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소년범 대부' 천종호 판사 8년만에 소년법정 떠난다
1,001 5
2018.02.22 19:46
1,001 5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호통판사', '소년범 대부'로 불리는 천종호(56·사법연수원 26기) 부산가정법원 부장판사가 8년간의 소년법정 생활을 끝내고 일반 법정으로 돌아간다.

우리나라 사법 사상 8년간 소년재판을 맡은 법관은 천 판사가 유일하다.


천 판사는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부산가정법원에서 부산지법으로 발령받은 이번 인사와 관련해 소회를 남겼다.

천 판사는 "소년재판을 계속하고 싶다고 신청했으나 희망과 달리 생각지도 않은 부산지법으로 발령 났다"며 "8년간 가슴에 품은 아이들을 더는 만날 수가 없어 지난 일주일간 잠 한숨 못 잤다"고 심정을 표현했다.

그는 "2017년 국정감사 때 법관 퇴직 때까지 소년보호재판만 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해 아쉽고 죄송하다"며 "이렇게 약속한 것은 법조인 경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 소년재판을 계속하더라도 특혜를 누리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천 판사는 "소년보호재판은 우리나라 재판에서 가장 후진적인 영역이고 지방은 사정이 더욱 열악했다"며 "6시간 동안 100여 명을, 1명당 고작 3분밖에 안 되는 '컵라면 재판'을 해야 해 아이들은 법정에서 아무런 경각심을 느끼지 못하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현재 부산가정법원에서는 2명, 전국적으로 25∼30명가량이 소년재판을 맡아 전담판사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천 판사의 생각이다.

천 판사는 "열악한 재판 환경뿐만 아니라 선거권이 없다는 이유로 천박하게 취급되며 아무도 입장을 대변해주지 않는 비행 청소년에 대한 국가와 사회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며 "아이들의 대변자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품었으나 결국 이렇게 떠나게 됐다"고 말했다.

천 판사는 "8년째 소년재판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많은 분께 머리 숙여 감사하고 앞으로도 소통의 끈을 끊지 않고 아이들 편에 서겠다"고 말했다.

2010년 창원지법에서 처음 소년재판을 맡은 천 판사는 3년 뒤 전문법관을 신청해 부산가정법원에서 5년째 소년재판을 담당해왔다.

천 판사는 비행 청소년에게 소년보호처분 중 가장 무거운 10호 처분(소년원 송치)을 많이 선고하면서도 따뜻한 마음으로 끌어안아 소년범의 대부로 불린다.

전국 20곳에 이르는 비행 청소년을 돌보는 대안 가정인 청소년 회복센터를 만드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천 판사는 '아니야, 우리가 미안하다', '이 아이들에게도 아버지가 필요합니다' 등의 책을 펴내면서 소년범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을 불러왔다.

wink@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8/02/22 14:37 송고

목록 스크랩 (0)
댓글 5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 삼성전자 X 더쿠 ] 덕질은 갤럭시💙 덬들의 오프 필수템, 해외 스케줄도 Galaxy S24와 함께! 2 05.04 26,054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857,940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3,409,357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4,174,530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0,580,543
공지 성별관련 공지 (언급금지단어 필수!! 확인) 16.05.21 21,665,467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44 21.08.23 3,513,567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18 20.09.29 2,365,816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351 20.05.17 3,073,159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53 20.04.30 3,648,575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글쓰기 권한 포인트 상향 조정) 1236 18.08.31 8,017,388
모든 공지 확인하기()
2401286 정보 이번주 유튜브뮤직 탑30 10:16 40
2401285 이슈 현재 대한민국 날씨 상황 3 10:15 670
2401284 유머 어린이날 기념으로 올려보는 어린이펭수 사진 1 10:15 119
2401283 기사/뉴스 [단독] ‘미완 거포’ 임석진, 육성선수→임의해지 신분 변경…“장고 끝 직접 은퇴 결정, 짧았지만 너무 행복했다” 4 10:15 290
2401282 이슈 초보운전부터 시작해서 경력직들까지 모두 대답이 다른 운전할 수 있다 vs 없다 24 10:11 1,053
2401281 이슈 회사에 문의했다가 박제당함.jpg 26 10:06 3,639
2401280 정보 오퀴즈 기억력 70 4 10:06 166
2401279 유머 정말 특이하게 다른 세븐틴네 두 집 mood(민규와 원우 / 정한과 승관) 9 10:04 980
2401278 유머 아이유 전설의 뭉게구름 모금 2 10:04 740
2401277 이슈 [선재 업고 튀어 6화 미방분] 수범이들 잇몸 건조시키는 아기고딩 변우석❤김혜윤ㅠㅠ (ft.독서실은 이용당했음) 68 10:03 1,464
2401276 유머 실눈캐가 눈을 뜨면 강해짐.jpg 8 10:02 1,600
2401275 정보 Kb pay 퀴즈정답 16 10:00 670
2401274 정보 주말에 미리 올려보는 네이버페이12원(끝)+1원 17 09:57 734
2401273 이슈 서강준 어린이 날 기념 new 과사 공개 30 09:56 2,267
2401272 이슈 역대급인파가 몰린듯한 마돈나 리오 데 자네이로 공연 6 09:55 880
2401271 유머 북부돼공의 수석 마술사 12 09:55 1,329
2401270 이슈 이탈리아 모델의 수학과 강사 시절.jpg 17 09:49 3,260
2401269 이슈 존예인 에스쁘아 듀라이크 젤로 에스파 윈터 새사진.jpg 16 09:48 2,553
2401268 이슈 서울의대 교수 97% "환자 지키고 싶어"...'사직 강행'은 4% 16 09:46 1,407
2401267 이슈 행복한 햅삐판다 푸바오♥︎ 26 09:46 1,8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