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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韓 뮤지컬 객석도 ‘격식’ 논쟁 사라지는 날 올까 [D: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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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7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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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 박정선 기자] “한국 관객들도 공연을 있는 그대로 즐겼으면 좋겠어요.”

지난 달 25일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 씨어터에서 공식 개막한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 단독 리드 프로듀서로 나선 오디컴퍼니 신춘수 대표의 말이다. 이날 공식 오프닝 나잇 공연 이후, 이어진 뒤풀이에서 이 이야기가 여러 차례 화두에 올랐으니 적어도 신 대표만 느낀 감정은 아니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오프닝 나잇 공연이라는 특수한 상황의 영향도 적잖이 작용했을 테지만 이날 공연장은 한국의 여느 공연장 분위기와는 사뭇 달랐다. 공연이 시작하기 전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차치하더라도, 공연 중에도 자유롭게 음료를 마시고 무대 위 배우들의 연기를 보며 느끼는 감정을 표현하는 것에 있어서 주변 관객의 눈치를 살피지 않는다. 놀라면 놀라는 대로, 웃기면 웃긴 대로, 슬프면 슬픈 대로. 환호하고 박수를 보내는 것도 자유롭다.


국내에선 박수를 보내려다가 대세에 따라 슬쩍 손을 거둬야 하는 민망한 순간을 겪은 적이 있다. 커튼콜에선 그 공연을 어떻게 봤는지 여부와는 무관하게 누가 일어나는지 눈치를 살피며 엉덩이를 들썩이다가 일어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뿐만 아니라 국내 공연계에서는 공연을 관람하는 태도와 관련한 두 가지 ‘논란’까지 있을 정도다. 하나는 타인의 관람을 방해하는 ‘관크’(관객과 크리티컬의 합성어)라는 신조어, 그리고 이와 대척점에서 죽은 듯 공연을 봐야 하냐는 식의 비아냥을 담은 ‘시체관극’ 논란이다.


사실 이 관크, 시체관극 논란 등에 있어서는 초반 한국 공연장의 환경, 구조적인 문제점 때문이란 지적이 많았다. 조금만 허리를 숙여도 무대의 배우가 보이지 않는 기형적인 좌석의 구조, 객석과 객석 사이가 좁다 보니 앞좌석을 발로 차게 되는 현상 등 한정된 공간에 좌석을 욱여넣다 보니 발생하게 되는 것들이다. 사실상 대극장보다 중소극장의 관극 문화에서 관크가 많이 발생하고, 더 엄격한 문화가 형성됐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언제부턴가는 단순히 이런 구조적, 환경적인 문제를 넘어서 사람들의 인식 문제가 더욱 커진 듯한 분위기를 지우긴 힘들다. 한 공연 관계자는 “‘공연장에선 이러면 안 돼’ ‘공연장에선 무조건 이렇게 해야해’라는 인식이 생긴 것 같다. 사실 공연장에서 ‘무조건’은 없다. 어떤 공연인지에 따라서 당연히 공연을 즐기는 방법이 다를 수밖에 없는데, 여전히 관크와 시체관극 사이에서 논쟁은 계속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한 온라인 매체에 뮤지컬 ‘리진’과 관련한 칼럼이 게재되면서 ‘시체관극’ 논란이 촉발되기도 했다. 이 논란에서 일부 뮤지컬 팬들의 지나친 예절 요구가 문제가 되면서도 제작사의 대응에도 비판이 쏟아졌다. 공연장 측이 제대로 된 대응 매뉴얼 없이 클레임 해결에만 몰두하면서 공연계의 엄숙주의를 부추겼다는 지적이었다.

이같은 논란이 계속되면서 대중의 피로감이 높아지자 최근에는 사진 촬영, 음식물 섭취 등 소위 ‘관크’ 논란을 사며 금기시되던 것들에 도전하는 작품이 잇따라 나오기도 했다. 국립극단의 연극 ‘스카팽’부터 지난달 공연한 연극 ‘타임스퀘어’,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열린 다윈 예술 ‘메이크 홈, 스위트 홈’ 등이 대표적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해외의 것이 완벽한 모범 사례라는 건 아니다. 신 대표의 말 역시 ‘있는 그대로’ 공연을 즐기자는 의도이지, 그것을 그대로 수입하자는 건 아니다. 단지 한국의 관극 문화가 조금은 더 부드러워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를 위해서는 쉽지 않겠지만 관람 환경의 개선과 관람 예절의 정도에 대한 업계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119/0002827159?sid=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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