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이런 짓 좀 안 했으면…" 민희진 '일침'에 뼈아픈 K팝 현실 [연계소문]
7,446 20
2024.04.27 11:54
7,446 20

민 대표 측이 주장하는 주주간 계약의 부당함 등과 별개로 민 대표가 K팝 시장의 병폐를 정확히 꼬집은 대목이 인상적이었다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25일 취재진 앞에 선 민 대표는 전 직장인 SM엔터테인먼트를 퇴사하고 하이브에 입사하게 된 계기, 어도어 설립 비화, 뉴진스 준비 과정 등을 설명하며 하이브 경영진들로부터 각종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욕설과 울분이 섞인 채로 울다가 웃다가 두서없이 말을 이어가던 그가 다소 또렷하게 이야기한 건 K팝 업계의 현실이었다.

 

"랜덤 카드 만들고, 밀어내기 하고 이런 짓 좀 안 했으면 좋겠어요, 제발. 그런 것 없이 좀 해보자. 저희는 밀어내기 안 하거든요. 뉴진스는 안 하고 이 성적이 나왔어요. 포토카드 없이. 밀어내기를 알음알음 다 하고 있거든요?"

 

shHdQH

 

앨범 판매사나 유통사가 앨범 초동(발매 일주일간의 판매량) 물량을 대규모로 구매해주고, 이후 기획사가 팬 사인회 등의 행사로 판매를 지원해주는 '밀어내기' 관행을 지적한 것이다. '밀어내기'는 지나친 기록 경쟁 속에서 초동 판매량을 높이기 위해 암암리에 퍼져 있는 방법의 하나였다. 앨범에 랜덤으로 포토카드를 넣는 방식도 앨범 판매를 늘리는 방법이었다. 원하는 멤버, 사진을 뽑기 위해 팬들이 반복적으로 앨범을 구매하기 때문이다. 정작 음반은 폐기하는 경우가 많아 환경을 오염시키는 주범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민 대표는 "밀어내기를 하면 이게 도대체 무엇 때문에 수치가 올라가는 건지 시장이 비정상이 된다. 계속 우상승하니까 나중에는 주식 시장도 교란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팬들에게 다 부담이 전가된다. 럭키드로우를 소진해야 하고, 팬 사인회도 해야 하니까 연예인도 너무 힘들다. 멤버들이 기죽을까 봐 갔던 애들이 또 가고, 앨범도 또 사는 거다. 이게 도대체 뭐냐. 지금 음반시장 너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이걸 고치기 위해 뉴진스를 시작했다. 이런 꼼수를 부리지 않고도 잘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해당 발언에 K팝 팬들이 뜨거운 지지를 보내고 있다. 써클차트 기준 K팝 앨범은 지난해 1억1600만장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2015년부터 9년 연속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그 배경으로 높아진 글로벌 인기가 꼽히기도 하지만, 팬심을 부추기는 과열된 판매 경쟁 역시 함께 거론된다. 랜덤 포토카드, 팬 사인회 응모권 등을 통해 팬들에게 대량 구매를 유도해온 업계의 이면을 민 대표가 공론화했다는 것이다.

 

이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도 배치되는 행보다. 포토카드만을 취하기 위해 앨범을 여러 장 구매하고 음반은 그대로 버리는 이른바 '앨범깡'의 폐해를 만든 원인이기 때문이다. 팬심을 볼모로 잡힌 팬들은 부속품(포토카드, 팬 사인회 응모권 등)을 위해 여러 차례 본품(CD)의 가격을 지불해야만 했다. 내 가수의 초동 기록을 위해서도 쉼 없이 지갑을 열었다.

 

환경을 오염시킨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K팝 기획사들은 친환경 재질로 앨범을 제작하거나 기존의 플라스틱 CD 대신 전곡 음원과 사진 콘텐츠 등을 감상할 수 있는 QR 코드를 수록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팬심을 이용한 과도한 판매 경쟁 자체에 변화가 생기진 않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 번의 결제로 여러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음원 플랫폼과 달리 앨범이나 공연은 팬덤의 규모와 구매력을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지표다. 팀의 가장 확실한 성적이자 성장세를 보여줄 수 있는 요소라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고 밝혔다.

 

이어 "오래전부터 포토카드는 꼼수라기보다는 하나의 마케팅 수단으로 여겨지는 분위기였다"면서도 건강한 경쟁 방식이냐는 물음에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하이브 소속 보이그룹의 팬 A씨는 "컴백할 때마다 앨범을 기본 4~5장 구매한다. 이 정도는 많이 사는 것도 아니다"라면서 "앨범만 이 정도고, 콘서트까지 가는 달에는 '덕질'에만 50만원을 훌쩍 넘겨 쓰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xfBSgz

VXnEOr
 

또 다른 문제점으로 지적된 건 크리에이티브 영역에 대한 존중이었다. 아일릿은 팀 결성을 위한 오디션 프로그램의 포스터가 공개됐을 때부터 뉴진스와 묶여 언급됐다. 이후 데뷔 티저가 베일을 벗고, 곡이 발매되자 뉴진스와 콘셉트·안무 등이 유사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뉴진스와 아일릿이 한 지붕 아래 가족이었던 탓에 민 대표는 '내부고발' 형식으로 이를 항의했다.

 

민 대표는 "업을 망가뜨리는 거다. 지적해야 업이 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왜 우리 안무 쓰셨냐. 우리 안무가들이 엄청 화냈다"며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 유사성 논란은 결과적으로 양측 아티스트 모두에게 좋지 않은 일이라고도 했다.

 

'아일릿이 뉴진스를 베꼈다'고 단정할 순 없지만, K팝 시장이 인기 있는 스타일에 쉽게 편승하려 한다는 것에는 많은 이들이 동의하고 있다. 아이돌 위주의 음악 시장이 다양성을 해친다는 비판도 꾸준했던 바다. 민 대표가 하이브를 대상으로 욕설을 내뱉는 등 과하게 감정적인 태도를 보이긴 했지만, 업계에 대한 비판을 두고는 필요한 일침이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음악과 콘셉트를 정하고, 활동 시장을 타겟팅 하는 과정에서 이미 검증된 것을 차용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 다만 아이돌 시장이 커진 상황에서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최대한 빠르게 수익화 모델로 전환하려다 보니 '공장형 아이돌 양산'이라는 이미지가 짙어진 게 현실이다. 엔터는 감성 영역의 사업군인데 찍어내기식 시스템은 이와 정면으로 충돌하는 가치인 셈이다.

 

근래 이지 리스닝 장르가 우후죽순으로 나오고, 미국 시장을 염두에 둔 팝 스타일의 영어 곡이 쏟아진 게 대표적인 사례다. 기시감을 느낀 이들은 K팝이 개성을 잃고 있다고도 한다. 물은 흐르지 않으면 썩기 마련이다. 크리에이티브 영역을 존중해 창작자들에게 지속적으로 동기를 부여하고, 건강한 경쟁을 이끌어 장기적인 성장을 도모해야 할 시점이 아닐까.

 

https://v.daum.net/v/20240427111501920

목록 스크랩 (0)
댓글 20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바이오더마 X 더쿠 💦] 내 피부 수분이끌림! 컨디션 2배 끌올! <하이드라비오 에센스로션> 체험 이벤트 556 05.06 29,867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979,390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3,538,721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4,291,911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0,680,610
공지 성별관련 공지 (언급금지단어 필수!! 확인) 16.05.21 21,797,148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44 21.08.23 3,549,011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18 20.09.29 2,397,968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355 20.05.17 3,111,768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53 20.04.30 3,682,859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글쓰기 권한 포인트 상향 조정) 1236 18.08.31 8,057,611
모든 공지 확인하기()
2404577 기사/뉴스 故문빈 떠나보낸 차은우, '유퀴즈'서 울컥 "작년에 좀.." 14:59 68
2404576 이슈 아이돌 데뷔 프로젝트에 참가해도 손색 없을 13년차 아이돌 미모.jpg 14:59 64
2404575 이슈 코리아 온 스테이지(KOREA ON STAGE) 예고 (mc : 뉴진스 다니엘) 1 14:57 125
2404574 이슈 부상 상태에 대해 직접 글 올린 배드민턴 안세영 선수 1 14:56 580
2404573 기사/뉴스 [속보]'여친 살해' 20대 의대생 "유족에 죄송"…영장심사 출석 21 14:54 1,167
2404572 이슈 옷 개떡같이 입으면 극딜 당한다는 어느 스포츠 리그.jpg 33 14:53 1,720
2404571 유머 더 이상 문어 비엔나를 만들려고 칼을 쓸 필요가 없음.jpg 9 14:53 1,318
2404570 이슈 의외로 버스커버스커가 만들었다는 곡 3 14:53 350
2404569 유머 양.. 아.. 치.. 가 학교 위원장을 맡게된후 14:50 1,099
2404568 이슈 온앤오프 승준 인스타 업로드 2 14:50 346
2404567 기사/뉴스 "나라에서도 버린듯" 생명의 전화 '없는 번호' 8 14:50 957
2404566 이슈 SM엔터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2,201억원 ▲영업이익 155억원 ▲당기순이익 124억원을 기록했다고 7일 밝혔다 14:49 488
2404565 이슈 아들 새학기 숙제에 과몰입한 아빠의 뮤비 6 14:48 626
2404564 이슈 이부진 사장이 작정하고 만든듯한 제주 신라스테이 플러스.jpg 109 14:48 8,634
2404563 정보 이게 일본기업이었어?? 8 14:45 1,400
2404562 기사/뉴스 "왜 내 말 안 들어줘" 우산으로 목사 머리·팔 '퍽퍽'…실형 3 14:44 470
2404561 정보 어버이날 기념재업) 어릴 때 엄마가 보여준 최고의 사랑 18 14:42 1,532
2404560 이슈 참 각막인 홍석천 보석함에 담긴 남자아이돌 미모... jpg 6 14:42 1,841
2404559 이슈 유연석 인스타 업데이트 (백상 with 유재석 기안84 안은진 이정은) 12 14:40 1,741
2404558 정보 오늘 개봉작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 CGV 에그 지수 10 14:39 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