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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이탈리아 홀린 韓장독대·수산시장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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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8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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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도시' 이탈리아 베네치아 곳곳에 K아트 깃발이 꽂혔다. 17일(현지시간) 사전 개막한 '미술 올림픽' 제60회 베네치아비엔날레에서는 부쩍 높아진 K아트의 위상을 한눈에 실감할 수 있었다. 오는 11월 24일까지 열리는 비엔날레의 두 축인 본전시와 국가관이 열리는 아르세날레와 자르디니공원에선 한국 작가들의 작품이 역대급으로 출품되며 미술 강대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통유리로 둘러싸여 매번 전시마다 곤욕을 치른 한국관은 오히려 단점을 장점으로 뒤바꾸는 역발상을 선보였다. 영국 런던에서 거주하며 활동하는 설치미술가 구정아(57)는 냄새에 드라마를 입힌 '오도라마 시티'라는 주제로 한국관 전체를 향기와 빛으로 채우는 과감한 실험을 시도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보이는 것은 온통 통창을 뚫고 들어오는 햇살과 바깥의 녹음진 풍경이다. 하지만 걸음을 옮길수록 갖가지 향기가 코끝을 찌른다. 밤 공기, 짠내, 나무 냄새, 장독대, 수산시장, 공중목욕탕 등의 16가지 향기다. 지난해 3개월 동안 전 세계 사람들에게 한국과 관련한 향기를 묻고 답을 얻은 결과물이다. 그들이 보낸 600편의 글을 요약한 주제어를 조향사들에게 보내 관련 향수를 만들어 전시장 16곳에 배치했다. 작가는 "관람객들이 시간을 많이 보내며 사색하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다"며 "창문을 많이 만든 한국관의 취지에 맞게 햇빛이 더 깨끗하게 들어올 수 있도록 건물을 보수 유지하는 데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이방인은 어디에나 있다'라는 주제로 브라질 큐레이터 아드리아노 페드로사가 기획한 본전시에서도 한국 작가는 역대급 규모인 4명이 초청됐다. 특히 40년 가까이 지구 반대편 아르헨티나에서 외롭게 작업해온 여성 조각가 김윤신(89)을 발탁하며 그를 주류 무대로 단번에 소환하는 위력을 발휘했다. 구순에 가까운 나이에 베네치아에 첫 입성한 김윤신은 "작년 초만 해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출품작 8점은 모두 페드로사가 직접 고른 작품"이라고 말했다. 갈라지는 나무의 속성을 최대한 드러낸 작품 4점과 '오닉스'라는 준보석을 깎아만든 4점이다

성소수자의 내밀한 이야기를 담은 이강승(46)은 자르디니공원 센트럴 파빌리온과 아르세날레에서 열린 본전시에 다수의 평면 신작과 영상 구작을 선보였다. 그는 "퀴어의 세계관을 표현하고 있지만 누구나 정도의 차이만 있지 모두 이방인이 아닌가"라며 "본전시에 출품된 300여 명 작가 가운데 생존작가가 절반이 안 된다. 전문가조차도 생소한 작품이 많은데 서구 중심의 주류 세계관에 대해 질문하는 배움의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제 본전시의 상당수는 제3세계 예술과 여성, 퀴어의 영역을 다루고 있다. 태현선 리움미술관 소장품연구실장은 "지금까지 비(非)백인 예술의 중심은 흑인이었는데 이번 전시에서는 흑인에서 벗어나 중남미, 중동, 아프리카, 아시아로 확장됐다는 게 새로웠다"고 평가했다. 비엔날레가 소외됐던 작가에 주목하면서 K아트는 날개를 달게 됐다. 바르토메우 마리 리바스 전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이번 비엔날레만큼 한국 작가 전시가 많았던 적은 없었다"며 "그간 응축된 힘이 분출된 것 같다. 유럽에선 한류의 인기가 K아트에도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베네치아 이향휘 선임기자]


https://n.news.naver.com/article/009/0005290422?sid=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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