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서울,경기 지하철 내에 임산부석은 눈에 잘띄는 핑크색으로 구분 되어 있지만, 누구나 앉을 수 있는 좌석이 됐다. 남성들이 앉아 있거나 앳된 여성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모습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실제로 25일 오전 8시쯤 서울지하철 4호선 열차. 대학생으로 보이는 한 여성이 임산부 배려석에 앉아 화장을 하고 있었다. 이 여성의 가방에는 임산부임을 증명하는 ‘임산부 배지’를 찾아볼 수 없었다.
기자가 “학생 임산부 좌석 아닌가요”라고 묻자, 여성은 “임산부 맞다. 아침부터 왜 시비야”라며 불쾌해했다.
반대편 임산부 배려석에는 중년 남성이 앉아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이 남성 앞에는 가방에 ‘임산부 배지’를 단 여성이 두 손으로 손잡이를 꽉 잡고 서 있었다. 이촌역에서 이 남성이 내리자 임산부는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지하철 옆 칸으로 가봤지만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한 남성과 젊은 여성이 임산부 배려석에 앉아 눈을 감고 있거나 휴대폰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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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 임산부 배려석은 임신과 출산을 장려하고 임산부 배려 문화를 확산하고자 2013년 서울 지하철에 도입됐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치 못하다.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임산부와 일반인 각각 1000명씩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3년 임산부 배려 인식 및 실천 수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임산부의 86.8%가 ‘임산부 배려석을 이용해 본 적 있다’고 답했다. 이들 중 42.2%는 ‘이용이 쉽지 않았다’고 답했다.
30대 임산부 이모씨는 “임산부 배려석에 앉은 승객이 자리를 비워주지 않으면 (임산부 라고) 차마 말을 못한다”며 “임산부를 배려하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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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김기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