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덬은 겁이 많아서 잔인하거나 무섭다고 하면 영화들 다 거름.
아저씨나 신세계 같은 작품도 못 봤고 부산행도 좀비물이라고 해서 애당초 제꼈음 ㅠㅠ
근데 내가 또 매드맥스 같은 액션물 자체는 좋아하는데 ㅋㅋㅋ 스퀘어에 부산행 글 올라와서 읽다가 재밌을 것 같기도 해서
영화취향 비슷한 친구한테 물어보니까 니가 좋아할 것 같다고 추천해줘서 어젯밤에 봤는데 진짜 재밌었음..
좀비들 막 수백명이 쏟아져 나오고 어마어마한 속도로 달려드는데 쾌감 쩔 ㅋㅋㅋㅋㅋㅋㅋ
겁쟁이인 내가 한번도 눈 안 가리고 그냥 쭉 재밌게 봤어.. 지금 검색해보니 19금도 아니고 15금이었네..
왜 지레 겁 먹었을까 극장에서 봤으면 더 재밌었을텐데 억울하다 ㅠㅠㅠㅠㅠ 흑흑.. 나는 바버야...
KTX라는 공간에 한국 사회 현실을 그대로 축소해놓고 인간 심리를 파고든달까 사회 비판적 요소가 있는 것도 좋았고
굉장히 시원시원한 좀비물이면서 휴머니즘적인 영화인게 재미있는 부분이었어.
개봉 당시에는 단점이 엄청 부각돼서 호불호가 갈렸던 것 같은데 내 기준 장점이 굉장히 강력하고 매력적인 작품이라 너무 좋았음
저 정도의 좀비 액션이 한국에서 가능하다니...! 좀비물인데 외국꺼 베낀 느낌이 아니라 한국사회에 그대로 녹여낸 느낌
특히 나는 그 최우식 역할이 기억에 오래 남더라고.
겁 먹으면서도 열심히 싸웠는데 좀비 된 야구부 친구들은 차마 공격하지도 어쩌지도 못해서 괴로워하고
안소희가 마지막에 좀비에 물려버려서 얘를 두고 떠나야 한다는걸 알면서도
차마 못 떠나고 방어도 안하고 그냥 붙잡고 엉엉 울다가 물려버리는 장면도..
아직 사회에 물들지 않은 순수함이 왠지 슬퍼서 영화 끝나고도 계속 머릿 속에 맴돌아
암튼 늦게라도 좋은 영화를 보게 돼서 기쁘고 아이맥스 같은데서 재개봉 한번만 해줬으면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