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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계모 계모 정말 듣기 싫다.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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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09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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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빠는 내가 4살때인지 5살때인지, 정말 기억이라는걸 처음 갖기 시작할때 이혼을 했다.
친엄마 얼굴은 어렴풋이 기억나는데 머리가 길고 예쁜 사람이었다.
두살아래인 내 동생은 친엄마의 얼굴도 기억이 안난다고 한다.

6살때 우리 엄마가 왔다.
유치원 갈때 올때 엄마가 데릴러 오는게 너무 좋았다.
그렇게 우리 엄마는 우리 엄마가 되었다.

초등학교때 태풍이 심하게 와서 비가 엄청나게 쏟아지고 홍수뉴스가 TV에 가득하던날 
동생이 심하게 열이 올라 일어나질 못하고 있었다 
우리엄마는 나를 앞집 이모에게 맡겨놓고 동생을 업고 그 빗속에 몇정거장 떨어진 병원 응급실까지 걸어갔다.

5학년때 처음 생리를 했다.
엄마가 삼겹살을 구워주며 내가 너무너무 예쁘고 장하다고 했다.
집안사정이 그때쯤 많이 어려워져서 아빠가 생활비도 제대로 못가져 올 때였는데도 내가 좋아하는 삼겹살을 사주었다.


중학교때 급식비가 3달치가 밀렸다. 엄마는 처녀시절부터 아끼던 목걸이와 금반지를 팔았다. 
너무 예뻐서 한번만 끼게해달라고 해도 안주던 반지를 내 급식비 때문에 팔았다.

고등학교때 성적이 많이 올랐다. 엄마는 온 동네에 다 자랑을 하고 목욕탕에서 모르는 사람과 벌거벗고도 내 자랑을 했다.

고 3때 수능 100일전. 엄마는 교회다니면서도 절에 백일기도를 하러 갔다. 수능날에도 갔다.

대학합격을 했다. 본가에서 멀어진 나에게 매일매일 전화하고 두달에 한번씩 내가 좋아하는 반찬을 보낸다.
방학때면 왜 안내려오냐고 성화를 부린다. 집이 어려워 아르바이트라도 하려는 내게 몰래 마련한 용돈을 쥐어준다.

동생도 대학을 가게 되었다.
장학금을 위해 가족관계증명서를 떼면서 처음으로 친엄마의 존재를 알았다. 
엉엉 우는 내 동생에게 엄마는 더 미안하다고 했다. 

동생이 군대를 갔다.
엄마는 경남 우리집에서 의정부까지 가서 울면서 동생을 배웅했다
입소하는 날 찍은 사진을 핸드폰 배경으로 해놓고 하루에 몇번을 쳐다본다


어릴때부터 한동네에 살아서 우리집 사정을 다 아는 내 친구가 결혼을 했다. 
육아가 힘들다고 남편욕을 하면서 조심스럽게 나는 너희엄마처럼 남의 자식을 둘이나 그렇게 못키워주겠다고 했다.
내 자식이니 미워도 참고 키운다고.남의 애는 어떻게 키웠는지 우리엄마가 존경스럽다고 했다. 

그동안 단한번도 우리엄마가 우리엄마가 아니라고 생각했던 적은 없는데 
그냥 우리 엄마는 우리엄마인데 
나도 엄마랑 많이 싸우고 서로 삐져서 미운말도 많이 했는데 
남이 보기엔 그게 아닐수도 있구나, 했다 

뉴스에 자꾸 계모 이야기가 나온다 
아이를 버렸다, 아이를 때렸다 
그 뉴스에, 그 단어에 놀라 
채널돌리는 엄마의 손이 빠르다.

엄마를 상처주는 그 말이 정말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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