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4일 개막
[데일리안 = 류지윤 기자] 올해는 칸 국제영화제에 한국 영화는 류승완 감독의 '베테랑2' 단 한 작품만 향한다. 2015년 1341만명의 관객을 모은 '베테랑'의 후속작으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됐다.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은 액션, 판타지, 호러, 누아르, 스릴러 등과 같은 장르 영화 가운데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소수의 작품을 상영하는 비경쟁 부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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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2'의 칸 국제영화제 유일한 초청 소식 작품 자체로 박수 받아야 할 일이지만 시야를 넓혀 한국 영화계로 바라보자면, 위기의 현주소를 실감케 한다.
우선 경쟁 부문에 한 작품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한국 영화는 2000년 영화 '춘향뎐'(감독 임권택)이 한국 영화 최초로 경쟁 부문에 초청을 받은 이래 '올드보이'(2004·감독 박찬욱) '극장전'(2005·감독 홍상수) '밀양'(2007·감독 이창동) '박쥐'(2009·감독 박찬욱) '시'(2010·감독 이창동) '아가씨'(2016·감독 박찬욱) '그 후'(2017·감독 홍상수) '버닝'(2018·감독 이창동) '기생충'(2018·감독 봉준호) '헤어질 결심'(2022·감독 박찬욱) 등 총 19편이 경쟁 부문에 진출한 바 있다.
물론 지난해에도 경쟁 부문에 한국 영화가 초청 받지는 못했다. 그러나 총 7편이 각기 다른 부문에 초청됐다. 김지운 감독의 '거미집'은 비경쟁, 김창훈 감독의 '화란'은 주목할 만한 시선, 홍상수 감독의 '우리의 하루'는 감독주간 폐막작, 김태곤 감독의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는 미드나잇 스크리닝, 유재선 감독의 '잠'은 비평가주간,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서정미 감독의 졸업 작품 '이씨 가문의 형제들'과 한국영화아카데미(KAFA) 황혜인 감독의 '홀'은 영화학교 학생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라 시네프(시네파운데이션) 부문에 진출했다.
오랜 경력의 류승완 감독의 '베테랑2' 한 편만 진출했다는 건, 한국에서 새 얼굴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는 국내의 영화계가 겪고 있는 양극화 현상 문제가 자연스럽게 따라붙는다.
코로나 기간 동안 한국 영화 산업이 위축되고 OTT 시장이 성장했고, 감독과 배우들, 자본이 함께 OTT로 이동했다. 관객들의 선택 기준이 까다로워지면서 극장가에는 블록버스터와 저예산 영화 외 허리급 영화를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장르의 다양성, 실험적 도전도 막혔다.
이는 독립예술 영화계에서 실력을 쌓은 신예 감독들이 성장할 수 있는 발판도 좁아지게 만들었다. 독립예술영화를 향한 관심과 투자는 등한시되고 흥행이 될 만한 상업영화에만 자본과 인력이 고이면서 생기는 문제다.
올해부터 국내 영화제 육성 지원 사업, 국제영화제 육성 지원 사업을 하나로 통합시켜 예산을 삭감시킨 정책 역시 이 문제를 심화시킬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 영화 관계자는 "한국 영화 위기론은 모두가 느끼고 있다. 사람들의 흥미를 끌고 자극적인 콘텐츠들로 반짝 관심을 끌고 있으나 오래 기억될 수 있는 작품이 많이 없다. 내실 있는 작품, 인재가 필요한 시점이다. 올해 영화제 예산이 삭감돼 신인 감독이나 독립, 예술 영화들이 소개될 기회들이 줄어들어 더 걱정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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