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K-팝 시상식만 20여개…차별성 사라지고, 부작용 심각[K-팝 시상식, 이대로 좋은가?①]
4,398 28
2024.04.18 16:38
4,398 28


  [헤럴드경제 =서병기 선임기자]  

  15일 한국음악콘텐츠협회(이하 음콘협, 회장 김창환)에 따르면, 4월 현재 콘텐츠 기업과 음원 플랫폼업체, 음악관련 단체와 협회, 언론사 등이 주최하는 대중음악 시상식은 20여 개에 이른다. 세계 1위이자, 국내 시장의 18배나 큰 음악시장을 보유한 미국이 그래미 어워즈, 빌보드 어워즈, 아메리카뮤직 어워즈 등 단 3개의 시상식을 운영하는 점을 고려하면 K-팝 시상식은 과도하게 많은 셈이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K-팝 시상식은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 5년 간 새롭게 생겨난 시상식이 5개가 넘고, 올해에도 3~4개가 신설될 예정이다.  


  이처럼 시상식이 난립하다 보니 차별성이 사라지고 있다. 보통 대한민국 공인 음악 차트인 써클차트(가온차트)를 기반으로 몇몇 사항 만을 추가한 음악 시상식들이 적지 않다. 이런 시상식들은 주최 측만 다를 뿐 시상 내용이 똑같은 시상식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나 최근 시상식이 급증하면서 주최 측끼리 톱스타를 참가시키려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과열되는 양상이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가수와 제작자들에게 돌아온다. 가수와 제작자들이 창작이나 공연 활동 시간을 줄여 시상식에 참석하고 있는 탓이다.

무엇보다 일부 K-팝 시상식은 수익만을 추구하면서 공정성과 객관성을 잃다 보니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음콘협은 최근 “최근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는 K-팝 시상식 개최에 우려를 표하며, 세계로 나가는 K-팝 산업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시상식 문화가 자리 잡기를 간절히 호소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성명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음콘협은 입장문에서 “명확한 기준으로 평가하여 권위와 가치를 드높이는 시상식이 아닌, K-팝의 성공과 팬덤에 편승하는 쇼 중심의 일회성 이벤트로 퇴색하고 있는 시상식에 우려를 표한다”면서 “K-팝이 전 세계적 문화 현상으로 자리매김한 현 상황에서 산업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시상식 문화가 자리 잡기를 바란다”며 무분별하게 개최되는 K-팝 시상식들의 문제점들을 지적했다.

이와 함께 K-팝 시상식은 점점 더 수익 확장을 노리면서 국내가 아닌 해외 개최를 선호하고 있다는 점도 무리수로 작용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K-팝 글로벌 팬들을 대상으로 비싼 값에 티켓을 판매할 수 있어 수익을 더 낼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예컨대 최근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개최된 K-팝 시상식 티켓은 무려 59만원의 고가에 판매됐다. 티켓을 구입한 주 대상이 10~20대 초반 K-팝 팬이었음을 감안하면 매우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일부 K-팝 시상식이 수익에 집중한 나머지 현지 물가에 맞지 않는 티켓 가격을 책정하여 K-팝 산업 자체가 해외 팬들의 원성을 듣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의 시상식이 '앱'을 통한 유료 인기 투표를 활용하면서 이 역시 시상식의 주요 수익 모델이 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유료 투표로 특별상을 시상하고 그 결과를 본상에 큰 비율로 반영하는 등 시상식과 팬 사이의 긍정적 커뮤니케이션을 넘어 팬들 간의 경쟁심을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상식의 유료 투표에 경쟁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전 세계 팬들 입장에선 경제적 부담과 함께 피로감이 더욱쌓여갈 수 밖에 없다.

이런 식의 시상식 마케팅은 K-팝의 글로벌 발전 방향과는 배치된다는 게 가요계의 전반적인 시각이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얼마 전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나와 “최근 주요 시장에서 발견된 K-팝 관련 지표의 하락이라는 위기론의 근간은 강력한 팬덤의 소비”라면서 “K-팝을 강렬하게 소비하는 헤비팬덤이 확장성의 한계가 되기도 하는데, 가벼운 마음으로 K-팝을 소비하는 라이트 팬덤도 많이 붙을 수 있는 구조로 더 가야 K-팝이 확장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앱'을 통한 유료인기 투표로는 방 의장이 말한 라이트 팬덤을 확보할 수 없다.  


  여기에 20여개 K-팝 시상식 주최 측의 극심한 섭외 경쟁으로 아티스트와 매니지먼트사는 출연 강요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실질적으로는 축하 공연을 강요받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경우가 많은데도, 대부분 '을(乙)'일 수밖에 없는 아티스트와 매니지먼트사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출연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불투명한 선정 기준으로 많은 시상식들이 공정성과 권위, 건강성을 상실했다. ‘출연하면 상을 주겠다’는 제안은 수상자 선정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스스로 부인하는 데도 다수의 K-팝 시상식에서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다.

유료 모객을 위해서는 아티스트의 출연이 전제로 되어야 하지만 일부 K-팝 시상식은 아티스트에게 지급되는 출연료는 없거나 터무니 없이 적어, 매니지먼트사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는 경우도 있다. 폭증하고 있는 시상식 출연으로 인해 아티스트 해외 투어, 행사 출연에 제한이 생겨 막대한 기회손실이 발생한다고 매니지먼트사는 하소연하고 있다. 이 정도라면 난립하는 K-팝 시상식이 오히려 K-팝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음콘협은 K-팝 시상식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건강한 성장을 담보하는 음악 시상식이 개최돼 K-팝이 지속 발전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음콘협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던 써클차트 뮤직어워즈 개최를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 또 올해 상반기 중으로 K-팝 아티스트를 보호하고 비즈니스 간 분쟁을 예방할 수 있는 음악 시상식 관련 출연계약서 및 가이드라인을 연구해 발표할 계획이다.

대중음악계 관계자는 “세계 음악시장 1위인 미국도 메인 시상식이 3개 밖에 없는데, 한국에는 1년 내내 20여 개의 K-팝 시상식이 열리고 있다”며 “K-팝이 전 세계적 문화 현상으로 자리매김한 지금이야말로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올바른 시상식의 방향성에 대해서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https://m.entertain.naver.com/now/article/016/0002296971

목록 스크랩 (0)
댓글 28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에센허브 x 더쿠🌿] 에센허브 티트리 컨트롤 인 카밍 앰플 체험 이벤트 140 00:06 7,621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729,606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3,223,807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4,005,381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0,476,947
공지 성별관련 공지 (언급금지단어 필수!! 확인) 16.05.21 21,496,645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44 21.08.23 3,466,495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18 20.09.29 2,313,892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348 20.05.17 3,022,192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53 20.04.30 3,595,378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글쓰기 권한 포인트 상향 조정) 1236 18.08.31 7,973,657
모든 공지 확인하기()
2397621 기사/뉴스 영원한 오빠 남진 “은퇴 싫어도 해야 할 때 와, 좋은 모습으로 떠날 것” (컬투쇼) 15:56 41
2397620 이슈 래퍼 씨잼 고딩시절 찬송가랩 15:56 63
2397619 기사/뉴스 수면제 42정 먹이고 성폭행 한 70대 구속…피해자 과다 복용으로 사망 18 15:53 1,309
2397618 기사/뉴스 남진 "'라이벌' 나훈아 은퇴...한창 노래 할 나이인데" 아쉬움 토로 [Oh!쎈 포인트] 1 15:52 212
2397617 이슈 "평화누리"따위와 비교되는 한반도 네이밍센스 정점 3 15:51 992
2397616 기사/뉴스 [KBO] 전설도 감탄, 한 마을이 다 같이 키웠던 아이인데… 사구에 다 날아갈 판, SSG 한숨 나온다 4 15:50 850
2397615 이슈 사이렌부터 디토까지! 제대로 말아주는 나우어데이즈| NewJeans RIIZE (G)I-DLE SVT |K-POP Cover Dance Medley |COUNT DANCE 15:49 89
2397614 기사/뉴스 이대호X이국주X나태주 뭉쳤다..'최강식탁' 먹방 도전장 15:49 210
2397613 기사/뉴스 항공권, 오늘 사야 가장 싸다...6월도 유류할증료 인상 조짐 2 15:49 674
2397612 이슈 닛몰캐쉬 멀쩡한 모습(?).jpg 12 15:48 1,048
2397611 기사/뉴스 누적 판매 1억잔…스타벅스 아메리카노 11잔 중 1잔은 '디카페인' 2 15:46 311
2397610 이슈 언니 살루트 보여주세요 3 15:46 552
2397609 기사/뉴스 데이식스 붐 왔다…데뷔 9년만 ‘서재페’ 헤드라이너 첫 출격 15 15:45 836
2397608 정보 형사판결서 읽는 법 2 15:44 467
2397607 이슈 오늘자 이찬원 5 15:44 258
2397606 정보 채종협 현대차 KONA 일본 캠페인 Main Film 4 15:44 384
2397605 기사/뉴스 [단독] SK의 파격 실험…권고사직 대신 '동종 업계' 이직 허용 2 15:44 1,111
2397604 이슈 2024년 4월까지 월간차트 들어본 아이돌 노래들 (남자그룹 / 여자그룹 / 남돌솔로 / 여돌솔로) 2 15:43 363
2397603 기사/뉴스 나영석이 인정한 스윗 고경표 “강한나랑 사귀지, 나 지금 날카로웠다”(십오야) 4 15:42 857
2397602 기사/뉴스 "턱선은 기본, 복근은 옵션" 전현무·박나래·이장우, 총 41.3kg 뺀 최최최종 바프 7 15:42 1,3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