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역대 홈런 선두로 올라서며 '살아있는 전설'이라는 수식어를 단 최정(37·SSG)은 한 선수의 이야기가 나오자 흐뭇한 미소를 숨기지 못했다. 올해 팀 1라운드인 고졸 신인 내야수 박지환(19)의 칭찬을 늘어놨다.
최정이 칭찬한 건 박지환의 기량적인 부분도 있지만, 경기와 훈련에 임하는 태도였다. 박지환의 남다른 멘탈을 유심히 봤다. 오랜 기간 수많은 후배들을 봤지만 박지환은 조금 남다르다는 게 최정의 이야기였다. 최정은 "신인이라면 저런 모습이 있어야 한다"면서 "설사 경기에서 못해도 야무진 모습이 있다. 또 신나서 하는 모습이 있다. 그런 게 있어야 한다"면서 박지환을 흐뭇하게 바라봤다.
2024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야수 최대어로 뽑혔던 박지환은 실제 야수 중에서는 가장 먼저 호명되며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올해 1군 플로리다 캠프에 합류하지는 못했지만 퓨처스팀 캠프에서의 성과가 좋았고, 그 성과를 토대로 계속 성장한 결과 지금은 1군에 자리를 잡았다. 최근에는 주전 2루수까지 나설 정도다.
성적도 좋다. 시즌 11경기에서 타율 0.308, 3타점, 1도루를 기록하며 콘택트와 공을 인플레이하는 능력이 좋다는 평가를 증명하고 있다. 프로에 뛰어드는 신인인 상대의 공이 낯설고, 그래서 타이밍을 잡기 어려워 고전하는 양상이 흔한데 박지환은 전혀 그렇지 않다. 천부적인 재질을 갖추고 있다는 말은 허언이 아니었다. 여기에 침착하게 경기를 읽는 눈, 그리고 설사 실수를 하더라도 금세 툭툭 털고 일어나는 모습 등 신인답지 않은 경기력을 보여줘 호평을 받고 있다.
선배들은 그런 박지환을 아낀다. 모처럼 등장한 대형 내야수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최정을 비롯한 선배들은 "지환이한테는 부정적인 이야기를 하나도 하지 않는다. 지금은 그럴 시기가 아니다"고 이야기했다. 마치 한 마을이 하나의 마음으로 키우는 아이 같다.
박지환 또한 "지금까지 선배들에게 한 번도 혼나본 적이 없다. 조언도 많이 해주신다"면서 "경기 내에서 이럴 때는 이렇게, 저럴 때는 저렇게 해야 한다고 많은 말씀을 해주신다. 또 경기 외적으로도 조언을 많이 해주신다. 항상 감사하다"고 미소를 지어 보였다.
박지환은 30일 대전 한화전에서 3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하며 최근의 상승세를 이어 갔다. 최고 투수인 류현진을 상대로 투수 강습 안타를 쳤고, 수비에서도 차분하게 경기를 끌어나가는 등 인상적인 화약을 했다. 하지만 9회 마지막 타석에서 장지수의 몸쪽 공에 왼 손등을 맞으며 병원으로 후송됐다.
빠른 공이었던 데다 맞은 부위가 너무 좋지 않았다. 신체 중 가장 취약한 부위 중 하나다. 맞은 뒤 손을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했을 정도로 충격이 컸다. 박지환은 곧바로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향해 1차 검진을 받았고, 1일 2차 검진을 받은 결과 골절이 발견됐다.
SSG는 "박지환 선수는 어제 왼손 손등 부위에 사구를 맞아 병원 검진을 진행했고 5번째 중수골 미세골절 소견을 받았다. 금일 오전 추가 병원에서의 판독 결과도 같은 소견"이라면서 "다만 재활 기간 및 부상 정도를 더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관련 전문 병원에서 추가 검진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재활 기간은 추가 검진을 받은 뒤 나올 전망이지만, 당분간은 공 들여 키웠던 아이를 보기 어려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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