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다이' 민희진 기자회견에 기자들 위기감 느낀 이유[이승환의 노캡] (naver.com)
민 대표의 기자회견은 기존 기자회견의 문법과 형식을 파괴하는 것이었다. 교과서처럼 중시되는 커뮤니케이션 이론 중 하나가 '감정을 뱉지 말고 감성으로 소통하라'는 것이다. 감정을 일방적으로 쏟아내는 '감정브랜딩'이 아니라 감정은 절제하고 감성으로 소통하는 '감성브랜딩'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민 대표의 기자회견은 감성브랜드가 아닌 '감정브랜딩'에 가까웠다. 그런데도 대중의 마음에 파고들어 마침내 여론전의 주도권을 쥐었다. 천재는 관습에 충실해 판을 이끄는 게 아니라 역발상으로 판을 아예 전복한다는데, 법리적 다툼이 아닌 여론전 결과만 놓고 '민 대표가 천재 아닐까' 하는 생각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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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할 것은 어떤 미디어를 선호하느냐에 따라 반응이 엇갈렸다는 점이다. 전통 미디어에 익숙한 기성세대 중 상당수는 민 대표 기자회견을 탐탁지 않게 보고 있다. 민주적이고 쌍방향 소통을 중시하는 MZ세대 대부분은 열광하고 환호한다. 이는 감성브랜딩와 궁합이 맞는 전통 매체에서 감정브랜딩이 통하는 SNS으로 주도권이 넘어가는 미디어 환경의 격변기를 상징한다.
민 대표가 이 점을 고려해 전략적으로 기자회견을 구성했다면 천재이고, 고려 없이 즉흥적으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면 스타성이 충만한 제작자라 할 수 있다. 뉴진스는 국내 1위 가요기획사와 '맞다이'하는 민 대표가 제작한 그룹이라는 이미지가 더해지면서 하루 아침에 진정성과 실력으로 거대 자본에 대항하는 아이돌로 자리 잡았다. 지난 27일 자정 뉴진스 공식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신속 '버블 검' 뮤직비디오는 13시간 만에 조회 수가 약 540만 회에 달했다.
전통 매체에 소속된 기자 입장에서는 이런 현상이 흥미롭지만 한편으로 위기감을 느낀다. 세상이 급변해 어느새 저만치 가버린 대중의 취향과 인식을 제대로 이해하고 대응하고 있는지 고민이 든다. 민 대표가 '기자회견의 새 장을 열었다'고 평가를 받는데 기자들이 기존 방식대로 회견 기사를 쓰는 것이 맞는 걸까. 민 대표는 그렇게, 기자들에게 숙제를 안겨줬다.
-요약-
센세이셔날했다 =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관련 학에서 다루는 유명한 이론을 부수는 기자회견이었다.
전통적인 기성세대들과 MZ세대들이 민희진 기자회견을 보는 시각이 다름
민희진 기자회견은 기성 세대가 주를 이루는 미디어에 경종을 울렸고 기자들이 기사를 쓰는 방식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봐야 하는 숙제가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