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아이돌 만나려면 앨범 수백 장 사야… 상술에 허리 휘는 '팬덤'
5,267 33
2024.05.06 11:41
5,267 33

직장인 남모(27)씨는 좋아하는 아이돌 그룹 멤버 A의 솔로 앨범을 지금까지 258장 사들였다. A의 팬사인회에 당첨되려면 앨범 상위 구매자 30명 안에 들어야 했기 때문이다. 남씨는 “해당 회차의 팬사인회에 참여하려면 앨범을 131장 구매해야 한다는 얘길 들었다”며 “꼭 참석하고 싶어서 이보다 많은 138장을 구매했다”고 말했다. 팬 중에는 10대 청소년이나 20대 대학생도 많은데, 이들은 장당 1만~2만원 안팎의 앨범을 100여장씩 구매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 수백만원을 쓰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남씨는 응모권으로 사용하고 남은 앨범은 대부분 헐값에 되팔거나 지인들에게 나눠 줬다. 그는 “아직도 집에는 앨범 100여장이 쌓여 있다”며 “이런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걸 알면서도 좋아하는 가수를 보기 위해 다들 큰돈을 들여 앨범을 사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하이브와 자회사 어도어 민희진 대표 간의 갈등으로 아이돌 그룹의 앨범을 대량으로 구매하는 팬 문화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좋아하는 가수의 팬사인회 응모권이나 포토카드 등을 미끼로 똑같은 앨범을 대량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상술이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앨범 구매 행렬에 나선 10·20대를 대상으로 한 범죄도 잇따르고 있어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14세 이상 500명을 대상으로 음반을 사는 목적을 묻자 ‘굿즈 수집’이라는 답변이 52.7%, ‘이벤트 응모’는 25.4%에 달했다. 앨범에 랜덤으로 제공되는 굿즈를 구매하기 위해 음반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 194명은 동일한 음반을 평균 4.1장 구매했고, 많게는 90장까지 구매한 경우도 있었다. 소비자는 앨범을 구매해 뜯어보기 전까지 어떤 굿즈가 담겼는지 알 수 없는데, 이 같은 수법이 과도한 대량 구매를 유도한다.


기획사와 유통사 간 소위 ‘밀어내기’는 이런 문제를 심화시킨다. 밀어내기란 유통사가 앨범 초동 물량을 대량으로 구매해주고, 기획사는 아티스트를 동원한 팬사인회를 열어 물량 소진을 돕는 관행이다.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는 “밀어넣은 앨범 때문에 수많은 팬사인회가 열려 아티스트는 혹사당하고, 팬들도 반복 구매를 종용당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이런 상술 때문에 앨범이 너무 쉽게 버려진다는 점도 비판받고 있다. 지난달 30일 일본 도쿄 시부야에는 아이돌 그룹 세븐틴의 앨범이 길거리에 잔뜩 쌓인 채 버려져 논란이 됐다. 앨범을 대량으로 구매한 누군가가 ‘마음껏 가져가세요’라는 메모와 함께 길거리에 내버린 것인데, 남겨진 앨범은 포토카드 등 구성품만 없어진 상태였다.
 
포토카드를 수집하는 어린 학생들을 겨냥한 범죄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3년간 판결문을 분석한 결과 포토카드 거래를 빌미로 접근해 돈을 받고 잠적한 ‘사기 범죄’는 총 59건에 달했다. 지난 1월에는 뉴진스 등 유명 아이돌 그룹의 포토카드를 판매하겠다고 속여 22명으로부터 280여만원을 받아 챙긴 20대 여성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2021년에는 한 초등학교 교사가 ‘방탄소년단 포토카드를 주겠다’며 여학생에게 접근한 뒤 성추행을 저질러 징역 5년이 선고됐다.


어린 학생들을 노린 상술에 대한 비판은 K팝 팬은 물론 업계 내에서도 나오고 있다. 민 대표는 지난달 25일 기자회견에서 “랜덤카드나 앨범 밀어내기는 그만했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말하기도 했다.
 
김 평론가는 “포토카드 등을 통해 앨범을 판매하다 보니 빌보드나 그래미 어워즈에서도 케이팝을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며 “이는 K팝 전반의 공신력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22/0003930373?sid=102

목록 스크랩 (0)
댓글 33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에이지투웨니스×더쿠💜] 에이지투웨니스 더쿠에 첫인사드립니다🙌 글래스 스킨 에센스 팩트 2종 체험 이벤트 542 06.06 53,799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4,238,626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4,965,097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1,417,160
공지 성별관련 공지 (언급금지단어 필수!! 확인) 16.05.21 22,633,073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47 21.08.23 3,814,053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22 20.09.29 2,694,454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378 20.05.17 3,376,558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63 20.04.30 3,940,558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스퀘어 저격판 사용 무통보 차단 주의) 1236 18.08.31 8,350,745
모든 공지 확인하기()
2428312 기사/뉴스 "평생 반성하겠다" 임창정, 무혐의 받고 사과문…곧 복귀하나 5 12:43 753
2428311 유머 원덬이 보고 너무 잘생겨서 입틀막했던 데이식스 데뷔 쇼케이스 우리집 성진 직캠 12:43 199
2428310 이슈 검은사막 여캐 신규의상 23 12:43 929
2428309 유머 저작권료 들어온다는 배우 손우현.jpg 12 12:43 1,561
2428308 이슈 음원 사이트에 등록된 선업튀 <이클립스> 로고 17 12:40 1,236
2428307 이슈 서인국 2024 Single Album [SEO IN GUK] 2024.06.19 6PM RELEASE 3 12:39 217
2428306 기사/뉴스 지디 8억·제니 2억…코드쿤스트 슈퍼카 "강남에 택시만큼 많아" 12:39 1,476
2428305 이슈 의외로 악은 뻔하고 지루하며 선은 흥미로움 8 12:39 870
2428304 이슈 이원일 쉐프의 드레싱 만드는 꿀팁. jpg 24 12:35 1,793
2428303 이슈 [KBO] 야구판에 등장한 140종 랜덤포카 46 12:35 2,105
2428302 유머 둘다 만만치 않아 보이는 바보 느낌(feat.팬싸템 안경👓) 12:35 445
2428301 이슈 “NCT WISH 다음 신곡 진짜 좋아요” 7 12:33 526
2428300 이슈 게임 '킹오파' 한국 성지에 찾아온 일본인 덕후..jpg 11 12:30 1,353
2428299 이슈 제주도 관광 근황 101 12:30 8,945
2428298 이슈 클린스만: 난 한국 대표팀 경질된 이후 피해자다 16 12:29 1,469
2428297 기사/뉴스 아이소이, 새 뮤즈 ‘김지영’과 ‘잡티로즈세럼’ 광고 영상 공개 2 12:28 1,094
2428296 이슈 사람의 본성이 나오는 순간들 6가지 6 12:26 1,867
2428295 정보 KT X 밀리의 서재 이북리더기 출시 34 12:26 1,956
2428294 이슈 2024 박서준 팬미팅 ‘서준시(時)’ - TEASER 5 12:25 586
2428293 이슈 데뷔 15년차에 첫 공식 응원봉 나오는 씨엔블루.x 6 12:24 9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