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내년에도 버핏을 만났으면"…직접 가 본 버크셔 주총[김재현의 투자대가 읽기]
5,237 1
2024.05.11 08:08
5,237 1

주총이 열리는 CHI 헬스센터 입장을 기다리는 주주들/사진=필자 촬영

주총이 열리는 CHI 헬스센터 입장을 기다리는 주주들/사진=필자 촬영

 


지난 5월 4일(현지시간) 미국 오마하에서 개최된 버크셔 해서웨이 연례 주주총회에 참석했습니다. 뉴스로는 익히 들었지만 약 4만명의 주주들이 주총이 열리는 오마하 CHI 헬스센터 앞에서 입장을 기다리는 모습은 정말 장관이었습니다.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 앉는 단상과 가까운 앞자리에 앉기 위해 이날 새벽 3시부터 주주들은 줄을 서기 시작했습니다. 입장이 시작되는 오전 7시까지 차가운 새벽공기를 맞으며 기다리면서요. 필자는 오전 6시 50분에 도착했는데, 운 좋게 비교적 앞쪽과 가까운 2층 관람석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필자의 오른쪽에 앉은 60대 미국인 주주는 10년차 주주인데, 이날 주총에 참석하려고 오전 5시 15분에 도착해서 기다렸다고 하더군요. 왼쪽에 앉은 30대 캐나다인 주주는 4년째 버크셔 주식을 보유 중이며 2022년에 이어 두 번째로 주총에 참석한다고 했습니다.

 

참, 이날 주총에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와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도 참석했습니다. 특히 빌 게이츠는 주총이 끝나는 오후 4시 40분까지 자리를 지켰습니다.

 

멍거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설계자'

 

멍거를 위해 기립박수를 치는 주주들/사진=필자 촬영

멍거를 위해 기립박수를 치는 주주들/사진=필자 촬영
 

주총은 작년 11월말 타계한 찰리 멍거 버크셔 해서웨이 부회장을 기리는 30분짜리 추모 영상으로 시작했습니다. 추모 영상이 끝나자 버핏이 주주들에게 기립박수를 요청했고 4만명의 주주들이 일제히 일어나 멍거를 기리는 박수를 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버핏은 멍거를 '버크셔 해서웨이의 설계자(architect)'라고 칭송했습니다. Q&A 세션에서는 질문에 답변한 버핏이 옆에 앉은 그렉 아벨 부회장에게 자신도 모르게 "찰리?"라고 부르자 4만여명의 주주들이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필자는 버핏이 일부러 그런 줄 알았는데, 옆에 있는 미국인 주주에게 물어보니 실수인 것 같다고 하더군요.

 

-생략

 

애플 지분을 13% 줄인 버크셔
 

5월 4일 버크셔 주총에 참석한 팀 쿡 애플 CEO/로이터=뉴스1

5월 4일 버크셔 주총에 참석한 팀 쿡 애플 CEO/로이터=뉴스1

 


첫 번째 질문은 애플에 관한 질문이었습니다. 이날 오전 버크셔는 지난 1분기에 보유 중인 애플 주식을 1억1600만주(=보유 규모의 13%) 매도했으며 보유 지분 평가액이 1354억달러(약 185조원)로 줄었다고 밝혔습니다. 작년 4분기말의 애플 보유 지분 평가액(1743억달러) 대비 22% 급감한 금액인데, 애플 주가 하락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마침 이날 팀 쿡 애플 CEO도 버크셔 주총에 참석했기 때문에 버핏도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는 질문이었습니다. 버핏은 막대한 투자 소득에 따른 세금 때문에 애플 주식을 팔았으며 애플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버핏은 최근의 매출 둔화에도 불구하고 애플이 버크셔 주식 포트폴리오의 비중 1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강조했습니다.

 

버크셔는 애플 주식을 편입한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할 경우 애플의 최대 주주입니다.

 

"중국에 투자 안하나요?"..."우리는 미국에 집중할 것"
 

5월 4일 주총에서 답변 중인 워런 버핏과 그렉 아벨 부회장/사진=CNBC방송 유튜브 캡처

5월 4일 주총에서 답변 중인 워런 버핏과 그렉 아벨 부회장/사진=CNBC방송 유튜브 캡처

 


이번 버크셔 주총에는 유독 중국인들이 많이 참석했습니다. 한 중국인 주주가 버핏에게 "중국 전기차 회사 BYD외에 버크셔가 홍콩이나 중국 회사에 투자할 생각이 있는지"를 묻자, 중국인 주주들이 박수를 치기도 했습니다.

 

버핏이 "우리의 주요 투자는 항상 미국에 집중될 것입니다"라고 답변하자, 이번에는 미국인 주주들 사이에서 더 큰 박수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버핏은 5년 전 일본 5대 종합상사 투자가 매력적인 투자였다고 말했지만, 버크셔의 규모를 고려할 때 외국 시장에서 충분한 주식을 매수하기 힘들다는 점을 미국 시장에 투자하는 이유로 들었습니다. 버핏은 "만약 정말 큰 투자를 하게 된다면 아마 미국일 확률이 아주 높다"고 덧붙였습니다.

 

인공지능 사기가 다음 성장산업??

 

인공지능(AI)도 주요 화제였습니다. 이날 버핏이 받은 33개 질문 중 2개 이상이 AI에 관한 질문이었습니다. 서비스업 비중이 높은 미국도 사람의 역할이 AI에 의해서 얼마나 대체될지 우려와 관심이 큰 것 같았습니다.

 

버핏은 "나는 AI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릅니다(I don't know anything about AI)"라고 말하면서도 AI가 핵폭탄에 비교될 만큼 큰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특히 최근 버핏은 부인과 딸도 속을 정도로 AI에 의해 정교하게 만들어진 자신의 이미지와 음성을 봤다며 AI를 이용한 사기가 다음 '성장 산업'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버핏은 "AI가 좋은 쪽으로도 나쁜 쪽으로도 작용할 수 있는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주가, 매일 확인하지 마세요"…버핏이 추천한 책은

 

5월 4일 주총에서 설명 중인 워런 버핏/사진=CNBC방송 유튜브 캡처

5월 4일 주총에서 설명 중인 워런 버핏/사진=CNBC방송 유튜브 캡처

 


이 밖에 버핏은 여러 가지 조언도 내놓았습니다. 먼저, "멍거가 쓴 '가난한 찰리의 연감(Poor Charlie's Almanack)'은 3~4번 읽어볼 가치가 있습니다"라며 인간의 행동에 대한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버핏 자신도 벤자민 그레이엄의 '현명한 투자자'를 5~6번 읽었으며 매번 더 깊게 생각해 볼만한 내용이 있었다고 덧붙이면서요.

 

또 주주들에게 "여러분들이 매일 또는 매주 주가를 확인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매일 주가를 확인하는 사람들은 아예 주가를 잊어버리는 사람들이 수년 동안 벌어들인 돈을 벌지 못했습니다"라고 조언했습니다.

 

버핏이 친절을 강조한 것도 눈에 뛰는 부분입니다. 버핏은 주주들에게 돈과는 상관없는 얘기지만, "(다른 사람들을) 친절하게 대하세요(Be kind)"라고 말하며 "여러분이 친절해지면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마지막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도 "만약 여러분이 운이 좋았다면 다른 사람도 운이 좋도록 만들어보세요"라고 말할 정도로 버핏이 베푸는 삶, 나누는 삶을 강조한 것도 인상깊었습니다.

 

-생략

 

버핏은 Q&A 세션을 마무리 지으면서 "여러분이 내년에 다시 올 수 있길 바랍니다"라고 말한 후 "나 역시 내년에 올 수 있길 바랍니다"라고 장난스런 미소를 띠며 말했습니다. 내년에도 버핏의 지혜를 들을 수 있길 바라마지 않습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8/0005036739

목록 스크랩 (0)
댓글 1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비욘드 X 더쿠 븉방 이벤트💛] 여름철 메이크업착붙, 비욘드 선퀴드 체험 이벤트 397 05.20 50,174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3,921,356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4,660,665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1,038,569
공지 성별관련 공지 (언급금지단어 필수!! 확인) 16.05.21 22,219,073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46 21.08.23 3,691,256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18 20.09.29 2,546,965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365 20.05.17 3,243,894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59 20.04.30 3,830,467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스퀘어 저격판 사용 무통보 차단 주의) 1236 18.08.31 8,206,436
모든 공지 확인하기()
2418464 이슈 <-> >-< 착시 실험은 사실 집단에 따라 다른 경향의 값이 나온다.twt 1 14:08 99
2418463 기사/뉴스 [롤] 게임단 피어엑스, BNK그룹과 네이밍 스폰서십 계약 1 14:07 84
2418462 이슈 올해 멜론 1시간 이용자수 피크 찍은 뉴진스 하우 스윗 37 14:07 726
2418461 이슈 보면 백퍼센트의 확률로 기분 좋아진다는 영상 1 14:07 135
2418460 이슈 단번에 90도 각맞추는 댄서 출신 아이돌.twt 14:06 530
2418459 기사/뉴스 '설계자', 점점 미쳐가는 강동원 연기 보는 재미(ft.이종석) [Oh!쎈 리뷰] 1 14:06 186
2418458 기사/뉴스 “한국에만 짝 있냐” 고학력男의 변심…월400 직장인도 “베트남댁 좋아요 26 14:05 670
2418457 이슈 [리무진서비스]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듀엣 띵곡💜 닝닝 X 무진 ver. <숨소리> | EP.116 선공개 영상 3 14:03 193
2418456 이슈 방들방들 쟤네들 밟으시술없는 2시 멜론 핫백차트.뉴아에블 24 14:02 1,562
2418455 이슈 인도에서 남자 둘이 나를 두고 싸운다고??? 근데 그게 릭샤꾼인... 22 14:02 1,070
2418454 이슈 뉴진스 Bubble Gum 챌린지 56 14:01 1,855
2418453 유머 카리나 탈모일 수수수수퍼노바.mbc 5 14:01 635
2418452 유머 원지의 하루 曰 : 뭐든 장담 하지말자 10 14:01 1,136
2418451 이슈 알뜰폰도 규제, 알뜰폰 사업자 isms 의무화 추진 11 14:01 518
2418450 이슈 뉴진스 멜론 탑백 'How Sweet' 7위 | 'Bubble Gum' 14위 진입 139 14:00 2,315
2418449 정보 임영웅 상암콘서트에 준비된 이벤트와 선물들.jpg 11 14:00 1,158
2418448 기사/뉴스 26년만 휴지기 '세상에 이런일이'…"함께해서 영광" 눈시울 [공식입장] 13:59 608
2418447 이슈 3시간짜리 콘서트에 대한 빌리 아일리시의 생각 43 13:59 1,547
2418446 유머 @: 방구 같다고 함부로 힘주지마세요 7 13:58 891
2418445 이슈 뉴진스 How Sweet+Bubble Gum 지니 진입 이용자수 11 13:58 1,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