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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공대 대학원 박사과정 졸업하는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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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22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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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넘는 얘기를 후기로 쓰면 너무 길거같으니까 짧게씀

대학원 가려고 맘먹은건 3학년때야 학부가 재료공학부인데 우리학교만 그런건지 재료공학부 자체의 특성인지는 모르겠지만 재료공학부가 학부때 배우는게 약간 물리학과 1/3 화학과 1/3 기계공학과 1/3 이렇게 섞어놓은거 같이 기초학문을 주로 배우거든

재료공학부 학부를 졸업할때쯤 되면 거의 대부분의 공대생이랑 전공관련해서 대화가 되는데 되게 뭐라고해야되나 지식이 얕은거같은 기분이 들엌ㅋㅋ 실재로도 좀 그런 감이 있고 

그래서 전공과목 본격적으로 듣기 시작하는 3학년쯤부터 대학원 갈 생각을 했어 그래서 졸업학년 2학기부터 연구실 들어가서 준비하기 시작했고...

글을 잘 못쓰는편이라 장점이랑 단점 나열하는식으로 쓸게

먼저 장점.

대학원에 가면 물론 전공관련해서 공부가 깊어지는 것도 장점이지만 진짜 '연구'하는 능력을 배우는건 대학원부터인 것 같아 이건 우리 학부 특징일수도 있는데... 우리 학부 같은경우에 기본적인 실험과정만 졸업학년쯤 되서 배우고 논문이란걸 쓰긴 하지만 대학원 들어와서 그때 내가 쓴 거 돌아보면 어처구니가 없는 수준이라... 

강의에서 가르치는걸 받아들이는게 주가되는 학부때랑 달리 다른사람의 연구결과를 비판적으로 받아들여서 내 연구를 하다보니까 좀 더 능동적으로 지식을 수집하게 되는거 같아

그래서 대학원 와보면 연구역량은 학부때 얼마나 공부를 잘했는가가 막 정비례로 비례하진 않아. 막 숨마쿰라우데 받아서 학부 졸업한애들도 대학원오면 연구주제관련해서 제대로 진행 못하면서 헤메는 경우도 많고 학부 학점 2점대였어도 대학원와서 논문팍팍쓰면서 잘나가는애들도 있고

아 그리고 이건 학교, 그리고 연구실에 따라 다르겠지만 우리 연구실 같은 경우엔 1년에 한번씩 해외학회를 보내줘. 학회기간이 보통 3박4일 혹은 4박5일 이렇게 잡히는데 방학기간일 경우에 한 3일-4일정도 더 잡아서 여행다닐 기회도 많이 생겨.

나같은 경우엔 대학원 와서 중국 한번, 스페인 한번, 이탈리아 한번, 프랑스 한번, 독일 한번, 호주 한번... 뭐 이런식으로 해외여행을 다녔어 돈도 여비지원이 되니까 저렇게 다녀오는데 내돈은 한 20-30정도밖에 안쓰거든. 해외 여행 경험 느는것도 좋고 당연하지만 학회 경험하면서 해외 연구는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보고

당연히 해외학회 나가면서 발표도 하고 교류도 해야하니까 영어 관련해서도 느는 부분이 있고... 

뭐 또 당연한거지만 연구실 자체가 회사랑 비슷한 구조로 돌아가다보니까 사회생활 적응을 약간 예습?같은 느낌으로 받기도 해 1-2년차땐 사원입장에서, 3년차 넘어가면서 부터는 중간관리직 입장에서 잡무랑 연구를 진행하거든. 대학원 박사 졸업하고 들어가면 보통 과장 or 1년후 과장 정도의 직위를 주는데 거기 다 이유가 있는거 같아

그리고 나는 좋은점이라고 생각하는데... 사람마다 좀 다를 수 있겠다 사건이나 남의 의견을 보는 시각이 좀 비판적으로 변해 연구하면서 다른사람 연구를 보다보면 가설에 대한 검증절차가 부실한 경우가 보여 그런걸 비판적 사고 없이 받아들이다보면 관련연구를 하는 내가 연구방향을 제대로 잡을 수 없다 보니까 관련 논문 볼때마다

관련 논문 찾아볼때마다 논문의 논리적 오류랑 증거의 타당성이나 적합성같은걸 확인하게 되거든. 뭐 나쁘게말하면 의심병이 심해져 ㅋㅋ


단점은

대표적으로 생활이 되게 힘들어 개인적으로 취미생활같은거 하기가 되게 힘들어. 아 물론 다 하면서 대학원생활하려면 얼마든지 할 수 있어 졸업까지의 기간이 길어지는거지... 나같은경우 보통 9시 30분 출근해서 일찍퇴근하면 8시 평소엔 11시에 퇴근하는 생활을 했어 그나마 1-2년차때는 7시-8시 퇴근하는 일이 좀 있었는데 3년차 넘어가니까 그것도 안되더라 

그러다 보니까 인간관계도 되게 좁아져 연구관련해서 만나는사람들 아니면 뭐 언제 모이자 언제 모이자 해도 보기가 정말 힘들어. 주말에도 보통 연구실에 있으니까 ㅠㅠ

또 깊게 보는 능력이 향상되는 만큼 시야가 좀 좁아져. 내 이론에 대한 아집같은것도 좀 늘고... 왜 유명한 석사/박사/교수 비교글중에 그 파리 앞발 어쩌고 하는거 있잖아? 그게 전적으로 맞다고는 생각 안하는데 사물을 보는 시야 관련해서는 막 엄청 틀리진 않는거같아. 

아 그리고 업무시간이 앞에 말했듯 말이 안되다 보니까... 몸도 좀 망가지는거같아ㅠㅠ 겉으로 보기에도 그렇고 속으로도 좀 아포... 건강검진 받아보니까ㅠㅠ

 



나는 석사/박사 통합해서 졸업까지 5년 반이 걸렸는데, 전체적으로 이 과정이 시간낭비라고는 생각하진 않아 잃은것도 있지만 얻은게 더 많다고 생각하거든. 

근데 나같은경우 박사졸업을 일반적인 경우에 비해 일찍한 편이거든 특히 공대같은경우에 석사/박사 합쳐서 6년-7년은 기본이고 오래하는사람은 8년-10년 이렇게도 하니까 ㅠ


그래서 대학원을 가려고 할때는 여러가지로 생각해봐야 하는거 같아. 크게 생각해볼 요소는 음... 

일단 첫번째로 학비문제. 석박통합을 하더라도 3년간 등록금을 내야 해. 내가 다녔던 연구실 같은 경우엔 한달에 70~100정도를 유동적으로 주고 등록금 지원은 없었어. 국립대라 등록금이 비싼편은 아니고 350에서 400사이였는데... 

등록금을 부모님께서 지원해주실수 있는 상황이 아니면 생활이 불가능하고 등록금을 내주시면 스스로 생활하는데는 큰 지장이 없는 정도? 나 같은 경우엔 집에서 너 공부하는 돈까진 내주겠다. 라고 하셔서 생활엔 불편함이 없었는데 연구실에 등록금지원 못받고 다니는 애들 보면 따로 과외도 하고 연구실생활도 하고 고생이 많더라...

그리고 시간적 문제가 있겠지. 당장 내가 돈을 벌어야 하는 상황이면 대학원에 올 수 없겠지 이건 뭐 당연한 얘기니까 넘어갈게.

또 약간 운적인? 문제가 있어. 연구분야도 당연하지만 운이라는 요소가 작용하지 않을수가 없어... 사람생각이 비슷하다보니까 내가 연구하고 있는 주제를 다른사람도 연구하고 있을 확률이 꽤 있거든? 내가 연구를 하고 있는 와중에 다른그룹에서 같거나, 혹은 비슷한 연구주제로 발표를 해버리면 내가 그 주제로 논문을 못내... 
그럼 여태까지 연구해서 마무리까지 왔던게 마무리가 안되고 또 늦춰지고 늦춰지고 하는거야 이렇게 되면 실재로도 힘들고, 심정적으로는 배로 힘들어 엄청 허탈하거든...
학부때 쌓아둔 지식은 도움은 되지만 연구역량이랑 직접적으로 관련되지는 않아. 숨마쿰라우데 받고 졸업한 사람이 대학원 와서 연구주제나 방향 제대로 못잡고 헤매는 경우도 있고 학점 2점대 이렇게 찍고 대학원 들어온 사람이 논문 팍팍 쓰면서 연구성과 쌓는 경우도 있고... 연구라는게 의외로 성실함과 노력, 그리고 운의 영역이야


마지막으로 본인의 의지 문제야. 대학원생활이 되게 길어 진짜 짧아도 5년이고 길면 8년까지도 하는데 이 기간동안 돈을 많이 버는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심신이 편한것도 아니고... 이 생활 버텨낼수있는 본인의 의지가 필요해 취미생활 챙기기가 쉽지가 않다보니 어디서 위로받기도 쉽지 않아 ㅠ 





공대덬이라 그런가 글을 잘 못써서(...) 장황해졌네 혹-시 공대다니고 있고 대학원 갈 생각 하고 있는 덬들 있으면 댓글로 물어보면 대답해줄게 뭔가 쓰고싶어서 썼는데 횡설수설한거 같닼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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