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신고 누락 혐의도 인정...오타니에게 추가 배상금도 지불할 듯
미국 메이저리그(MLB)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의 돈을 몰래 빼돌려 불법 도박을 벌인 전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가 자신의 혐의에 대해 법원에서 유죄를 인정하기로 미 검찰과 합의했다.
8일 미국 법무부는 “미즈하라가 불법 도박 빚을 변제하기 위해 오타니의 은행 계좌에서 약 1700만달러(약 232억원)를 불법으로 이체한(은행 사기) 혐의에 대해 법원에서 유죄를 인정하기로 검찰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미즈하라가 과거 소득 신고를 누락한 혐의도 인정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미 캘리포니아 연방 검찰에 따르면, 미즈하라는 2021년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오타니의 계좌 비밀번호로 오타니의 계좌에 접속한 뒤 은행에 등록된 이메일 주소와 전화번호를 바꿔 은행이 오타니의 계좌 이체를 승인할 때 오타니가 아닌 자신에게 전화하게 했고, 자신이 오타니인 척 행세하며 계좌 이체를 승인하는 식으로 오타니 계좌에서 돈을 빼돌렸다. 이런 식으로 24번이나 오타니를 사칭해 총 1697만5010달러를 빼돌렸다고 한다.
이번 사건 조사를 총괄한 마틴 에스트라다 연방 검사는 “피고인의 속임수와 절도의 규모가 엄청나다”면서 “그는 오타니의 신뢰를 받는 위치에 있다는 점을 악용해 위험한 도박 습관을 이어갔다”고 말했다.
미 현지 언론은 “미즈하라가 추가로 오타니에게 배상금을 지불해야 할 수 있다”며 “다만 정확한 액수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미즈하라는 또 2022년 소득을 국세청(IRS)에 신고할 때 410만달러(약 56억원) 상당의 추가 소득을 누락하는 등 전체 소득을 신고하지 않은 혐의도 확인됐다. 이에 대해 미즈하라는라 114만9400달러(약 15억7000만원)의 세금, 관련 이자와 벌금을 추가로 납부할 의무가 있음을 인정했다.
미즈하라는 은행 사기 1건, 허위 소득 신고 1건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기로 했는데 은행 사기의 최대 형량은 징역 30년, 허위 소득 신고는 최대 징역 3년이다. 하지만 형량 및 유죄 합의가 이뤄짐에 따라 미즈하라가 실제 법원에서 받게 될 형량은 징역 2~3년 정도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미 법무부는 “유죄 합의에 따라 미즈하라가 자신의 혐의를 수용한다는 걸 입증한다면 감형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디 애슬래틱 등 현지언론은 “유죄 합의에 따라 미즈하라는 거의 확실하게 일본으로 추방 될 것”이라고 전했다. 유죄 합의문에는 이와 같은 내용도 적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즈하라는 오타니의 이전 소속팀이었던 닛폰햄 파이터스에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일해오며 오타니와 인연을 맺었다.
2018년 오타니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뒤에는 전담 통역으로 함께해왔다.
오랜 시간 함께하며 신뢰가 쌓였지만, 그는 이 관계를 안좋은 일에 악용했다.
오타니는 지난 3월말 기자회견을 통해 “내가 믿었던 사람이 이런 일을 했다는 사실에 매우 슬프고 충격받았다”는 말을 남겼다.
https://www.chosun.com/sports/world-baseball/2024/05/09/MRKXCKFJMZDAFHGVH2Q3HA66K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