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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연예기자24시] 故신해철의 낡은 벤츠와 오래된 흔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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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1.08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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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조우영 기자] 하늘이 울었다가 웃었다. 고(故) 신해철을 떠나보낸 두 날이 그랬다. 고인의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한 시신 부검을 마치고서야 맑게 개인 파란 하늘은 유난히 시렸다.

말 한 마디 못하고 떠난 아쉬움이 다소 풀렸던 것일까. 고인이 가는 길 붉게 물든 단풍은 하이파이브를 하자며 손을 벌렸고, 가로수길 은행은 그리움의 노란손수건을 매단 듯 보였다.

지난 5일, 고 신해철의 마지막 길을 함께 했다. '먹고 살기 힘든' 탓에 앞서 10월 31일 진행됐던 고인의 발인식은 배웅하지 못했던 터다. 눈물을 흘릴 수는 없었다. 중립을 지키고 객관성을 담보해야하는 기자가 울면 안 됐다.

원지동에 있는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된 고인의 유해는 분당 수내동 음악작업실과 경기도 광주 자택을 들러 안성 유토피아추모관에 잠들었다. 자택에서 차량으로 이동했을 때 약 1시간 30분 떨어진 거리다. 분당스카이캐슬추모공원이 고인의 집과 가깝게 있었으나 S병원과 이름이 겹쳐 유족은 안성까지 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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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이동 수단이 마땅치 않던 기자는 고 신해철 매니저의 차량을 얻어 타게 됐다. 차량에 오른 순간, 그렇게 참고 참았음에도 눈시울이 붉어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기자가 탄 차량은 신해철이 생전 타고 다니던 중고 카니발이었기 때문이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는 신해철의 담배 재털이와 라이터만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매니저는 한숨을 내쉬었다. "(신해철) 형님이 이 차 한 달도 못 타고 가셨네요. 회사에 돈이 없어서 벤은 못사고 이제 이 중고차로 열심히 해보자 하셨었는데…." 그는 힘겹게 말을 이었다. "차에 욕심이 없으셨어요. '그냥 아무거나 태워주는 거 타고 다닐게'라며 해맑게 웃으시던 모습이 지금도 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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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신해철의 개인차량은 벤츠 C180 모델이다. 고급 외제차이긴 한데 연식이 오래됐다. 출고된지 10년이 훌쩍 넘은 차다. 중고차 시장에서 700여 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유명 연예인의 차임에도 번쩍번쩍 빛나는 타이어휠이나 광택은 없다. 자세히 들여다 보면 오히려 군데군데 생채기가 많다. 차가 주인을 닮았다. "고장이 자주 나서, 로드 친구(매니저)가 고생 좀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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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신해철이 수년 간 머무른 음악작업실도 소박했다. 오래된 빌딩 지하였다. 철문은 굳게 닫혀있었지만 낡은 소파와 책장에서 그의 온기가 느껴졌다. 책상에는 신시사이저와 모니터 하나 달랑 놓였을 뿐이다. 의자는 돌아오지 않는 주인에게 삐쳐 있었다. '천재 뮤지션' 소리를 들어온 고인의 음악은 이곳에서 나왔다.

고 신해철 개인의 도의적 빚이 꽤 됐다. 한때 싸이렌엔터테인먼트를 운영하며 후배들을 이끌었던 그는 당시 빚만 졌다. 법적으로 문제될 게 없어도 그는 마음으로 진 빚까지 갚고자 했다. 정 많은 고인에게 사업이란 마이너스통장이나 다름 없었다. 그가 현 소속사 KCA엔터테인먼트에 둥지를 틀고, 올해 7월 약 6년 만에 발매했던 신곡 '아따'의 원맨쇼 뮤직비디오가 나온 이유 중 일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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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광주 자택은 1년 전 이사했다. 지팡이를 짚고 다니는 아버지 때문이었다. 이제 온가족이 함께 모여 공기 좋은 곳에서 살고자 했다. 단독주택인데 월세다. 임대료는 150만원가량으로 알려졌다. 가세가 기운 것은 아니다. 검소하다고도 할 수 없다. 다만 고 신해철은 많이 벌면 많이 쓰고, 적게 벌면 적게 쓰는 사람이었다. 그저 버는 만큼 한솥밥을 먹는 소속사 식구들과 선후배 뮤지션들에게 후했다.

고인의 매니저는 빈소가 마련되자마자 영정 앞에 일명 '삼선슬리퍼'를 사다놓았다. 소탈했던 신해철은 평소 '짝퉁' 삼선슬리퍼를 신고 다녔다. 매니저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다음에 정품을 사다주겠노라고 약속했었다. 그렇게나마 뒤늦게 약속을 지킨 그는 고인을 추억하며 갑자기 하늘을 올려다 봤다. "아! XX, 오늘 참 날씨 좋네. 모셔서 영광이었습니다." 이날은 비가 오지 않아 그의 흐르는 눈물은 감춰지지 않았다.

fact@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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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할 수록 억울하고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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