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했냐공”,“그랬당” 요즘 SNS말투, 6백년전 이미 썼다[함영훈의 멋·맛·쉼]
5,401 37
2024.04.24 17:38
5,401 37

종결형어미 ‘ㅇ’ 받침..아산 맹씨행단 인문학
주변엔 축제 개막한 이순신운동장,외암마을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뭐하냥, 우리 주말에 놀장.”/ “아, 나 가족이랑 선약 있당.”

 

“와, 어딘뎅, 좋은데냐공?”/ “사진 잘 나오는 아산 피나클랜드 간당.”

 

이는 요즘 10대부터 60대까지 흔한 모바일, 인터넷 SNS 대화방 말투이다.

 

그런데, 이런 21세기형 디지털 말투는 알고보면, 600년전인 15세기에 재상을 지내던 어르신이 가장 먼저 만들었다.

 

검은 소를 타고 다니며 피리를 불었던 위인으로 기록된, 고려말 조선초 청빈 선비 이자 재상, 맹사성(1360~1438) 선생이 그 주인공이다.

 

맹사성 선생

맹사성 선생

 


그는 고려말 ‘황금 보기를 돌같이 하라’는 명언의 주인공 최영장군의 손녀사위이다. 아산에서 살던 최영 장군의 살림집은 맹사성 선생이 이어받았다.

 

맹사성은 충남 아산시 배당읍 행단길 이 소박한 살림집 마당에 은행나무 두 그루를 심은 뒤 이곳에서 공부하고 후학을 가르쳤다.

 

외암민속마을, 당림미술관, 온양향교, 배방산성, 24일 성웅이순신 축제가 개막된 이순신종합운동장과 가깝다.
 

15세기 맹사성 선생이 21세기 디지털 대화체의 선구자가 된 과정은 이렇다.

 

그가 세종대왕 밑에서 정승을 하던 때 고향인 아산(당시 신창현, 지금도 신창역 있음)에서 서울로 올라가는 길, 지금의 용인 근처에서 비가 오자 여관에 들어갔다가 그곳에 있던 처음 본 젊은이와 편안한 대화를 하게 된다.

 

‘연려실기술’에 따르면, 서로의 신분을 알지 못하는 두 주막손님 노인과 청년은 어색한 분위기를 깨기 위해 서로 대화할 때 의문형어미와 종결형어미의 받침에 각각 ‘ㅇ’를 붙이기로 한다. ‘~하는고?’는 ‘~하는공?’으로, ‘~한다’는 ‘~한당’으로 대화하기로 했는데, 바로 ‘공당 문답’이다. 한글 반포 직전이니, 한자로 그럴듯하게 ‘公堂’문답이라 정했다.

 

“한양에는 뭐 하러 가는공?”/ “과거 시험 보러 간당.”

 

“무슨 시험인공?”/ “녹사(錄事:의정부와 중추원에서 행정실무을 하는 중하위직 관리) 시험 보러 간당.”

 

“내가 합격시켜 줄공?”/ “에이, 웃기는 소리당.”

 

둘은 한양에 이르러 헤어지고, 며칠 후 맹사성이 궐내 행정관청에 있는데, 녹사 시험 합격자들이 신고식을 왔고, 좌의정 맹사성은 그 중 한 명에게 말한다.

 

"시험 결과가 잘 나왔는공?“

 

그러자 주막집에서 만났던 그 청년은 그때 그사람이 좌의정 맹사성인 것을 알아채고는 너무 놀라 엎드리며 소리쳤다.

 

“죽어 마땅하옵니당!”

 

재상 맹사성은 이렇듯 소탈하고, 명랑했으며, 청빈했다.


10여년 전 부터 인터넷에 말끝마다 ‘ㅇ’을 붙인 대화체가 난무하자, 맹 재상의 600년 후배쯤 되는 베이비붐 세대 일부 부모가 한때, 청소년 언어문화의 문제를 거론한 적이 있었다.

 

돌이켜 보면 맹사성 선생은 선각자였다. 리듬감 있는 자음 ‘ㅇ’을 많이 사용함으로써 인간관계를 더욱 명랑하고 부드럽게 한다는 사실을 간파했던 것이다. 지금은 1960년생도 1360년생 맹사성 선생 처럼 인터넷,모바일 대화때 공당문답을 한다.

 

-생략

 

전문: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6/0002299526

목록 스크랩 (0)
댓글 37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바이오더마 X 더쿠 💦] 내 피부 수분이끌림! 컨디션 2배 끌올! <하이드라비오 에센스로션> 체험 이벤트 375 00:07 7,894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907,328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3,441,780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4,201,922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0,622,269
공지 성별관련 공지 (언급금지단어 필수!! 확인) 16.05.21 21,708,388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44 21.08.23 3,525,276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18 20.09.29 2,382,151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352 20.05.17 3,082,807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53 20.04.30 3,654,250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글쓰기 권한 포인트 상향 조정) 1236 18.08.31 8,036,133
모든 공지 확인하기()
2402417 이슈 제로베이스원 ZEROBASEONE 미니3집 [𝐘𝐨𝐮 𝐡𝐚𝐝 𝐦𝐞 𝐚𝐭 𝐇𝐄𝐋𝐋𝐎] 'Feel the POP' Lyric Motion Poster 1 12:07 25
2402416 이슈 키스오브라이프 팬콘 연령대 및 성비.jpg 12:07 119
2402415 유머 아파트 사전점검 와서 우는 와이프 ㄷㄷ...jpg 7 12:06 684
2402414 정보 [KBO] 프로야구 5월 7일 각 구장 선발투수 2 12:06 157
2402413 이슈 제가 .. 부랄 두짝이 다 없었답니다 하하 .. 하하하하하 ..... 1 12:06 405
2402412 정보 네페 12원 2 12:05 313
2402411 유머 루이바오🐼 내 죽순은 내가 지킨다 12:05 172
2402410 이슈 비온다고 꽃가루 없을 거라고 생각하면 안되는 이유.jpg 9 12:04 513
2402409 이슈 디씨에서 80kg 여성이 운동한다고 글썼을 때 반응. 4 12:02 1,731
2402408 이슈 [여고추리반3] 황미나 실종 사건과 수상한 움직임 | 3화 예고 | TVING 2 12:01 295
2402407 유머 미국은 챔피언을 대접한다(경주마) 11:58 161
2402406 유머 성심광역시 예비군 근황 22 11:57 2,090
2402405 유머 오늘 루이후이 몸무게 🐼🐼 6 11:57 1,264
2402404 기사/뉴스 이정후, 사흘 연속 5타수 1안타…타율 0.244로 하락 5 11:56 523
2402403 이슈 리한나가 차에서 내리기 무서웠다는 멧갈라 의상 11 11:55 2,785
2402402 이슈 신하균 <꽁꽁 얼어붙은 한강 위로 고양이가 걸어다닙니다> 챌린지 26 11:54 1,053
2402401 유머 같은 털색이라 엄마인줄알고 강아지 쮸쮸빠는 고양이 6 11:54 1,300
2402400 이슈 방금 200만뷰 돌파한 피식쇼 장원영편 20 11:52 1,281
2402399 기사/뉴스 김수현, 5월 드라마 배우 브랜드평판 1위…변우석 2위 7 11:51 683
2402398 이슈 오늘은 방문객 많아서 즐거워 보이는 천리포수목원 공룡🦖 20 11:51 2,7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