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기억은 잊고 살아야지 하면서
10년 넘게 지내 오다가 판을 보며 떠올리게 됐다.
2004년도쯤이었나..? 내가 중학교 때 이야기임.
한창 관악구 신림동에 연쇄 살인 사건이 일어났었는데
첫 번째 시장일대에서
칼에 엄청 찔려 질질 끌려가고 했지만 목숨을 건진 여학생.
(정말 시장에 노란색 띠 둘려있고 십 몇 미터? 이상
끌려간 핏자국을 봤음......ㄷㄷㄷ)
두 번째는 고척동이라는데 여대생이 찔려 사망하고
세 번째는 보라매공원에서 여대생이 사망했고
네 번째는 대림동에서도 중국여성이 사망했었던 사건임.
뭐 지금 기억으론 같은 시기가 아닌 걸로 기억하지만
어떤 남자가 여자를 죽이고 토막을 내 검은 봉지에 담아 보라매공원
도림천등 신림동 일대를 돌아다니며 시신 유기했던 사건도 있었고
아무튼 당시 그 연쇄살인사건으로 떠들썩했던 신림동에서 살았음.
뭐 어렸을 때라 뭐 범인이 잡히겠지 하고 신경도 안 쓰고 있었는데
며칠 후 학원에서 시험기간이라
밤 11시까지 친구와 공부하고 집에 걸어오는 길이 었음.
친구는 신림8동, 나는 신림 4동 뭐 길하나 건너면 되지만
그 이어지는 길을 가는 조그만 골목에서 친구랑 헤어진 후 걷다가
친구가 내가 책이 많아
조그마한 가방(그 크로스 백 같은 거)을 들어주겠다고 해서
맡겨 논 걸 깜빡 하고 친구한테 찾으러 가야 했음.
뭐 중요한게없어서 상관없겠지... 했지만
집 열쇠가 들어 있었으므로 친구네로 가야 했음.
귀찮지만 뒤돌아서 걸음을 떼려던 찰나에
나랑 크로스로 지나쳐 자전거를 타고 가는 어떤 아저씨와 눈이 마주쳤음.
2-3초 정도 였을 텐데 엄청 길게 느껴지는 거 슬로우 모션이랄까..
마른 몸에 검정색 모자를 쓰고 회색 반팔티를 입고
정말 살짝 날카롭지만 선하게 보이는 얼굴이었음
태어나서 처음 느껴본 기분은 정말 더운 여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등골이 땀이 한 방울 주룩... 닭살이 돋을 만큼 오싹하고
무튼 그 오줌이 나올 거 같은 찌릿한 느낌 아직도 잊혀지지 않음.
(사실 그 기분, 느낌을 표현할 수 있는 문구가 뭔지 모르겠음.)
몇 초 뒤, 정신을 차리고 난 후
친구네로 뛰어 가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름..
솔직히 귀신도 아닌 사람을 보고 와서
울고 불고 하는 딸 친구를 토닥이시는데..
지금 생각하면 쪽팔림....
결국 집까지 친구아버지가 데려다 주셨지만..
그 후 며칠간은 어렸던 나는 그걸 잊어버려야지 하고
늦은 밤에 돌아다니지 말아야겠다 하며 지냈음.
며칠 후 경찰이 살인사건 용의자 몽타주를 공개해 보게 됐음.
인상착의가 나와 마주친 그 아저씨가 입고 있던 회색 티,
쓰고 있던 검은 모자 그리고 생김새까지......
솔직히 지금은 생각함.
그때 연쇄살인범이 그 골목에서 내가 마주친 아저씨라고......
정말 맞는다고 생각하고 단정지었었지만
아니 였었을 수도 있었다는 걸..
글 쓴 맥락도 맞지 않고 허접스러움..
하지만 선하게 생긴 아저씨에게서
받은 느낌은 떠올릴 때마다 생생하게 생각이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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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떠올랐던 십 년 전의 기억으로 끄적인 판이 오늘의 톡이 되어 메인에 뜨다니..하하..
정남규 사건이었네요.
제 기억에서 멈췄던 부분 이후로 엄청난 범죄가 더 있었다니
너무 놀랍고 무섭고 더욱 소름이 끼치는 건 어쩔 수가 없네요......
교도서에서의 자살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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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동 미도빌라,
내가 초등학교5학년 때
바로 우리집 앞 빌라에서 일어난 사건...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며칠 뒤
범인이 현장검증하러 와서
사람들 다 몰려있었음...
나는 집에 가야되니까
그 앞을 어쩔 수 없이 지나쳐야 했는데
그때 범인이 현장검증을 끝내고
경찰차에 타기직전이었음
빨간 잠바에 모자를 푹 눌러쓰고
마스크로 얼굴 가려져 있었어서
눈 밖에 안 보였는데
그때 범인이랑 눈이 딱 마주침
그리고 글쓴이처럼
진짜 소름돋고 등골이오싹했음
범인이 무표정이었는데 경찰차를 타서도
고개를 내가 서 있는 쪽으로 살짝 돌려서
내눈을 안 피했음...
그날이후로 악몽꾸고
한동안 밤만되면 무섭고
아직까지도 그때 그 장면이 생생하게 떠오름...
글쓴이랑 나랑 같은 살인자를 본거임..
인터넷에 그 범인 치면 사진나오는데
내가 초등학교때 봤던 그 모습 그대로임.....
2004년 그쯤에 유영철부터시작해서
연쇄살인사건 엄청 많았는데
생각만해도 무섭고 끔찍함...
지금은 이사갔지만
집주변에서 살인사건 나면
이웃사람들도 정신적 피해가 심한것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