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슈 민희진 기자회견 관련 읽어봤으면 하는 기사 - <이 여자가 유별나다고 손가락질하기 전에>
5,768 21
2024.05.14 18:45
5,768 21


이 여자가 유별나다고 손가락질하기 전에

K-POP 업계에서 성공한 여성의 입으로 듣는 산업 이야기…그가 가리키는 것은 결국 그 집단의 남성 중심성


uqugaV

2024년 4월25일 민희진 어도어 대표는 모회사인 하이브에서 제기한 경영권 탈취 의혹에 반박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기자회견은 케이팝에 관심이 있었던 사람뿐 아니라 다수 대중을 충격에 빠뜨린 것처럼 보였다. 어떤 이들은 환호했으며, 어떤 이들은 아연실색했다. 이런 파급력은 기자회견에서 드러난 ‘민희진’이라는 캐릭터가 대중에게 한 번도 각인되지 않은 종류의 ‘독특함’을 지닌 것처럼 보인 데서 비롯할 것이다. 하지만 민희진 대표의 독특한 행보를 개인의 특수성으로만 설명하면 케이팝 산업에 이전부터 내재해 있던 보편적인 성차별성이 가려지기 쉬운 것도 사실이다. 무엇이 민희진 대표의 행보를 특수하게 보이게 했을까.


(중략)


하지만 뉴진스 성공 때부터 민희진이라는 사람에 대한 평가가 갈리기 시작했다. 민희진이 얼굴을 드러내고 자기 목소리로 말하기 시작하면서다. 아이돌의 협업자들이 언제나 아이돌 ‘뒤’에 있으면서 결과물로만 드러나기를 바라는 것은 아이돌 산업이 지닌 독특한 문화 중 하나다. 팬들이 아이돌 산업 종사자가 주체성을 가지고 개인적 의견이나 자기 이야기를 하면 아이돌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민희진은 이미 그런 공식을 파괴하고 있었던 것 같다. 어도어 대표가 된 순간부터 유명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등 미디어의 주목을 즐기고 때론 뉴진스를 대신해서 목소리를 냈으니 말이다.


(중략)


민희진은 유능한 기획자라는 평가와 함께 ‘나르시시스트’라는 평이 함께 따라다녔다. 이런 세간의 이미지는 기자회견 이전 하이브발 문건에서 민희진이 “여타 아이돌들이 내 것을 따라 해서 여기까지 온 것”이라는 발언을 했다는 주장이 나왔을 때 민희진에 대한 여론을 급격하게 악화시키는 장치가 됐다. 사람들은 이제까지 민희진의 독창성에 환호해왔다. 그럼에도 민희진이 진짜 그것을 문제시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왜냐면 그것이 케이팝이고, 케이팝은 ‘예술’이 아닌 ‘산업’이니까.


(중략)


하지만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지점은 민희진이 현재 케이팝 산업의 4대 대표 엔터테인먼트 회사에서 연봉 5억원 이상을 받는 ‘유일한’ 여성일뿐더러 이제까지 케이팝 산업에서 독창성을 주장해온 어떤 남성 크리에이터도 그의 유별남이 그를 위기로 빠트릴 요소로 여겨졌던 적이 없었다는 사실이다.


나르시시스트라고 평가되는 최고경영자(자신의 능력에 대한 과한 자신감을 가진 CEO)의 성별 차이에 대한 흥미로운 연구가 있다. 남성 CEO가 나르시시스트일 때 그것은 카리스마로 받아들여지지만, 여성 CEO가 나르시시스트일 때는 부정적 평가를 받는다고 한다. 나르시시스트 여성 CEO는 나르시시스트 남성 CEO와 달리 비윤리적인 비즈니스 관행에 참여하지 않음에도 나르시시스트 남성 CEO에 비해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그 이유는 자기주장이 강한 남성은 까다롭고 자격 있는 것으로 인식되는 반면, 비슷하게 자기주장이 강한 여성은 히스테리적이고 통제 불가하며 너무 ‘감정적’이라고 간주돼서다. 이는 성차별적인 고정관념이 작동한 결과다. 민희진의 행위가 그를 나르시시스트로 보이게 하지만, 진짜 민희진 대표가 나르시시스트라 하더라도 이에 대한 과도한 부정 평가는 성차별적 편견의 결과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이 연구가 말해준다.


(중략)


여성들이 남성 중심적 체제에 입성하면 겪는 경험을 연구해온 지리학자 린다 맥도웰은 저서 <자본 문화>(Capital culture)에서 이런 주장을 한 적 있다. 일터에서 여성은 무엇을 해도 이례적인 행동으로 여겨지기 쉽지만 남성의 행동은 언제나 보편적 규칙으로 여겨져서 도드라져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사람의 특이해 보이는 여성이 가리키는 것은 어쩌면 그 집단의 남성 중심성일 수도 있다.



---

원문:

한겨레21 https://h21.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55494.html

나 역시도 케이팝 산업의 소비자인 여성이기 때문에 많은 생각이 들었음

읽고 생각해 볼 가치가 있는 기사라 생각해서 공유함! 원문도 읽어줬으면 좋겠어

혹시 저작권 등 문제소지가 있다면 알려줘


목록 스크랩 (0)
댓글 21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비욘드X 더쿠🤎] 잡티 잡는 NEW 앰플 ✨ <비욘드 엔젤 아쿠아 비타 C 7% 잡티 앰플> 체험 이벤트 123 00:18 1,881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4,065,989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4,779,487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1,203,097
공지 성별관련 공지 (언급금지단어 필수!! 확인) 16.05.21 22,398,705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46 21.08.23 3,742,218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20 20.09.29 2,605,035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373 20.05.17 3,304,297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62 20.04.30 3,873,896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스퀘어 저격판 사용 무통보 차단 주의) 1236 18.08.31 8,251,539
모든 공지 확인하기()
1350770 이슈 미국으로 출국한지 4일이나 지났는데 떡밥 하나 안올라 오는 대한민국 여자축구대표팀.jpg 1 01:59 199
1350769 이슈 [미니핑계고] 카리나 과잉 경호 사건ㅋㅋㅋㅋ.twt 8 01:53 638
1350768 이슈 스트레이키즈 필릭스 Gets Ready for the Louis Vuitton Show in Barcelona 1 01:52 59
1350767 이슈 3년 전 오늘 발매된_ "0X1=LOVESONG" 5 01:46 154
1350766 이슈 민희진이 "내가 니네처럼 술쳐마시냐 골프를치냐"고 말한 이유 29 01:46 2,560
1350765 이슈 이준기한테 알려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트위터에서 진짜 유명한 이준기 팬...twt 20 01:38 2,530
1350764 이슈 보자마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바로 이해되는 사진 12 01:37 1,541
1350763 이슈 [인사이드아웃2] 단체로 셀카 찍는 감정들 8 01:28 1,077
1350762 이슈 <영웅> 으로 첫 뮤지컬 데뷔한 위키미키 최유정 3 01:28 1,350
1350761 이슈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굉장히 비싼 과일.jpg 12 01:24 1,797
1350760 이슈 "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든 혹여라도 날 떠났어도 인생을 살다가 문득 내가 떠오르면 자연스레 웃음이 지어지는게 나는 건강한 덕질이라고 생각햄🐹" 1 01:24 748
1350759 이슈 10년만에 엠카 나와서 후배돌 챌린지 춰준 박재범 Pretty Revenge 춤선 3 01:20 311
1350758 이슈 공연 전날 저녁부터 줄 선 중앙대 상황 53 01:18 3,901
1350757 이슈 나는솔로 17기 현숙 💗 상철 웨딩촬영 아이폰스냅 4 01:17 1,702
1350756 이슈 음원차트 PAK (퍼펙트올킬) 3곡 이상인 가수들 7 01:14 987
1350755 이슈 어제 성균관대, 세종대 축제 가서 무대하고 사진까지 야무지게 찍고 온 크래비티 9 01:09 594
1350754 이슈 니모를 찾아서, 인크레더블 리부트 기획중 15 01:09 550
1350753 이슈 한양대 에리카 설윤 20 01:07 2,186
1350752 이슈 승관 사나 카리나..그리고 성규 24 01:07 2,389
1350751 이슈 부산대 에타에 올라온 하니에게 인형받은 사람 후기 14 01:06 2,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