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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공연 주말에 솔플로 (다른쪽 덬질을 잠깐 한뒤) 내돌콘 갔다와서 내돌뽕 차오르는 후기 - 파트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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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08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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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 2에서 계속! ( http://theqoo.net/review/7791252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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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18시 정각. 드디어 고맙다 뮤비가 나오고 나도 응원법을 하면서 두근두근 애들을 볼 순간만을 기다리는 시간이 다가왔어. 현생에선 소심해서 입밖으로 내지 못하던 소리를 마음껏 낼 수 있는 것이 현장의 매력 아니겠어? 여기서부터는 특히 인상에 남았던 무대를 중심으로 얘기할게.


VCR이 나오고 저 뒤 본무대에서 애들의 모습이 나와 하이라이트, 고맙다로 기다리고 기다렸던 순간이 시작되었어. 입덬하고 처음 내눈으로 내돌을 보는 거니까, 과연 내 흥을 주체하지 못하고 소리를 지를 것인지 아니면 너무나도 감격스러운 나머지 펑펑 울 것인지 가기 전부터 내 스스로도 궁금해했었거든? 결과는 춤추는 모습에 입이 쩍 벌어졌다는거.... 화면으로 보는 춤과는 또 다른? 별세계에 들어온 기분이었어.


무대 중간에 버논이가 리프트를 타고 올라왔어! 흑석동에서 안녕하세요 플레디스입니다를 보고 가슴이 철렁했었는데, 의자에 앉아있는 버논이의 고고한 자태를 보면서 아 이렇게 무대로 승화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 비록 모든 무대에 다 나오지는 못했지만 신나하는 모습이 그대로 전해져서 아 다쳤어 어떡해ㅠㅠㅠㅠ 하는 생각은 싹 사라지고 지금 이 순간을 즐길 수 있었어.


날쏘고가라는 입덬하기 전에 정치부회의에서 처음 듣고 이걸 무대로 본다면 어떨까 궁금했었는데 순간 뭔가가 팍 폭발하는 느낌이었고, 특히 AR을 뚫고 분출해 나오는 순영이 랩이 마치 에너지를 주는 듯했어. 아, 그리고 셉덬들이 깐순영 깐순영 하는게 이유가 있더라고. 무대에선 진짜 머리깐게 진짜 잘 어울렸어!


여기서 잠깐 시야 얘기로 돌리자면, 31구역은 센터에서 약간 우측이라 무대 전체는 잘 보이는 편이었고(실체가 사이즈가 작은 편이긴 하다만), 본무대는 얼굴 표정까지는 안보이지만 돌출무대는 고개를 앞으로만 내밀면 진짜로 요새 외모 전성기를 찍고있는 애들의 표정 하나하나를 감상할 수 있었어! 내 옆에 앉던분도 애들 본무대에 있을때는 바로 앉다가 돌출무대로 나오면 앞사람한테 피해주지 않는 한에서 있는대로 고개를 내밀더라고. 다만 좌측에 전광판이 있어서 좌측 돌출무대는 완전히 가렸어.


뒤이어 제복에 지팡이 차림으로 등장하면서 노펀. 이 곡은콘서트가 끝난 뒤에도 머릿속에 계속 맴도는 곡이야. 절제된 리듬에서 나오는, 눈을 뗄 새가 없이 만드는 몸과 지팡이의 움직임 때문에 곡에도 더 눈길을 가게 했던 것 같아. 게다가 뭐니뭐니해도 아이돌은 역시 제복이라는 만고의 진리가 여기서 드러난 거였어. 앞으로 겨울이나 이른봄에 컴백할때 센 곡으로 무대하는 제복틴을 보고싶어지네.


이번에 (비교적) 멀리서나마 실물을 보고 특히 내 개인적으로 비주얼면에서 쇼크를 받은게 둘이었는데, 먼저 정한이. 정한이는 마일드하고 몽글몽글한 이미지만 생각했었는데, 진짜로 윤정한 이목구비가 뚜렷하더라고.


찬이는 카메라가 얘 미모를 진짜로 담아내지 못하는 타입이더라. 세븐틴이 실물이 더 잘생겼는데, 특히 찬이는 더해. 카메라에 잡힌 찬이는 주로 개구지게 느껴지는데, 실제로 보면 화면으로만 봤을땐 지나쳤던 잘생김이 더 훅 다가오는거야.


한 40분 정도 달려온 무대가 끝나고 첫 엠씨. 승철이가 쎄더네임! 세븐틴!을 외치는 걸 같은 공간에서 들었을 때, 내가 비로소 이 공간에 들어와 있구나 하는걸 다시금 실감하게 되었어.

 

그 다음에 한명 한명씩 자기소개를 하는데, 승관이가 이제 자기를 예능 꿈나무가 아니라 예능 고정이라고 말할때 와! 하는, 말로 설명하기 전에 감탄의 함성이 절로 나오는 짜릿한(?) 감흥을 느끼기도 했네. (거기서 순영이가 뜻밖의큐!라고 말하자 순간 ? 된 애들이 귀여웠다)


엠씨에서 버논이가 자기 다친 이야기를 하는데, 그 얘기를 버논이 입에서 직접 들으니까 아까 흑석동에서 "안녕하세요, 플레디스입니다"라는 글을 처음 봤을때 그 헉! 하던 순간을 다시 경험하는 듯했어. 버논이가 자기 많이 다친거 아니라고, 괜찮다고 무덤덤하게 말하고, 옆에서 승관이가 버논이는 앉아서도 이렇게 즐기고 있는데, 여러분이 즐기지 못하면 지는거라고 말하는게 마치 찰떡궁합이었다고나 할까.


플라워(박수 수록곡) 안무를 찬이가 만들었다고 얘기하면서 찬이가 안무의 의미를 설명하고, 옆에서 우리 세븐틴 막내가 이정도입니다! 하는데 완전히 셉뽕 제대로 충전되더라ㅠㅠㅠㅠㅠ 첫번째 엠씨 끝날때 순영이가 아이디얼컷 포즈를 설명하는데 스포츠브랜드ㅋㅋㅋㅋㅋㅋ 포즈에서 시작하래ㅋㅋㅋㅋㅋㅋㅋㅋ


어쨌든 그 포즈를 시작으로 지널찾, ..., 힙합팀, 퍼포팀 무대에 이어 오늘 공연의 한 축을 맡은 보컬팀 무대. 입버릇으로 시작하는게 카테 셉덬들의 예고대로 눈물이 그렁그렁해지는거야... (아.. 지금 글을 쓰면서고 눈시울이.....)


입버릇 다음엔 솔로 미공개곡이 쭉 이어졌는데, 먼저 도겸이 솔로는 푸른 바람에 그저 몸을 맡긴 소년과도 같았고(도겸이 무대를 본 느낌을 어떻게 써야 좋을까 계속 고민했었는데 이제 드디어 적당한 표현을 발견한 것 같아 무명이는 아주 뿌듯합니다), 슈아 솔로는 기타를 멘 게 얼굴선하고 엄청 잘어울린데다가 한 편의 달달한 팝을 들은거야.


그다음이 승관이 솔로. 난 개인적으로 승관이가 노래를 부를때 눈을 감고 그 곡에 몰입하면서 부르는게 너무 좋아. 정한이 솔로는... 입틀막...ㅠㅠㅠㅠㅠㅠ 긴 말이 필요없어.. 이 무늦어도 내년 늦봄에는 DVD로 나오리라 기대한다..... 지훈이는 진짜 한마디로 말하자면, 얘는 음악으로 사람들 눈시울을 붉히는 재주가 있는 사람.


이렇게 각자 솔로무대가 끝나고 보컬팀 다섯이 다시 모여서 바람개비를 부르는데, 이 곡은 음원으로 들을때도 감정이입하면서 들었던 곡이었는데, 도겸이하고 승관이가 울먹울먹이면서 부르더라고ㅠㅠㅠㅠㅠㅠ 나도 울면서 분위기 타고...


보컬팀 무대가 끝났을 때 시각은 19시 50분경. 문득 시계를 보다가 진짜로 시간 빨리 지나가는구나 하고 헉! 했었어.


보컬팀 무대가 끝나고 봉봉이 실사판 VCR이 나오는데, 미니미가 된 세븐틴이 낑낑거리면서 올라가 다이아를 찾는게 얼마나 귀여운지ㅠㅠㅠㅠㅠㅠ (봉봉이 : 민규가 캐럿봉을 의인화해서 만든 캐릭터. 기본형뿐 아니라 멤버별 바리에이션도 있어서 올해 캐럿랜드하고 콘서트 굿즈로도 나옴)


VCR이 끝나고 나서 애들이 그 봉봉이 의상을 입고 나와서 Thinkin' about you(이하 띵어밧)가 시작되었어. 의상은


승철 - 리더깃발 / 정한 - 천사날개+우유 / 지수 - 기타 / 준휘 - 고양이 / 순영 - 왕자님 망토 / 원우 - 노트북 / 지훈 - 햇반 / 명호 - 카메라 / 민규 - MC민규 마이크 / 석민 - 확성기 / 승관 - 한라봉 / 한솔 - 헤드셋 / 찬 - 막내온탑 명찰


띵어밧은 나왔을때부터 딱 꽂힌 곡이라 이거 얘기할 사람 있으면 영업하고싶다 영업하고싶다 하고 계속 염불을 외던 곡이었거든(막상 얘기할 사람이 없는게 함정....) 이걸 귀여운 의상에 귀여운 안무와 함께 들을줄이야.... 본무대에서 왼쪽으로 가다 오른쪽으로 가다 하는것도 귀엽고, 돌출무대에 나왔을때 특히 지훈이가 한손에 햇반 들면서 춤추는건 너무나도 귀여워서 텐덕사...... 도겸이하고 승관이는 울먹이면서 바람개비 부르다가 띵어밧 할땐 언제 울었냐는듯이 해맑게 방긋방긋 웃는게 귀여우면서도 진짜 프로 아이돌이더라.


그 뒤 분위기를 180도 바꿔 샤다 - 록 - 붐붐의 빡센 댄스곡까지 끝나고, 다시 조명이 환하게 켜져 엠씨 타임. 보컬팀 솔로무대 얘기하는데 듣고나니 무대가 휘리릭 지나간 것만 같아서 살짝 아쉬워졌다? 애들 이야기를 들은 뒤에 한번 더 듣고 싶어졌어. 정한이가 자기 작업할때 자기 곡은 무조건 보라색이어야 한다고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순영이가 솔로곡 13개 준비했다고ㅋㅋㅋㅋㅋ 하는거야ㅋㅋㅋㅋㅋ 아직 퍼포팀 무대 안했는뎈ㅋㅋㅋㅋㅋㅋ 애들이 스포 지적하니까 순영이가 브이앱 할때는 바깥에 회사 직원분들이 지켜본대ㅋㅋㅋㅋㅋㅋㅋ


이렇게 말로 옮겨적으려고 하면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정신없이 즐겼던 엠씨가 지나가고, 그런데 이제 벌써 마지막 곡이라는거야.... 헉.....


아이디얼~ 컷! 포즈에 이은 본무대 마지막곡은 박수. 내 입덬곡이었던 만큼 마지막 에너지를 쥐어짜듯이 응원법을 외쳤어. 내내 소리지르느라 중간중간 기침을 해댔는데(이때는 감기가 다 나은지 얼마 안된 때였으니까) 옆에서 보면 저사람 너무 아픈거 아냐? 하고 생각했을지도..


너무나도 갑작스러운 끝은 내 머리 이전에 내 몸이 받아들이지 못하고, 그렇게 앵콜 콜을 하는 가운데 인터뷰영상이 나왔어. 2월에 나왔던 고잉 타임레터편이 떠오르고.. 특히 승철이가 캐럿랜드 때 추운 겨울날 저희를 보러 기다리고 있는걸 보고 자기가 힘든건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고 그게 제 터닝초인트라고 하는걸 듣고는, 이거 내가 입덬하기 전 일화인데도 뭔가 내 마음을 때리는게 있었어....


이렇게 인터뷰 보고 뭉클해진 동안 내 눈을 잠깐 내 캐럿봉에 돌렸는데, 이게 꺼져있던거야.. 처음엔 단순히 중앙제어에서 껐겠지 하고 넘어갔었는데, 옆에 드문드문 켜져있는걸 보고 버튼을 눌러봤는데.. 아니 건전지가 다 나간거잖아!? 이거 분명히 새거 낀건데... 다행히도 먼저 사놓은걸 다시 갈아낌. 집에 들어가서 봤는데 건전지는 둘다 ㅂㅅ(욕 아님)이고, 심지어 먼저 끼워놨던건 더 나중에 산건데 이게 뭐지 했다.... 아무리 중앙제어가 읶다고 해도 2시간만에 방전되는게 어딨어ㅋㅋㅋㅋㅋ


각설하고, VCR이 끝나고 이번엔 애들이 흰옷을 입고 앉은채로 나타나면서 앵콜무대가 시작되었어. 맨 처음에 받은 이벤트 슬로건에 앵콜무대 첫곡이 시작되면 다같이 따라불러달라고 써 있어서 따라부르기 시작. 앵콜 첫곡은 캠프파이어. 캠파는 우리말로만 된(외국어는 곡 제목이기도 한 캠프파이어 한단어뿐) 예쁜 가사가 애들하고 잘 어울려서 좋아하는 곡인데, 이거 따라부르면서 또 울었다ㅠㅠㅠㅠㅠㅠ 랩파트 빼곤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따라부르는데, 뭔가 그전까지 힘들었던걸 달램받는 느낌이 들었는지 계속 울었어....


캠파가 끝나고 인사말 시작. 원래 배경음악은 캠파 인스트인데, 도겸이 인사 시작하니까 안그래도 눈물 많은애인데 배경음악까지 다른걸로 바꿔서 몰이하고 있어ㅋㅋㅋㅋㅋㅋㅋ 멤버뿐만 아니라 음향감독님까지 도겸이 몰이ㅋㅋㅋㅋㅋㅋㅋㅋ 모자 푹 눌러쓰고 울먹울먹하면서 얘기하는데 진짜 귀여웠어.... 버논이는 내가 다치지 말아야지라고 했는데라고(팬들 걱정할까봐 쿨한 말투로 얘기했어) 하는게 진짜 버논이답더라.


그리고 승철이ㅋㅋㅋㅋㅋㅋ 자기가 이말 하면 멤버들이 두고두고 자기 놀릴꺼라면서 부끄러워하는데ㅋㅋㅋㅋㅋ 꾹 참고 한 말이... 여러분 저희 콘서트할때 비오더라도 너무 ??하지 마세요 하늘이 저희하고 캐럿들 사이를 질투해서니까요 하는거 진짜 내가 만화속 주인공이 된 것처럼 설레더라ㅠㅠㅠㅠㅠ 그런데 멘트 끝나고 현타와서 부끄러워하는거 귀여웠어ㅋㅋㅋㅋ


그다음 앵콜곡은 힐링 - 아주나이스. 이 시간만큼은 멤버들이 무대를 자유롭게 돌아다니면서 제목 그대로 나이스하게 힐링하는 시간. 고개를 빼꼼 내밀고 감상한 실물은 상상 그 이상. 승철이는 피부도 하얗고 눈도 큰데, 손으로 머리 쓸어올리는게 완전 청춘만화 남주이고 그야말로 이세상 사람이 아닌것 같았어. 지훈이는 딱 아기천사가 현실에 나타나면 이거겠다 싶었고, 준이는 돌출무대 우측 계단으로 올라가서 장난부리는게 진짜 귀여워. 보면서 속으로 문준휘 귀여워 문준휘 귀여워 반복했잖아?


승관이는 계속 느낀게, 처음엔 귀엽고 (얼굴도 귀엽고 행동도 귀엽고) 노래 잘해서 입덬했는데, 이때 보고 확신이 들었어. (외국어 좀 남발하자면) 참 오소독스한 이케멘이더라고.


마지막 아주나이스때는 캐럿봉도 클럽모드로 켜져서 색색이 반짝였어. 아쉬운 마지막일수록 더 흥을 내서 즐기라는 듯이. 돌출무대 중간에서 도겸이가 독무하는게 지금도 머릿속에 선명하네. 끝에 내일 이 시간에 또 만나요~ 하다가 다시 아주~ 나이스! 하고 두어번 정도 다시 되돌아가면서 이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뭐든지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법이고, 들어가는 순간이 있으면 나가는 순간이 있는 법. 지금 애들을 보내주어야 내일 공연도 있을 것이고, 애들이 엠씨에서 요즘 회사에서 신경쓰고 있다고 말한 것처럼 다가올 컴백의 순간도 올 것이니...


마지막으로 쎄더네임~ 세븐틴! 하고 중앙 전광판이 서서히 닫히고, 처음에 나온 IDEAL CUT이라는 글자만 남으면서 꿈만 같았던 3시간 20분은 끝났어. 끝을 아쉬워하면서 다시 캐럿봉에 불을 켜고 시야사진을 찍고, 그런 마음을 알았는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씨큐들도 한 10분 정도는 빨리 나가라고 일부러 재촉하지 않고 지켜보고 있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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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폰도 어느정도 충전되었으니 입장 전에는 미처 못찍었던 사진을 찍고(쫄보라 누구한테 찍어달라고는 못하겠고... 그래도 윗짤처럼 승관이가 캐럿봉을 든 것처럼 연출은 해봤어), 최대한 여운을 끌어보고 싶었지만 나한테는 이미 0시에 출발하기로 예약한 막차 표가 있었으니.... 이제 캐럿봉을 케이스에 집어넣고, 터벅터벅 발걸음을 이끌고 버스정류장으로.


롯데월드 구관에서 짐을 찾은 시간은 22시 10분. 현장 물품보관소는 전혀 복잡하지 않고 빨리빨리 찾을수 있었지만, 지붕밖에 없는 노천 상태였으니 빵까지 보관하기엔 왠지 적절하지 못한 환경(비온 뒤라 습이 가득 차있었으니 빵 쉬기엔 시간문제였을 듯). 마트 보관함이라고 해서 냉장고처럼 시원한 것도 아니었지만, 거기는 그래도 실내였으니 15분씩 더 가서 보관하는게 완전히 헛일은 아니었을지도.


점심도 별로 양이 많지 않았고, 저녁도 안먹고 쫄쫄 굶은 상태였지만 일단 터미널에 들어가 있는게 중요했으니 먹을거는 아무것도 사지 않고 바로 구관을 떠났어. 가능하다면 낮에 그랬던 것처럼 362번 버스를 타고 앉아서 좀더 여운에 취해보고 싶었지만, 의외로 그럴만한 시간 여유는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지하철을 타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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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짤은 지하철로 내려가기 전에 찍은 사진. 전에 신관 타워 입장권을 공짜로 구했지만 급한 일때문에 나만 올라가지 못했던 적이 있었는데.... 누구한테도 얘기하진 않았지만 이번에 콘 보러 올라가면 신관 타워에서(직접 올라가든 타워가 보이는 곳에서 찍든) 캐럿봉을 들고 사진을 찍어야지! 하고 마음에 두고 있었거든. 그런 아쉬움을 이렇게 사진을 찍어서라도 풀려고 했었어. 다음에 저기 올라갈땐 캐럿봉을 꼭 지참하는걸로...


그렇게 지하철을 타고 22시 50분경에 강남 터미널로 도착. 표부터 받고(물론 간편한걸로 따지면 앱이 넘사벽이지만, 어릴때 철덬질 하던게 그대로 남아있기도 해서 이런건 모아야 하는 습성이 있고, 앱은 한번 쓰면 날아가는 반면 종이승차권은 가져가서 남길 수 있으니 종이승차권을 선호해. 열차표도 창구에서 끊으면 글자가 날아가는 감열지라 무조건 자동발매기에서 끊음) 바로 늦은 저녁을 먹었어.


내려가는 표는 올라가는 표와 달리 심야라 당일에 구하면 표가 없을 게 뻔하니 콘서트 예매와 거의 동시에 예약하고, 어차피 그 시간 전에도 자리가 꽉 차니 0시보다 앞에 탈 수는 없겠다 생각하고 여유있게 먹었어. 그렇게 넘어간 시간이 23시 40분. 자리는 없겠지 하고 승차장에 나가서 자리 있는지 물어봤는데, 놀랍게도 자리가 있대!! 이날 진짜 연달아서 일이 잘 풀리더라.. 그것도 1인석으로 딱 한자리.


같은 우등이었으니 바로 올라타고, 뒤를 살펴보면서 조심조심 등받이를 내리고 잠을 청했어. 그렇게 1시 정각쯤 터미널에 도착하고, 택시를 타고 1시 15분에 집에 도착하면서 꿈만 같았던 20시간은 이렇게 스르륵 끝났어.



내가 가져간 준비물 중 실제로 안쓴 건 2가지. 망원경하고 긴팔 바람막이였어. 망원경은... 내가 안경을 쓰다보니 망원경을 쓰려면 안경을 벗어야 되고, 망원경을 내리면 안경을 써야 되는데, 이미 한손엔 캐럿봉이 들려있는데다 가뜩이나 넓지도 않은 자리에서 안경 망원경 갖고 씨름할 수도 없어서 곧 집어넣었어. 물론 크기가 작은 편인 실체라 가능한 일이겠지만, 더 큰데로 간다면 어떻게 될지는...


바람막이는 카테에서 실체 좌석은 에어컨 때문에 추울수도 있다고 해서 가져간건데, 전혀 춥지도 않아서 1도 꺼낼 일이 없었어.


마지막으로 이날의 흔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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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부터 반시계방향 순으로 (1) 국회도서관에서 복사한 과거 시각표, (2) 입장 전에 수령한 캐럿봉 케이스, (3) 이날의 이벤트 슬로건, (4) 캐럿존에서 받은 승관이 슈아 포카, (5) 입장하기 2층으로 올라가는 경사로에서 나눔받은 포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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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표 내용은 이렇게 생겼어. (이건 1988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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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그 캐럿봉 케이스. 겉에서부터 예쁘고 세련되게 생겼고, 안에도 이렇게 캐럿봉뿐 아니라 건전지까지 넣을수 있게 되어있어! 시원한 세레니티에 세븐틴이라고 양각이 되어 있어서 일코가 될락 말락하도록 되어있고... 오래오래 써야겠다.


그다음날에 컴백 소식이 떴고, 지금은 그야말로 매일 0시마다 공카에 올라오는 컴백 티저(SNS를 안하므로 티저가 올라왔다는걸 아는 수단은 공카 알림)를 보고 잠자리에 들어서 매일매일을 현생때문에 지치면서도 설레면서 보내고 있어.


글은 진작에 쓰기 시작했지만, 내가 글쓰는 스타일이 (쓰면서도 지칠 정도로) 분량을 엄청 벌려서 쓰기 시작하는데다, 퇴근하면 소파에 뻗으랴 영상 찾아보랴 계속 질질 끌다가 1주일이 넘겨서야 다 썼네. 이제 씨디는 고를거 없이 3종 다 살거고(팬싸를 노리고 몇십장 몇백장 사는건 불가능....), 다음주에 스밍 시작하고, 다다음주에 문투할 생각, 애들이 이번엔 어떤 무대를 보여줘서 즐거워질지를 생각하니 너무나도 뽕차오르고, 현생의 스트레스는 없어지지는 않지만 치솟고 있는 덬질 행복도에 줄타기를 하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어.


지금까지 엄청 긴 글 읽느라 덬들도 지쳤을텐데 여기까지 읽어줘서 고마워! 8일 남은 어쩌나에도 많은 관심 바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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