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졸업 이후 내 의지로는
5년에 한 권 읽을까 말까 할 정도로
책과 담쌓고 살던 원덬이!
살다 보니 사람들이 책 읽으면 좋다는데
뭐가 좋은 건지 궁금해 책 읽기 시작함.
그러다 보니 어디 가서 책 좀 읽는다고
방구 좀 낄 수 있게 됨.
올해는 책 좀 읽어 봐야지 하는
독서 초보들에게 도움이 될까 싶어 몇 자(치고는 길게) 적음.
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이므로 반박 시 니말 다 맞음!
1. 뭐 읽지?
처음 책 좀 읽어 봐야지 마음 먹었을 때
나를 무섭게 가로막았던 질문이었음. 뭐 읽지?
유명하다는 거 말고
일단 관심 분야의 책부터 시작하는 게 쉬움.
나는 좋아하는 분야의 가벼운 책으로 시작했음.
이후에는 최애가 읽었던 책
가고 싶은 곳의 여행서
일 잘하고 싶어서 일잘러들이 쓴 자기계발서
축구를 좋아해서 축구선수가 쓴 자서전
인간관계가 어려워서 심리학책
글 잘 쓰고 싶어서 작법서 등등 범위를 넓혀 갔음.
근데 나 빼고 세상 사람들이 다 읽은 유명한 책이라도
내가 흥미 없으면 라면 받침일 뿐!
작은 관심, 접점이 있는 책이라면
조금 가벼운 마음으로 펼쳐 볼 수 있으니까!
흥미로운 책부터 펼쳐 보길 권함.
2. 베스트셀러 보다 스테디셀러
서점의 판매 순위나 신간은 아무래도
시기나 유행 또는 스타 작가, 대형 출판사 파워 등
영향이 클 수밖에 없음.
그래서 아직 독서 정체성이나 취향이
확립되어 있지 않은 상태라면
베스트셀러보다 스테디셀러 라인을 살펴보길 권함.
효과 좋다는 화장품도
내 피부에 안 맞을 수 있겠지만
오랜 시간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았다는 건
(아닐 수도 있겠지만)
그만큼 보편적이어서 어쩌면 나에게도 맞을 확률이 높다는 뜻이니까.
3. 도서관 이용
지갑이 허락한다면 사서 읽는 게 최고겠지만
금전 여유도 없고
막상 샀는데 내 취향이 아닐 수도 있으니
안전하게 도서관 책이 시작하길 권함.
부담 없이 새로운 분야,
관심 없는 분야의 책도 도전할 수 있고
무엇 보다 대출 기한이 있기 때문에 강제적으로
정해진 기한 내에 읽으려고 노력하게 됨.
(난 왜 산 책, 선물 받은 책처럼 반납 기한이 없는 책은
한 장 넘기기가 그리 어려울까? 😂)
반납 날짜가 살벌한 사채업자처럼 버티고 있으니
남한테 피해 주지 않기 위해 부지런히 읽게 됨.
(물론 한 번 펼쳐 보지도 못하고
반납하는 경우도 있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니는 도서관에 없는 책일 경우
상호 대차 시스템을 이용해
관내 먼 도서관에 있는 책까지 빌릴 수 없음.
혹 “우리 동네에는 도서관이 없어요~”
하는 덬들에게는 미안!
하지만 IT 강국인 우리나라는 전자책 대출 시스템도 있어.
꼭 실물 책을 고집하지 않는다면
조금만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서 책을 읽을 수 있음.
4. 다음 읽을 책 이름 저장해 두기
맘 먹고 집밥 해먹으려고 냉장고가 텅 비어 있으면
기운 빠져서 결국 배달 어플 키게 되잖아.
그러니 배고플 때를 대비해 냉장고에는
식재료 상비군이 있어야 해.
독서도 마찬가지!
메모장이든, 사진첩이든 저장 필수!
읽고 싶은 책은 늘 저장해 두는 습관을 들이면 좋음.
읽다 보면 나랑 맞는 작가, 출판사가 생기게 마련.
그 작가가 냈던 과거 책들로 역주행해 하거나
출판사의 신간 소식에 관심 두고 있으면
꼬리에 꼬리를 물어 계속 책을 읽게 됨.
5. 숫자나 기록에 연연하는 마음 버리기
솔직히 나는 후킹 하려고
제목을 저따위로 지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도서관 책 주로 읽으니 대출 목록 보면
자동 카운팅 되는 거 개꿀 🍯)
근데 책을 읽으면 꼭 기록해야 하고,
한 달에 몇 권 일 년에 몆 권 읽어야 한다는
부담을 갖는 순간 읽고 싶은 마음이
짜게 식는 거 나만 그럼?
독서 노트도 좋고, 독후감이니 필사 다 좋다 이거야.
근데 부담이 된다면 시작하기 어렵잖아?
일단 책 읽는 재미부터 몸에 스미게 만드는 게 먼저야.
읽다 보면, 책이 쌓이면 저절로 기록하고,
체크하고 싶어질 거야.
시작부터 부담 갖지 말자.
6. 책 읽는 시간 확보하기
시간 나는데 책이나 읽어 볼까?
이건 20세기에나 가능했던 일!
손가락만 하나 까딱하면 도파민 파티가 벌어지는
숏폼 콘텐츠으로 들어갈 수 있는 세상!
상대적으로 딱딱하고 느리고
진입 장벽 높은 책이 경쟁이 되겠어?
이미 도파민에 절여진 뇌가 책을 받아들이기 힘들지.
나도 책 읽다가 모르는 단어나 내용 나오면
검색하다가 스마트폰에 빠지기 십상.
그래도 펼쳐 놓은 책이 민망해서 오래 딴짓 못하고
책으로 돌아오게 되더라.
고정적으로 책을 읽는 시간을 만들기로 나와 약속함.
자주 지는 거도 나지만 종종 이기는 것도 나니까!
잠자기 전, 무조건 3장 읽는다!
하루에 한 챕터는 다 소진한다!
주말 오후는 카페에 가서 책 한 권 읽는다!
처럼 나와의 약속 하는 거지.
운동과 마찬가지로 책 역시 시간이 나서 읽는 게 아니라
시간을 내야 읽을 수 있다는 거 명심하면서 다들 즐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