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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디깅노트] 하이브 방시혁은 왜 스스로 검증대에 올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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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4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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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article/293/0000054063?sid=110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무리수를 둔 것일까. 민희진 어도어 대표의 카카오톡 내용을 '경영권 찬탈 계획'으로 명명하고 언론에 공개하는 것이 하이브의 주가 하락을 감수할 정도의 시급하고 중대한 일이었는지 의구심이 든다. 법원이 사법적 판단을 하기도 전이다. 

모호한 동기는 의혹을 낳고 등돌린 여론은 의혹을 키웠다. 하이브를 둘러싸고 '사이비 종교와의 관련성', '방탄소년단(BTS)의 편법 마케팅'과 같은 논란이 발생한 이유는 대중이 하이브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스스로 검증대에 올랐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하이브가 제기한 민 대표의 경영권 찬탈 의혹은 '누가 더 대중을 설득시켜 공감을 얻어내느냐'라는 대결구도로 귀결됐다. 나아가 또 다른 레이블 쏘스뮤직 소속의 '르세라핌', 빌리프랩 소속의 '아일릿'과 어도어 소속의 '뉴진스'간 대리전으로 확대되는 양상까지 보인다.

결국 하이브가 짠 프레임은 민 대표가 짠 프레임으로 재설계됐다. '프레임의 역전'이다. 방 의장이 설계한 '경영권 분쟁' 프레임은 민 대표가 호소한 '직장인의 애환'이라는 프레임에 압도됐다. 방 의장은 경영권을 지키려 했던 인물에서 자회사 대표를 시기·질투한 인물로 지탄받을 수 있다. 민 대표는 과욕을 부린 인물에서 아티스트와 음악을 소중히 여긴 인물이 될 수도 있다. 자회사 관리에 실패한 방 의장은 체면을 구겼고 방 의장을 몰아부친 민 대표는 체급을 키웠다. 이는 방 의장의 리더십 불안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방 의장이 이같은 리스크(위험요소)를 감수해서라도 내부 갈등을 외부로 알렸어야 했는 지에 대한 답은 여전히 모호하다. 결국 '방시혁은 왜 민 대표를 영입했는가'의 질문에 봉착하게 된다. 여론의 추측은 크게 두 가지로 정리된다. 하나는 민 대표의 능력을 차용해 방 의장이 자신의 여자 아이돌 브랜드를 히트시키기 위한 목적이라는 추측이다.

 

사실이라면 방 의장의 판단 미스라고 할 수 있다. 민 대표의 강점은 '틀을 깨는 데' 있다. 누군가가 정해놓은 틀에 갇힐 인물이 아닐 뿐더러, 갇히면 자신의 능력을 펼치지 못하는 강성파다. 민 대표는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는 구도로 아이돌 그룹인 에프엑스·소녀시대·엑소 등을 대중에 각인시켰다. 마찬가지로 뉴진스를 탄생시켰다. 최근에는 기자회견의 틀을 깼다. 민 대표는 자신의 강점으로 대중의 감성을 자극했다. 

또 다른 추측은 방 의장의 엔터테인먼트(이하 엔터) 사업 내 독과점 지위 확보다. 방 의장이 민 대표가 경쟁사에 합류하거나 별도의 엔터 회사를 설립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영입했다는 관측이다. 민 대표가 하이브에 합류한 직후 방 의장과 마찰을 빚은 것부터 최근 하이브의 발표와 민 대표에 대한 해임 시도까지 일련의 사건은 이같은 추측에 무게를 싣는다. 양측의 주주간 계약이 민 대표의 제작 활동을 제한하는 '경업금지의무'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점도 독과점 지위 확보설을 뒷받침한다. 

앞서 지난 2021년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인수를 시도할 당시 하이브의 독과점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SM은 하이브의 지분 인수 시도를 '적대적 M&A'로 규정하고 하이브의 독과점으로 K팝의 다양성과 공정 경쟁이 저해되고 산업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일각에서는 이번 내홍이 'IT(정보기술) 체제'와 '엔터 체제'가 충돌한 결과라는 견해도 나온다. IT 기업의 골격에 엔터 DNA를 심으려는 과정에서 나온 진통이라는 설명이다. 현재 하이브에는 넥슨·크래프톤·엔씨소프트·넷마블 등 게임업체 임원 출신 인사들이 대거 포진해있다. 게임업 전문가들이 아티스트를 관리하고 있는 셈이다.

엔터 산업은 리스크에 취약한 업종으로 분류된다. 병역이나 학폭, 재계약 불발 등의 이슈가 실적이나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친다. 방 의장이 2021년 사명을 하이브로 바꾸면서 '종합 IT플랫폼 기업'을 선언한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IT기업으로의 전환을 위해 구성원간 물리적 결합은 성공했을 지 몰라도 화학적 결합은 미완으로 남았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어떤 목적이든 최근의 논란과 이에 대한 평가는 모두 방 의장의 의사결정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부정하기 어렵다. 방 의장은 민 대표와의 대결구도에서 벗어나 하이브와 엔터 산업의 성장이라는 관점에서 이 사태를 봉합하고 해결할 책임이 있다. 

방 의장이 지난해 초 관훈포럼 세미나 자리에서 말한 것 처럼 엔터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아티스트의 행복'이다. 민 대표도 회사의 자산이자 아티스트다. 민 대표와의 갈등에 집중해서는 본질을 볼 수 없다. 자칫 성장 기회를 놓치거나 시기를 늦출 수 있다. 작금의 혼란이 감정에서 비롯된 집안 싸움이 아닌 국내 엔터 사업의 성장통 때문이이라는 점을 증명할 수 있는 사람은 방 의장 본인이라는 점을 숙고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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