위해 쓸 수 있을까 고민했다. 사람들이 추천해주는 명소나 전시 정보를 메모해두고, 인상적인 아트워크나 영상에서 아이디어를 얻어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VK 6년 넘게 갓세븐으로 활동했지만 온전히 둘만 함께 한 작업은 처음이다. 이번에 새삼스럽게 알게 된 면이 있다면.
유겸 그런 거 없었다. 굳이 찾자면 형이 한식만 고집하는 줄 알았는데 이제 크림 카레 우동도 좋아한다는 것.
JB 멤버들에게 영향을 받은 것 같다. 한식 식성이 절대 안 바뀔 줄 알았는데 수용이 가능한 선까지 왔다. 지난번에 파리에 갔는데 뱀뱀이 ‘스네일’을 꼭 먹어보고 싶다는 거다. 절대 먹을 수 없다며 거부했는데 생각보다 맛있었다. 그렇다, 달팽이까지 먹어봤다.
VK 하루 중 가장 행복한 순간을 꼽는다면.
고양이 똥 치울 때. 내가 누군가를 위해 뭔가를 해줄 수 있구나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고양이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서 희열도 느낀다. 봉지에 수북이 쌓인 애들의 분뇨를 보면 깔끔해졌다는 뿌듯함이 찾아온다.
VK 요즘 새롭게 알게 된 것이나 새롭게 하게 된 생각이 있다면.
어제 작업하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택시 기사님이 길을 잘못 들어 여의도까지 돌아간 적 있었다. 창밖에 건물을 보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건물 안에서 사람들은 싸우기도 하고 행복하기도 할 텐데 택시에서 바라보는 건물은 그저 아름답기만 했다. 가까이에서 보는 세상보다 멀리서 보는 세상이 더 아름답구나 싶었다. 우리에겐 어느 정도 거리감이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VK 4월에 저스투 월드 투어가 예정되어 있다. 월드 투어로 갓세븐을 증명해내기도 했던 것 같다. 월드 투어는 어떤 의미인가.
노력에 대한 결과 같다. 내가 얼마만큼 노력했는지 알 수 있는 것. 앨범은 내 고뇌에 대한 반응을 보는 것 같고 월드 투어는 그걸 체험하는 것 같다.
VK JB는 몇 년 전부터 음원 공유 사이트에 믹스테이프를 올리고 있다. 이 경험은 저스투 작업에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
진짜 좋아하는 걸 해보지 않았나 생각한다. 사실 작업물을 저장해두고 계속 부족한 면을 수정하다 보면 결과물이 나오지 않는다. 매 맞더라도 그냥 보여주자! 그런 마음이었다. 팬분들은 좋아해주셨지만 주변 사람들 반응은 냉철했다. 너무 힘이 들어가 있다고 했다. 다른 포맷도 고민 중이다. 데프라는 이름을 쓰는 건, 대중에게 비치는 나와 힙합 R&B를 좋아하는 나를 구분해보고 싶었다. 데프는 최고라는 뜻인데 거기에 마침표를 찍어서 최고로 끝낸다, 최고까지 해서 끝낸다는 의미를 담고 싶었다. 앞으로도 내가 하고 있는 것을 열심히 하지만, 진짜 좋아하는것들을 하는 모습도 보여주고 싶다.
VK 저스투를 통해 이루고 싶은 것은.
음원 순위는 목표가 아니었다. ‘재미있고 멋있고 색다른 걸 보여주자’ , ‘갓세븐과 아예 다른 모습을 보여주자’가 목표였다. 사실 지금도 만족한다. 앨범이 잘 만들어진 것만으로 너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