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산 흑돼지인데, 제주도에선 먹을 수 없다니…"
최근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제주산 돼지고기를 판매하는 한 TV홈쇼핑 프로그램의 방송화면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제주산 흑돼지 모듬세트를 할인된 가격에 특별 판매하면서 '제주 및 도서·산간 배송 불가'란 자막이 달린 걸 이상하게 여긴 네티즌들이 많았다.
“제주산 흑돼지를 정작 제주도민은 값 싸게 즐기지 못 하는 게 황당하다”는 게 대체적인 반응이었다. 이 캡쳐 화면은 제주 일부 식당에서 기름이 가득한 돼지고기를 판매하면서 배짱영업을 하다가 사회적 파장이 커진 시점에 확산해 더 관심을 모았다.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건 상당량의 제주산 신선식품에 적용되는 독특한 유통 구조 때문이다. 돼지고기의 경우 흑돼지를 포함한 도내 돼지고기의 약 70%가 내륙으로 먼저 보내지고 있다는 게 지역 도매업자들의 설명이다. 특히 ‘1+’ 혹은 1등급인 고품질의 돼지고기는 내륙에 있는 홈쇼핑 등 대형 유통업체가 대부분 선점해 납품받고 있다.
높은 등급의 제주산 돼지고기가 육지로 먼저 나가기 때문에 현지에서 질 좋은 고기를 구하려면 웃돈을 주고 사 먹어야 하는 게 웃지 못 할 현실이란 얘기다.
이에 따라 제주도민이 홈쇼핑이나 인터넷을 통해 질 좋은 제주산 흑돼지를 구입하려면 비용을 추가로 내야 하는 일도 자주 발생한다. 온라인 쇼핑 플랫폼에 등록된 '제주산 흑돼지 모듬세트' 중 상당량은 제주도로 배송 시 3000~5000원의 추가 배송료가 붙는다. 내륙으로 나간 제주산 고기가 웃돈이 붙어 다시 제주로 돌아오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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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진우 한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