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좋은 시기요, 참으로 중요한 시기다. 업계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제안은 넘치고, (전작에서) 조금 부족했을지라도 만회할 기회도 얻었다. 괴롭히는 이들도 많지만 기다려주고 응원해주는 팬들이 훨씬 더 많고. 무엇보다 ‘대세’이기 때문에 누릴 수 있는 특권, ‘대체불가’ 선배들과도 (작품을 통해) 만날 수 있다. 그렇다. 한소희는 분명 전성기다.
등장부터 미모가 눈부셨던 한소희는 JTBC ‘부부의 세계’(2020)에서 재력가 집안의 외동딸이자 이태오(박해준)의 내연녀 여다경 역을 맡아 화려하게 비상했다. ‘베테랑’ 김희애에 못지 않는 자신 만의 ‘아우라’로 작품의 한 축을 담당, 신드롬급 인기를 얻으며 ‘대세’로 떠올랐다. 이후 ‘알고 있지만’ ‘마이네임’ ‘경성크리처’ 등의 주연을 꿰차며 승승장구 했다.
자연스레 작품의 규모가 커지고, 몸값도 배역의 비중도 커졌다. 잘 할 때가 있으면 아쉬울 때도 있고(하루 아침에 연기가 늘수도, 쉼 없는 활동 아래 준비 시간도 부족할 터), 기대만 못할 때도 있는 법. 사실 한소희는 전작 ‘경성크리처’에선 그리 좋은 평을 듣진 못했다. 작품 자체에 갈린 호불호도 있었지만, 그의 연기력에도 적잖게 지적이 쏟아졌다. 배우의 탁월한 연기는 작품의 구멍도 메우기도 하지만, 부족한 연기는 작품의 단점을 더 도드라지게도 한다. 아쉽게도 한소희의 경우는 후자였다.
매순간 당당한 것도 좋지만 겸손의 미덕도 중요하다. 달리는 것만큼 숨고르기도 마찬가지다. 특히 이럴 때, 연기적인 어려움에, 성장통에 즉면했을 때는 더욱 더. 수많은 ‘국민 배우’급 선배들이 입을 모아 “연기는 하면 할수록 더 어렵고, 나태해지는 순간 도태된다. 스스로 만족한 적이 없다”고 말한 데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지 않을까.
게다가 한소희는 ‘경성크러쳐2’도 앞두고 있다. 시즌1,2를 통틀어 총 700억 대작으로 회당 제작비가 35억원 이상이 투입된 대형 프로젝트. 물론 결과를 책임져야할 위치에 있진 않으나, 혹평 속에서 막을 내린 전 시즌의 새 시작을 앞두고, 주연 배우로서 진지하게 고민하며 무게감을 나눠지어야 할 때. 적어도 쓸데 없는 잡음은 만들지 않으려 노력하는 최소한의 진중함은 보여야 하지 않을까.
여기에 얼마 전엔 전종서와 함께 ‘프로젝트 Y’(가제)의 캐스팅 소식도 알렸다. 이 작품 역시 올해 하반기 크랭크인을 목표로 촬영 준비에 한창이다. 준비 시간이 그리 녹록치 않다. 함께 하게 될 배우와 친분부터 쌓고 이를 SNS로 자랑하는 것도 뭐 나쁠 건 없지만, 진정한 작품 준비의 자세는 아닌 것 같다.
잡음과 논란의 연속에서 진정 ‘당당’하게 본업 복귀 하려면, 연기로 승부를 해야할 것이 아닌가. 부족한 점은 하나라도 더 복기해 채우고, 필요한 지적에 귀기울여, 치열하게 연구하고 고뇌해야 할 때다. 바쁜 활동 가운데 사랑은, 쉼은, 광고 촬영은, 팬 관리도 다 중요하다 쳐도, 가장 중요한 걸 잊은 듯하다. SNS로 하루가 멀다 긁어 부스럼을 만들고 에너지를 낭비하는 건 진정 안타깝다. 불쌍하다 못해 이젠 무능력해 보이는 소속사의 이미지 나락은 또 어떻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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