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덬이 예전에 시험준비할 때 일이었음
시험도 얼마 안 남았는데 공부는 너무 안 되고 기분도 우울해서 근처 스벅으로 도망나와 공부하고 있었지
그런데 어떤 대학생쯤 된 남자가 내 앞으로 와서 잠시만 시간 내주실 수 있겠냐고 물어봤어
겉보기에 인상도 괜찮고 흔히 말하는 훈남상에 이상한 사람같진 않았음 그래도 보기만 해서는 모르니까 좀 인상쓰면서 왜 그러시냐고 물었음ㅋㅋㅋ
그러니까 자기가 신학대 학생인데 레포트에 참고할 설문조사를 해야 한다나? 그런데 그게 어려운 게 아니고 심리테스트라서 잠시만 시간 내주시면 정말 감사하겠대 워낙 공손공손 사정사정 하길래 나도 뭐 심테 정도야...하고 그냥 알았다고 했음
좀 오래된 일이라 기억이 약간 희미한데 일단 비가 내리는 걸 그리고 우산을 쓰고 있는 내 모습을 그렸던가 주변 풍경도 그려보라길래 집이랑 꽃 초딩그림같이 대충 그렸음ㅋㅋㅋ
그걸 보고 나더니 뭐 지금 어려운 상황이 있는데 그래도 본인이 그걸 많이 힘들다고 생각하진 않는 것 같다 블라블라 어쩌구 저쩌구 하더라고 나는 그냥 그런가 아닌것 같기도 하고 생각하면서 대충 듣다가 그냥 예 그렇군요 했던듯ㅋㅋ 그러다가 갑자기 주제가 쓸데없는 얘기로 튐
-대학생이세요?
-아뇨
-죄송한데 나이가 어떻게 되시나요?
-2n이요
-되게 동안이시네요 저랑 비슷하실 줄 알았는데
마지막 말 듣고 뻘하게 기분이 좀 나아짐ㅋㅋㅋㅋㅋㅋ 사실 나덬 동안 아니랔ㅋㅋㅋㅋ 그리고 뭐 아 사람 구하기 힘들었는데 정말 감사합니다 어쩌구 그러면서 이름이랑 전화번호를 물어보는 거야 나중에 작게 사례라도 하고 싶다면서 그래서 안 그러셔도 된다고 두어번 그러다가 결국 연락처를 적어주긴 했음

그러고 나서 친구들한테 얘기하니까 혹시 사이비종교 같은 거 아니냐고 조심하라 그랬는데 연락이 전혀 안옴 ㅇㅅㅇ 이게 벌써 2년이 다 되어가는 일인데 나도 잊고 있다가 갑자기 생각나서 써본다ㅋㅋ 조금 찜찜하고 별로 맞지도 않고ㅋㅋㅋㅋ굉장히 뜬금없는 심테였다고 한다 요즘에 신천지도 활개치고 이상한 사람들이 많아서... 혹시나 이 사람도 그런 거였나 싶은데 어찌됐든 이상한 연락 안 왔으니 다행이라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