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혜진 기자) "국민의 방송에 숟가락 얹으려는 사람이 왜 이리 많습니까. 사회에 꼭 필요한 이야기 하라고 숙제받은 곳이 KBS입니다. 출연자 최종 결제권이 있으니 '내 맘대로 할 수 있다'고 할 거면 유튜브로 가십시오." (조애진 언론노조 KBS본부 수석부위원장)
지난 13일 KBS 1TV 장수 역사프로그램 '역사저널 그날' 제작진(신동조·김민정·최진영·강민채 PD)은 성명문을 발표, 낙하산 MC로 인해 프로그램 폐지 위기에 몰렸다고 밝혔다.
이날 자리에는 김세원 KBS 피디협회 회장, 김은곤 KBS 피디협회 부회장, 조애진 언론노조 KBS본부 수석부위원장, 기훈석 언론노조 KBS본부 시사교양 중앙위원 등이 참석해 마이크를 잡고 목소리를 냈다.
김은곤 부회장은 "녹화를 앞두고 3일 앞두고 일방적으로 MC 교체 통보를 받고 그게 무산됐다고 프로그램 해산 통보를 받았다. 제작 사상 유례없는 일"이라고 폭로했다.
제작진은 본부장 면담을 요청했지만 거부당했고, 녹화 잠정 연기 통보를 받았다. 제작진은 긴급 TV편성회 개최를 요구했으나 이 역시 묵살됐다.
김은곤 부회장은 "제작진은 문제를 내부에서 해결하기 위해 박민 사장에게 '역사저널 그날' 재개를 호소하는 내용을 메일로 전달했다. 사장은 부사장에게 진상조사를 하라고 지시했다. 제작진은 부사장에게 사안의 시급성을 전달, 답변서를 제출했다"고 그간의 상황을 설명했다.
유례없는 MC교체 통보, 프로그램 폐지 위기 상황에 대해 조애진 수석부위원장은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는 "시사교양국의 CP 팀장들은 매일 말도 안되는 지시에 고통받고 있다. 평 PD들은 중간 간부가 전하는 지시에 따져도 묻고 거부도 하고 체념도 하며 하루하루 버티고 싸우고 있다. 매일매일이 기사화되지 않을 뿐 프로그램과 제작자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많은 에너지를 쓰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국민의 방송에 숟가락 얹으려는 사람 왜 이리 많나"라며 "사회에 꼭 필요한 이야기하라고 숙제받은 곳이 KBS다. 공부하고 시험쳐서 입사했는데 들어와서 왜 딴짓하는 사람이 많은지 모르겠다. 밖에서 프로그램 팔고 다니지 말고 제작 논리로 이야기 하라. 민주적 제작방식 자체가 공영방송의 의의다. 나에게 출연자 최종 결제권이 있으니 내맘대로 할 수 있다고 할거면 유튜브로 가라"고 강하게 이야기했다.
사진=고아라 기자
조혜진 기자
https://v.daum.net/v/20240514153229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