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가격 인상에 정부 압박 수위 ↑
인상 강행하거나 시기 조정하며 눈치 보기
라면업계는 일찌감치 인상 계획 포기
정부의 눈치를 보느라 인상을 연기하는 곳들도 있다. 롯데웰푸드는 가나초콜릿, 빼빼로 등 17종 제품 가격을 5월 올리기로 했다가 정부의 요청에 시행 시기를 한 달 미뤘다. 편의점 일반 택배 운임료를 50원 인상하기로 했던 CJ대한통운은 이틀 만에 인상 시기를 늦춘다고 번복했다.
그런가 하면 농심, 삼양식품 등 라면업체는 연내 라면 인상 계획이 없다고 못 박았다. 서민 식품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라면은 원래도 가격 인상이 부담스러운 품목인 데다가 2021년 큰 폭으로 올렸던 터라 이번에는 일찌감치 올리지 않겠다고 알린 것. 원가 구조가 복잡하긴 하지만 최근 밀가루 가격도 안정세라 여론을 생각하면 라면값을 올리기 쉽지 않다.
유통업계가 눈치를 보는 사이 정부는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3일 농림축산식품부는 17개 주요 식품업체와 함께 10개 외식업체 대표까지 만나 가격 인상 자제를 당부했다. 그러나 인상은 시간문제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잠시 인상 시기를 늦추는 것일 뿐"이라며 "지금 올리지 못하면 앞으로 더 큰 폭의 인상으로 이어질지도 모를 일"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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