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그외 지하철에서 몰카범 잡아 재판넘긴 중기
12,224 117
2019.04.10 14:29
12,224 117

작년 10월 지하철에서 몰카범을 잡음ㅋㅋㅋㅋㅋㅋ

오늘 국선 변호사가 선임되서 전화가 왔길래 그간 있었던 일을 올림




< 18년 10월 >

고장이 잦은 에스컬레이터라 늘 저속운행하는 곳인데 종아리에 뭐가 닿는 느낌이라 벌레인줄 알고 으악 하면서 뒤돌자마자 어떤 형상이 죄송합니다 하고 역주행으로 내려감

나도 모르게 본능적으로 뒷덜미를 잡고 소리지름

마침 근처 순찰하시던 지하철 보안관분이 그 남자를 잡고 다른 분들께 지원요청하셔서 지하철 역사 사무실로 들어가

간단한 조사를 받고 경찰에 인계함


이 날 알게 된 사실

보안관은 순찰중 개찰구 앞을 서성이던 남자가 개찰구를 나가는 날 따라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아 긴가 민가 하면서 따라오고 있었다고 함


요새 많이 보이는 몰카는 범죄입니다 써놓은 거울이 붙은 에스컬레이터부근은 실제로 몰카가 존나 성행하는 곳이 맞다 


나는 목소리가 큰 편임에도 불구하고 소리를 지른다고 지른 게 조금 큰 목소리로 말하는 정도밖에 안 나와서 소리지르는 중에도 스스로 놀람

전에 범죄 예방을 위한 글을 봤던 거 같은데 실질적인 최선의 저항 방법중 하나가 소리지르기라고 했던게 생각났음

극한의 상황에 몰리면 목소리가 잘 안나오게 된다는 글을 보고 나는 잘 지르는 편이라 다행이다 라고 생각했던 게 내 착각이란 걸 깨달음

나같이 목소리 큰 사람도 그런 상황에 소리지르는 게 쉽지 않았어 




< 18년 10월 > 

보안관이 가해자가 반성문을 써와서 제출했다고 알려줌

내용을 물어보니 몰카를 찍은 나에게 쓴 게 아니라 보완관한테 용서를 구하는 뉘앙스라 빡침이 가중됨

나한테 쓴 거였어도 용서할 생각이 없긴 했으나, 반성이 아닌 상황 모면을 위한 반성문인게 뻔해서 앞으로 가해자가 뭔 짓을 하든 나한테 알려주실 필요없다고 함




< 18년 10월 > 

사건 발생 일주일 후 우리 집 앞 역에서 지하철 수사팀으로 사건이 넘어감

합의할 건지 재판 넘길건지 물어 봄

당연히 재판 넘긴다고 함




< 18년 10월 > 

다시 일주일 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사건 인계

담당 검사 배정


담당 검사와 조서 작성 중 피해자가 나말고도 많은 것을 확인

( 그 개새끼 핸드폰에 몰카가 수십건 있었음 시발 )

안 그래도 빡쳤었는데 더 빡쳐서 100억을 줘도 합의할 생각이 없으니 가해자나 가해자 변호사로부터 절대 연락오지 않게 해달라고 거듭 강조함




< 19년 4월 >

모르는 번호로 전화와서 받으니 이 사건으로 배정된 국선변호사라고 함

나는 피해자고 검사가 알아서 한다고 들었는데 변호사가 이제서? 배정된 게 의아했음


변호사가 설명하길 가해자가가 혐의 인정했고 (당연하지 현행범인데 시발)

공판 기일이 3월에 끝났고 선고 기일이 4월 말경 있는데

가해자가 합의를 원해서 상대쪽 변호사가 합의요청을 함

그래서 나한테 의사를 물어보기 위해 국선 변호사가 배정됐다고 함

다시 한 번 100억을 줘도 합의할 의사가 없으니 합의 문제로는 다시 연락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말씀드림 



잊고 있다가 전화받고 다시 사건일지를 보니 변호사를 2번 선임했더라고 ㅋㅋㅋㅋㅋ

처음 변호사로는 안 먹혀서 새로 선임했는지 어쨌는지는 몰라도 

나는 잊고 산 동안 참 열심히도 서류제출하고 재판 참석하고 있었더라 ㅋㅋㅋㅋㅋㅋ

인생 좀 고달파졌었겠지

하지만 앞으로 더 고달파지길, 빨간 줄 꼭 긋길 바람

그거 보니까 정말 죄짓고 살지 말아야지란 생각도 들었음




================



참 긴 시간이었고, 나는 다른 사람이 아닌 내가 당해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해

나도 이번일로 알았는데 내 멘탈이 생각보단 쎈 거 같더라고

당황해서 놓치지 않고 잡아서, 합의를 하지 않고 넘겨서, 이 일로 멘탈이 무너지지 않아서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해

적어도 지난 10월부터 지금까지는 몰카를 못 찍었겠지

실형 선고돼서 감방가는 거 꼭 보고 싶어 선고 기일 끝나면 후기 쓸게 ㅋㅋ


판결 결과 후기: https://theqoo.net/1075749105








목록 스크랩 (0)
댓글 117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 삼성전자 X 더쿠 ] 덕질은 갤럭시💙 덬들의 오프 필수템, 해외 스케줄도 Galaxy S24와 함께! 2 00:05 6,574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813,314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3,352,927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4,126,560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0,540,898
공지 성별관련 공지 (언급금지단어 필수!! 확인) 16.05.21 21,607,913
모든 공지 확인하기()
179033 그외 비행기 안에서 갑자기 공황이 오진 않겟지 무서운 초기 02:11 21
179032 그외 많이 걸으면 핏줄이 터질 수도 있을까? 멍의 원인을 찾는 초기 01:35 61
179031 그외 피부과 꾸준히 다니는 덬들에게 묻는 중기 01:32 49
179030 그외 쌍커풀 5년차인데 푸는 수술 고민되는 중기 2 01:28 77
179029 그외 23살 모쏠인데 이게 좋아하는 건지 아님 걍 외로워서 그런건지 헷갈리는 후기 7 00:07 328
179028 그외 미용실 갈 건데 원하는 스타일은 없는 중기 1 05.03 131
179027 그외 기독교인 덬들에게 기도에 대해 궁금한 중기 8 05.03 171
179026 그외 마르고 가슴 작은 덬들 스포츠 브라 뭐 입는지 궁금한 초기 2 05.03 248
179025 그외 앞치마 사는거 도와줄 미술덬을 모집하는 초기 1 05.03 104
179024 그외 처음으로 한의원에서 추나받고 왔는데 아리송한 중기 3 05.03 298
179023 그외 지금 당장 헹복해 수 있는 방법이 궁금한 초기 16 05.03 713
179022 그외 옷 서칭을 부탁하는 초기 2 05.03 553
179021 그외 전문대 물리치료과 나왔는데 직업 바꿀수있을까 하는 중기 4 05.03 780
179020 그외 상담이 필요한지 병원을 계속 다녀야 하는지 궁금한 초기 8 05.03 312
179019 그외 난 아줌마덬인데 오월이가장 싫은 중기 15 05.03 2,192
179018 그외 공황장애 7년차 후기 7 05.03 841
179017 그외 부정출혈 궁금한 후기 2 05.03 338
179016 그외 이렇게 헤어졌을 때 재회하고 싶으면 연락 한동안 참는 게 나을지 궁금한 중기.. 6 05.03 580
179015 그외 자폐 스펙트럼 여자아이 키우는 중기 19 05.03 2,609
179014 그외 성심당 떠망고(미니망고시루?) 매일 먹는 후기 19 05.03 2,2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