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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여행한정 극J가 무계획으로 여행 갔을 때.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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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11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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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나는 여행을 갈 때

어플이나 엑셀에다가 전체 모든 일정마다 어디에서 어디로, 무슨버스 또는 무슨전철을 얼마를 주고 몇분에 어디에서 타서 

총 몇분이 소요되는지랑 내린 후 도보로 대략 몇분인지, 그리고 가서 뭐 하는지, 만약의 상황을 대비한 플랜b부터

검증된 맛집 리스트 같은거 쫙 뽑아서 운영시간이랑 가격 등등 모든 것들을 다 적어놓는 수준의 계획형이야🤣




근데 저번에 어떤 사정이 있어서 그냥 캐리어에 짐만 가득 싸들고 좀 불안하지만 편도로 끊어서 무작정 싱가폴로 떠났거든


이 때는 진짜 즉흥적으로 

오늘은 뭘 하지? 이걸 해볼까? 하고 

가고 싶은데 아무데나 가고 아무것도 모르고 돌아다니다가 내일은 머하지? 몰라 내일 생각하자

이러면서ㅋㅋ 어떤 날은 그냥 잠만 자기도 하고 시장만 가기도 하면서 싱가폴에서만 한 2주 있었어


이곳저곳 폰으로 갈만한데 즉흥으로 검색해서 오~ 여기 함 가볼까? 이러고 구글에 경로 검색해서 갔다가 허탕도 쳐보고ㅋㅋ

아무데나 그냥 들어갔다가 여행객들은 모르는 로컬 찐 맛집도 발견해보고 처음 해보는 체험같은거에서 진짜 재밌다고도 느껴보고 

모르는 사람이랑도 친해져서 시간도 보내보고


그러다가 그냥 즉흥으로 다음은 태국으로 갈까? 하고 편도로 방콕행 끊어서 방콕으로 날아갔어

사전조사 없이갔으니 아는게 없어서 걍 유명하다는 사원들도 한번 가보고 주위 가게에서 말로만 듣던 똠양꿍 도전했다가 고수에 호되게 당하고ㅋㅋ

그냥 설렁설렁 걷다가 시장가서 옷도 사보고 야시장도 가보고 과일이랑 팟타이도 먹고 툭툭이란 것도 타봤다가 바가지 왕창먹고ㅋㅋㅋ

그러다 문득 수영하고 싶어져서 다음날 택시 불러서 파타야로 넘어갔어


폰으로 바로 전날에 섬호핑투어 예약하고ㅋㅋ 투어에서 모르는 애들이랑 친해져서 같이 물놀이도 하고

밤에 파타야 거리 나왔다가 유흥가에 나온 언니들 보고 기겁도 해보고 낮에 배고파서 어슬렁거리다가 길거리 음식 파는 꼬맹이랑도 친해져보고

어떤 날은 택시타고 바다보러 갔다가 자릿세 안냈다고 쫒겨나기도 하고ㅋㅋㅋ


다음은 어딜 가지.. 하다가 베트남 다낭으로 즉흥적으로 넘어갔어

오니까 갑자기 한식이 너무 먹고싶어서 막 떡볶이집도 찾아갔다가ㅋㅋ 유심 같은 것도 미리 사온게 없으니(애초에 갈 나라도 결정된게 없었으니) 

어디서 사야할지 몰라서 열심히 온갖 편의점 다 돌아다니고 겨우 샀는데 또 바가지도 먹어보고ㅋㅋ

일기예보 같은 것도 모르고 와서 내내 비오길래 호텔에 묶여 노트북 하다 동남아에 왔으니 마사지를 받자! 하면서 마사지도 주구장창 받고

그래도 어딘가 가보고싶다는 생각에 바나힐? 그런데 가는 투어 갔더니 웬 한국어 잘하는 베트남 친구 만나서 투어내내 수다떨며 같이 다니고ㅋㅋ

그 친구가 저녁에 초대해준 버스킹에서 별안간 외국인들이랑 노래도 부르고 다낭에서 호이안도 가깝다는 얘기에 당일치기로 호이안도 갔다 와보고

다음은 한번 야간기차를 타볼까? 하고 괜히 야간기차로 나트랑 갔는데 기차에서 컵라면 먹다가 옮은건지…😱


나트랑 도착하자마자 코로나걸려서ㅋㅋㅋ 별안간 타국에서 병원도 가보고 호텔에서 일주일간 나오지도 못하고 그대로 격리되어있고🥹

옆에 가족도 없이 외국에서 홀로 아프니까 얼마나 서럽던지.. 격리 끝나자마자 난 여길 떠나야겠어 이러고 슬리핑버스 결제해서 바로 호치민으로 또 무작정 떠났어ㅋㅋㅋㅋㅋ


호치민은 정말 번화하더라!

거기서 만난 한국어 엄청 잘하는 어떤 친절한 언니 덕에 베트남 현지 20대들이 좋아하고 즐겨먹는다는 길거리음식도 먹어보고

유행하는 카페들도 가보고 서로 사진도 많이 찍어주고 찐베트남인이 설명해주는 쌀국수도 먹어보고 ㅎㅎ


그런데‼️

생각해보니 베트남은 무비자 체류가 15일까지 가능인데 

내가 코로나 격리때문에 15일을 넘긴거여…😱😱

그래서 일단 호주가 가까우니까 바로 멜버른행을 끊고 다음날 공항에 갔어


근데 공항에서 갑자기 나보고 벌금을 내라는거야..😱

내가 분명 인터넷에서 봤을 때는 양성확인서랑 그 후 음성확인서 보여주면 벌금 안내도 된다고… 그냥 가도 된다했는데ㅠㅠㅠㅠ

하지만 공항 직원분이 너무 무섭게 생긴 아조씨라서 찍소리도 못했음🙄 결국 내 피같은 돈을 10만원이나 내고..🥲 우울하게 멜버른으로 갔어


아니 근데ㅋㅋㅋ 내가 아무리 계획없이 다닌다지만 진짜 멍청한게 여기는 계절이 반대인걸 간과한거야ㅋㅋㅋ

더운 나라들을 다니느라 캐리어에 반팔만 있는데ㅋㅋㅋㅋ 호주 도착하자마자ㅋㅋㅋㅋ 겁ㅋ나ㅋ추ㅋ웡ㅋ🥶

바로 시장가서 후드티 후드집업 긴팔 긴바지 이런거부터 사고ㅋㅋㅋ


멜버른에 왔으면 뭘해야하나… 하다가 

일단 세련된 도시의 멋도 한번 느껴보려 전망대도 가보고ㅋㅋ 낮에는 큰 국립? 주립? 도서관 가서 대학생인 척 책도 읽어보고 

괜히 하이틴마냥 잔디에 앉아서 한량처럼 시간도 보내보고 마침 이 때 무슨 시위인지 공연인지 거리가 시끄럽길래 구경도 해보고

누가 멜버른 가면 자연경관이 짱이라길래 또 즉흥적으로 투어 예약해서 그레이트 오션로드 투어 가서 웅장함도 느껴보고 오고ㄷㄷㄷㄷ


그러다 문득.. 내가 사실 어릴 때 호주에서 살았었거든(안 유명한 도시임)

갑자기 오랜만에 모교에 가보고싶어지는거야🥹

바로 뱅기끊고 또 슝슝..


근데 역시나 즉흥적으로 가서 그런지ㅋㅋㅋ 

아무 조사도 없이 왔더니 학교가 방학이라 아무도 없는거있지🙄 선생님들 만날 생각으로 왔는데.. 젠장🥲

그래서 그냥 내가 살던 동네 가서 얼마나 변했나도 보고.. 놀이터도 가보고.. 그네도 타보고.. 혼자 추억에 젖다가

어릴 때 먹던 치킨집이 여전히 있길래 치킨&칩스 사서 열심히 먹고ㅋㅋ 다음날 그냥 바로 시드니로 넘어갔어


근데 시드니는 자주 와봐서 멀 해야하나.. 싶어서 그냥 무작정 걸어도 보고 보이는 가게에서 아이스크림도 사먹고 그러면서 정처없이 걸었어

저 멀리 오페라하우스랑 하버브릿지 보면서 그냥 가만히 걷다가 돌아가고.. 사실 너무 피곤해서 호텔에서 계속 잠만자다가.. 이러면 안된다는 생각에

시드니 필수투어인 사막 투어랑 블루마운틴 투어를 신청했우

한국인 가이드 투어라 신청자들이 전부 한국인들이었는데 다들 커플이나 가족단위로 왔더라고🥹 

나만… 혼자 신청… 쭈굴… 🤧


근데 어떤 친절한 4인 가족분들이 같이 다니자면서ㅠㅠ 나한테 너무 잘해주시는거야🥹🥹🥹🥹

어머님 아버님도 너무 친절하시고 아들딸도 내 또래라서 금방 친해지고 심지어 어머님께선 나중에 나한테 호주에서 만난 둘째딸이라고 해주심🥹

덕분에 즐겁게 사막에서 보드도 타고.. 돌고래도 보고.. 동물원도 가고.. 산도 올라가고.. 밥도 맛있게 먹고.. 인생샷도 왕창 남기고 그랬지🤧

이제 저 분들이랑 헤어지고나니 다음은 어디가지? 싶었는데 호주에서 인도네시아가 가깝다는게 생각나서 발리에 가고싶어진거야

그래서 일단 룰루랄라 비행기를 끊고 짐을 챙겨서 공항에 갔어



근데…

공항에서 항공사 직원이 갑자기 나보고 PCR을 내놓으래;;

내가 분명 베트남에서 받은 양성확인서랑 음성확인서를 보여줬는데 나보고 계속 필요없으니 얼른 공항 앞에서 PCR이나 받아오라는거임;;

내가 인도네시아 입국규정 설명하는데 직원들이 듣지도않고 날 쫒아낸겨;; 그래서 너무 분하지만 일단 가서 완전 거금을 내고(호주 물가 왤캐 비싸)

PCR을 받았는데 어머나 아니 이게뭐임;;;;;


내가 처음 코로나 양성이 나온 날로부터 아직 한달이 넘지 않아서 아직도 PCR에선 양성 반응이 나오는거임;;;;

(신속항원은 일주일 좀 지나면 음성으로 나옴)

아니 난 이미 신속항원 음성 결과로 베트남에서 호주로 넘어왔는디?????? 제가 양성이면 호주는 어떻게 왔겠어요 이 사람들아;;; 이게 뭔;;;;;;


근데 안ㅋ통ㅋ함ㅋ🤣

결국 그 항공사에서 짤없이 거부당하고 밖으로 내쫒겼음

그럼 내 발리행 표는..? 환불은..? → 응 그건 니 사정이야 니가 알아서 해 (실제로 항공사 직원들이 영어로 이렇게 말함;;;;)



멍…😮

너무 어이없고 황당해서 공항에서 걍 계속 멍때림

그렇게 나는 발리행 항공권을 그냥 쌩돈주고 날리고…

이제 그러면 난 어디로 가야하지..?😮 하고 인터넷 뒤적이는데 그제야 너무 억울해서 눈물이 나는거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니 심지어 주변 나라들 입국규정들 찾아보는데 뭔놈의 나라들이 다  PCR 없이는 못간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어이없게도 이 상황에 내가 갈 수 있는 나라가 우리나라밖에 없더라;;; 당시 한국은 해외에서 코로나 걸리면 양성확인서에 찍힌 날짜로부터 40일인가? 지나기 전까지 그냥 귀국 가능했음…



그래서… 너무 빡치고… 너무 지쳐서…

그냥 그 자리에서 한국 돌아오는 비행기 끊고 곧장 한국으로 와버렸다… 한국 와서 가족들 보니까 어찌나 서럽고 행복하고 그렇던지🥹



~ 끝 ~



근데 당시에는 저 여행의 마지막이 너무 안좋았어서 역시 여행은 계획하고 다녀야해…😤 이렇게 생각했는데

이 여행 바로 다음 한 세달 뒤였나?

내가 평소처럼 일정 빽빽하게 엑셀로 만들어서 유럽 7개국 다녀왔거든? 심지어 이땐 미리 모든 비행기랑 이동수단, 숙박, 투어 등 다 결제하고 가서 틀어지는거 하나 없이 계획들 딱딱 잘 지켜서 다녀왔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일정 완벽히 세워서 계획 다 맞춰 다녀온 유럽여행보다 왜 저 우당탕탕 여행이 더 생각나고 자꾸 그리울까ㅋㅋㅋㅋ

뭔가 힘들었던 것들도, 재밌었던 것들도 다 추억인 것 같아

물론 당시에 개고생한 날들도 많긴했는데… 

원래 지나면 미화된대잖아ㅋㅋㅋㅋ


암튼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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