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너를
영원히 믿을 수 있는
종교로 만들었고
이별은 너를
영원히 만날 수 없는
신으로 만들었다
김병훈, 아름다운 너를 잊을 수 있을까
나는 참 간사해
하루 종일 미운 날이라 불렀거든
그런데 네가 왔다간 후로는
밉지가 않은 거야
날씨가 너무너무 좋은 거야
나선미, 네 존재는 참 신기해
내 사랑은 네 사랑과 조금 달라
예를 들면 네가 눈을 감았을 때,
바로 그 순간 우주의 중심이 너에게 집중하지
요시모토 바나나, 도마뱀 中
달이 너에게 닿았다
지구에서 봐도 보일 만큼
너는 달보다 눈부셨다
나에게만 예쁜 사람이길 바랐지만
하필 모든 우주가 너를 탐했다
흔글, 절망
그는 그녀의 숨소리에 왜 아무도 가슴 설레하지 않는지
그녀의 땋은 머리가 바람에 휘날리거나
그녀의 손이 공중으로 날아오를 때
혹은 황금 같은 미소를 지을 때에 왜 모든 사람이
사랑에 미치지 않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콜레라 시대의 사랑 中
아무리 채찍질해도 닿을 수 없는
벼랑처럼 아스라한 그대여
내 마음에 무수히 살면서도
도무지 삶이 되지 않는
어떤 꽃처럼
먹먹한 그대여
이성호, 먼 여름
내게 금빛과 은빛으로 짠 하늘의 천이 있다면,
어둠과 빛과 어스름으로 수놓은
파랗고 희뿌옇고 검은 천이 있다면,
그 천을 그대 발밑에 깔아드리련만
나는 가난하여 가진 것이 꿈뿐이라
내 꿈을 그대 발밑에 깔았습니다.
사뿐히 밟으소서, 그대 밟는 것 내 꿈이오니.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하늘의 천
지금까지 내가 해온 모든 거짓말들은 다 잊더라도
이 말만은 기억해줬으면 해.
널 만나서 정말 기뻤어.
너와의 시간은 내 인생 최고의 순간들이었어.
난 그걸 절대로 후회하지 않아.
장강명,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中
그는 나의 북쪽, 남쪽, 동쪽 그리고 서쪽이었다.
나의 노동의 나날이었고, 내 휴식의 일요일이었고 나의 정오였고,
나의 함밤중이었고 나의 이야기였으며 나의 노래였다.
W.H. Auden, funeral blues 中
모든 것이 소멸해도 그가 남는다면 나는 계속 존재해
그러나 다른 모든 것은 있어도 그가 사라진다면 우주는 아주 낯선 곳이 될 거야
에밀리 브론테, 폭풍의 언덕 中
사람이 종교를 위해 순교할 수 있다는 말에 깜짝 놀랐어요. 몸서리를 쳤죠
그런데 이제는 그렇지 않아요. 나는 내 종교를 위해 순교자가 될 수 있어요.
나의 종교는 사랑입니다. 난 사랑을 위해 목숨을 바칠 수 있어요. 난 당신을 위해 죽을 수 있어요.
나의 종교는 사랑이며, 당신은 나의 유일한 교리입니다.
당신은 내가 저항할 수 없는 힘으로 날 미치게 해요.
존 키츠가 패니 브론에게 보낸 편지 中
널 사랑하고, 진심을 말하는 그 간단한 기쁨을 거부하고 싶은 마음은 없어.
난 널 사랑해.
사랑이라는 게 그저 허공에 소리를 지르거나 다름없다는 것도 알고,
결국에는 잊히는 게 당연한 일이라는 것도 알고,
우리 모두 파멸을 맞이하게 될 거고
모든 노력이 무위로 돌아가는 날이 오게 될 거라는 것도 알아.
태양이 우리가 발 딛고 산 유일한 지구를 집어삼킬 거라는 것도 알고.
그래도 어쨌든 너를 사랑해
존 그린,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中
눈을 감고 누웠는데 글쎄, 아니 정말 눈꺼풀을 내렸는데
눈앞으로 불쑥 네가 나타나. 나를 쳐다봐.
너는 어떻게 어둠 속에서도 빛이 나? 어떻게 이렇게도 아름다워?
눈물이 나는데도 너는 흐려지지 않지.
진짜 내 앞에 있다고 말해주면 안 돼?
사무치게 아름다운 그대야.
내 손잡아 줘, 같이 가자 응?
내 꿈으로 같이 사라지자.
터지는 네온사인처럼, 반짝이는 물거품처럼.
서덕준, 네온색 다이너마이트
세상에 와서
내가 하는 말 가운데서
가장 고운 말을
너에게 들려주고 싶다
세상에 와서
내가 가진 생각 가운데서
가장 예쁜 생각을
너에게 주고 싶다
세상에 와서
내가 할 수 있는 표정 가운데
가장 좋은 표정을
너에게 보이고 싶다
이것이 내가 너를
사랑하는 진정한 이유
나 스스로 네 앞에서 가장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소망이다
나태주, 너를 두고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너는 늘 기적처럼 아름다웠다.
나스키노코, 공의 경계 中
너와 함께 내 세상을
조금 더 넓히고 싶어
너와 같은 세계에 있고 싶을 뿐이야
같은 공기를 마시고,
같은 것을 보고,
같이 웃고,
같이 감동하고 싶을 뿐이야
이치다카와 다쿠지, 연애사진 中
사진출처 텀블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