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슈 유재석이 '발전적 이별'을 고민해봐야 할 사단은?
5,787 35
2024.05.03 13:29
5,787 35

 

 

드라마 못지않게 예능에서도 소위 '사단'이라 불리는 패밀리 스타일의 제작 집단이 있다. 재능있는 PD나 작가를 중심으로 스태프들과 출연자들이 뭉친다. 그게 아니라면 하나의 프로그램 출신들이 하나의 '사단'을 이루는 경우도 있다. 2000년대 중반부터 이어진 리얼 버라이어티의 시대가 아직 막을 내린 것이 아니라 존재하는 사단이다.

 

 

예를 들면 '나영석 사단'하면 떠올릴 수 있는 이우정 작가, 최재영 작가, 김대주 작가 등 작가진과 신효정PD, 이진주PD, 이우형PD, 양정우PD 등이 꼽힌다. 그리고 '김태호 사단'하면 '무한도전' 당시의 제영재PD, 그의 제작사 'TEO'에 합류한 정종연PD, 이태경PD와 최근 '지구마불 세계여행' 연출자로 올라선 김훈범PD 등이 있다.

 

 

SBS에서는 '런닝맨'을 꾸렸던 연출자들이 사단으로 존재한다. 이들은 '런닝맨'으로 예능PD로서의 날개를 펴기 시작하면서 지금은 자체 제작사에 있거나 채널을 옮기면서 연출작을 늘려가고 있다. 그리고 이들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이름이 존재한다. 바로 '국민MC' 유재석이다.

 

 

최근 '런닝맨' 출신 PD들과 유재석과의 콜라보가 늘고 있다. 주로 '런닝맨'을 벗어나는 PD들이 새로운 형식의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전가의 보도'처럼 유재석을 섭외해 안정성을 기하려 노력한다.

 

 

LseiiK

 

 


그 시작은 조효진PD였다. 2010년부터 2014년 '런닝맨'을 연출하면서 유재석과 인연을 맺은 조효진PD는 SBS를 나와 컴퍼니상상이라는 제작사를 차린 이후 선보인 첫 프로그램 넷플릭스 '범인은 바로 너!'에 유재석을 발탁했다. 이후 디즈니플러스로 플랫폼을 옮겨 선보인 '더 존:버텨야 산다' 시리즈에서도 유재석을 섭외했다. 각종 게임이 난무하는 야외 예능을 선호하는 조효진PD의 성향상 즉흥적인 상황에 강하고 버라이어티 진행 경험이 많은 유재석의 존재는 필수 불가결했다.

 

 

정철민PD도 있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런닝맨'을 연출한 정철민PD는 2018년 SBS의 '미추리 8-1000'에서 유재석을 캐스팅했고, 2020년 tvN으로 이적한 이후 연출한 '식스센스' 시리즈에도 유재석부터 시작했다. 이 인연은 2022년 tvN '스킵'으로 이어진 후 최근 방송된 '아파트 404'까지 이어지고 있다.

 

 

정철민PD는 공간과 관련한 서사를 좋아한다. 그 공간에서 나오는 의미와 재미를 오랜 준비와 고증을 거쳐 구현하는 일을 좋아한다. 이는 '미추리' 시리즈 때부터 알려졌던 기호였고, '식스센스' '아파트 404'를 통해 더욱 구체화됐다. 그 역시 야외 버라이어티를 선호하는 이상 이 분야에서 '런닝맨'부터 알고 지내던 유재석의 기용은 필수적이었다.

 

 

최근에는 최보필PD가 유재석을 '보필'하고 나섰다. 최PD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런닝맨'을 연출했으며 지난해 '수학 없는 수학여행'을 만든 후 지난달 23일 방송을 시작한 '틈만나면,'을 통해 시청자와 만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8부작으로 유재석과 유연석이 MC를 맡았다.

 

 

 

OEIsvc

 

 


그 역시 '런닝맨'에서 배운 야외 버라이어티의 DNA를 가지고 있는 연출자다. '수학 없는 수학여행'은 젊은 출연자들의 '우당탕탕' 여행기를 다뤘고, '틈만나면,'은 사연을 받아 그 사연자의 장소로 게임을 통해 선물을 주는 로드 버라이어티 형식의 프로그램이다.

 

 

물론 그 성과에 있어 업다운이 있겠지만 이러한 '런닝맨 사단'의 유재석 사랑은 어떠한 결과를 이끌고 있을까. 일단 조효진PD의 포그램은 추리 예능 '범인은 바로 너!'에서 가능성을 보였지만, '더 존:버텨야 산다'는 갈수록 콘셉트와 내용에 있어 세계관 구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결국 권유리를 두고 이광수를 덱스와 김동현으로 교체해 시즌 3를 준비 중이다.

 

 

정철민PD의 '아파트 404'는 닐슨 코리아 유료가구 기준으로 2~3%의 박스권에 갇혀있다. '틈만나면,'도 비슷하다. 일단 3% 후반대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평일 심야시간을 내준 편성에 비하면 아직 양에 차지 않는 성과다. 예능계 '원톱MC' 유재석을 썼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더욱 아쉽다.

 

 

더욱 문제인 것은 이렇게 '런닝맨 사단'과 유재석의 협업이 늘어날수록 시청자들은 더욱 더 비슷한 형태의 예능 양산을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크게 '런닝맨'의 게임 틀을 이어간 '더 존:버텨야 산다'에 이어, '아파트 404'는 '미추리' 시리즈를 아파트로 옮겨놓은 기시감을 보인다. 게다가 나름 훌륭하게 짜놓은 서사 안에서 '런닝맨'을 연상시키는 게임을 할 때는 자연스럽게 집중력이 떨어진다.

 

 

 

CaccFk

 

 


'틈만나면,' 역시 유재석 이전의 프로그램이 떠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초반 유연석과 앙숙 호흡으로 토크를 할 때는 자연스럽게 tvN '유퀴즈 온 더 블럭' 조세호와의 호흡이 보인다. 그리고 사연자를 찾아가 게임을 할 때는 '놀면 뭐하니?'나 '런닝맨'의 모습이 보인다. 이러한 프로그램 역시 현재 방송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유재석이라는 요소를 갖고 계속 반복, 복사, 재생산하는 이미지와 구성들이 이어지는 셈이다.

 

 

자연스럽게 이러한 행태는 한 예능인의 이미지 소진과 프로그램의 차별화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유재석은 스스로 가장 혁신적인 프로그램을 바라고 있다고 하지만, 그런 선택이 이어질수록 친한 사람들과 만드는 일종의 '고리'에 스스로 갇히게 되는 것이다. 다른 프로그램에서 또 다른 프로그램이 떠오르는 것은 유재석에게나 연출자에게도 좋지 않은 징조다.

 

 

'런닝맨 사단'에 영광이 있으려면, 일단 유재석과의 발전적 이별을 고안해보는 것은 어떨까. 유재석 스스로도 예능가의 더딘 세대교체를 원하지 않는다. '런닝맨 사단'에게는 야외 버라이어티에 중점을 둔 여러 아이디어가 있다. 새로운 얼굴과 함께 새로운 얼굴을 시험하는 것. 우리가 더 이상 비슷비슷한 예능을 보지 않을 수 있게 하는 방법이자, '런닝맨 사단' 연출자들에게 바라는 배려다.

 

 

신윤재(칼럼니스트)

 


https://m.entertain.naver.com/ranking/article/465/0000007935

목록 스크랩 (0)
댓글 35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영화이벤트] 목적지가 다른 승객이 탑승했다 하정우×여진구 영화 <하이재킹> 무대인사 시사회 이벤트 192 06.07 16,664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4,207,060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4,926,922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1,381,545
공지 성별관련 공지 (언급금지단어 필수!! 확인) 16.05.21 22,579,892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47 21.08.23 3,792,004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21 20.09.29 2,668,790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377 20.05.17 3,364,755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63 20.04.30 3,925,873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스퀘어 저격판 사용 무통보 차단 주의) 1236 18.08.31 8,323,820
모든 공지 확인하기()
1351841 이슈 AKB48 15기 데뷔 11주년 트위터 2 02:25 121
1351840 이슈 제가 계모라 애 구박한대요... 107 01:55 7,172
1351839 이슈 신혼여행에 낀 이준.. 또..ㅋㅋㅋㅋㅋㅋㅋㅋ 33 01:45 3,537
1351838 이슈 세븐틴 유닛 경우의 수가 8,177개라고?? 13 01:41 1,670
1351837 이슈 손녀(루이바오)가 걸음마 시작하는 거 보는 할부지(강바오).gif 20 01:39 2,383
1351836 이슈 시뮬레이션으로 보는 요로결석 제거 수술 6 01:33 1,447
1351835 이슈 김연아 결혼식은 볼수록 레전드인거 같음 56 01:32 6,798
1351834 이슈 리암 갤러거의 오아시스 1집 30주년 기념 투어 셋리스트 6 01:30 802
1351833 이슈 윤계상, 하정우가 호스트바 역할로 나왔던 영화 31 01:24 2,473
1351832 이슈 원위(ONEWE) 'Planet Nine : ISOTROPY' 앨범 제작기 #1 2 01:21 366
1351831 이슈 요즘 사람들이 거의 안사먹어서 무너지고 있는 시장 36 01:21 6,690
1351830 이슈 50일 밖에 안 남았다는 해외 여가수 최초 닛산 스타디움 콘서트... 11 01:17 3,237
1351829 이슈 청하 인스타그램 업로드 1 01:16 1,523
1351828 이슈 안녕하세요 이클립스의 리더 백인혁입니다 29 01:11 3,811
1351827 이슈 원덬기준 배우가 가수데뷔한것중에 제일 좋았던 곡 2 01:11 1,539
1351826 이슈 데뷔 9년만에 처음으로 공식 솔로음원 내는 세븐틴 정한 원우 7 01:09 1,070
1351825 이슈 찐어른입맛 테스트.jpg 189 01:09 6,296
1351824 이슈 <선재 업고 튀어> 이클립스 런런 + 유앤아이 무대영상 87 01:09 4,168
1351823 이슈 성심당 드디어 미친 듯 9 01:07 3,422
1351822 이슈 또 얼굴 갈아끼운 빌런 전문 배우 9 01:05 3,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