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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문과 성향인 아이가 수학을 (일부나마) 재미있게 배우게 해 준 책 후기 (스압)
2,028 21
2024.05.08 01:42
2,028 21

후기방 쭉 보다 보니.. 살짝 육아 고민? 에 관한 게 많이 보이더라고!

그래서 내 경험이 이 세상 누군가, 정말 단 한 명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한번 써 봤어. (두서없어도 이해 부탁해..!)

 

제목대로 '문과 성향'인 아이는 사실 나였어 ㅋㅋㅋ 지금은 서울 중상위 공대 다니고 있고, 부모님도 이과셨지만 자타가 공인하는 '문과 성향 짙게 타고난 아이'가 나였음.

어느 정도였냐면 지금 다니는 대학도 수능 국어+영어 점수를 무기로 왔을 정도...

이과 주제에 수능 국어 상위 1% 이내, 영어 고정 1등급이 나였닼ㅋㅋㅋㅋ

문과 안 가고 이과 간 이유도 '수학이 좋아서' 가 아니라 '과학이 좋아서' 였어. 약간 말이 이상한데, 교내 과학 대회는 웬만한 거 다 시상해 오고 시/도 대회, 그 이상까지 올라가 봤으면서 수학은 정말 단 한 번도 상 못 받아본, 그래서 입시 체제 하에서 엄마 속 터지게 한 애였어.

왜 문과 안 가냐고 고 2 올라갈 때 집안 뒤집어지게 싸우기도 했지만... 과학이 좋았어서 후회는 없다!
 

내가 어느 정도였냐면

모의고사: 수학은 곧 죽어도 안 나오는데 과학은 전교권, 그래서 늘상 학교 모의고사 순위표에서는 첫 페이지.

(수학 말아먹은 이과 애가 종합 등수로는 상위권 들었다 하면 감이 오려나..?)

내신: 언제나, 100%, 과학을 수학보다 잘 봄. 과학은 재밌다고 알아서 좋다고 공부하는 애가 수학만큼은 힘들어 죽다가 결국 정신과까지 감. 

(근데 또 제일 잘하는 과학 과목은 물리였...) 

 

그래서 대학 오기 전까지 부모님 속 어지간히 썩였고..ㅎ 

 

아무튼 어찌저찌 대학 오고 나서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수학이 내가 극단적으로 이해가 빨랐던 파트와 아닌 파트가 굉장히 극명했더라고. 그리고 그 '이해가 빨랐던 파트' 들은 내가 어쩌다 보니? 자라면서 나름의 방법으로 익혔던 상태였고.

그런 내 시간들이 혹시라도 이게 수학 때문에 힘들어하는 누군가한테는 조금, 아주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글 써본다..!

 

1. 판타지 수학대전 (절판, 이북 판매 중)

: 진심진심 아동용 수학만화, 초-중등 정도 아동의 눈높이에 맞게 수학 개념을 풀어낸 책 추천하라 하면 난 무조건 이거 추천할 거임.

(ㅋㅋㅍ 등지에 ebook으로는 판매되고 있으니 관심있는 덬들은 구입하는 것도 강력 추천!)

 

진짜 거짓말 안 보태고 난 이걸로 집합, 함수, 원의 넓이 공식 '유도' 와 '증명' (애 수학 가르쳐 본 덬들이라면 알겠지... '증명하라', '왜 그런가' 문제에 애들이 얼마나 학을 떼는지)에 대한 이해, 무리수의 개념 등 온갖 걸 다 배웠었어. 

1권에서 '수'에 대한 개념부터 차근히, 그리고 갈수록 그 위에 개념을 쌓아 올리는 구조라 정말 무리 없이 읽을 수 있다! 더 무서운 건 이렇게 쭉 속도 빼서 대학 수학까지 소개하는데도 스토리로 초등학생을 사로잡았었다는 거...

(*집합 - 고교 1-2학년 과정임. 근데 그걸 초등학생이 이게 뭐다.. 하고 첫 발을 뗄 수 있게 해줬던 게 이 책이야. 이거 읽고 아버지한테 '집합', '여집합' 이야기했다가 아버지가 깜짝 놀라셨었음. 벌써 그거 배우냐고.)

전집] 판타지 수학대전 시리즈 11~17권 세트-11번가 모바일

 

2. 수학 마왕 (이건 아예 절판. 그러나 찾아보니 아직도 중고책은 알음알음 거래되고 있는 듯)

: 이것도 만화책! 판타지 수학대전이 '수'의 개념부터 시작해서 대학수학까지 수학의 수많은 개념과 원리를 쭉쭉 소개하는 느낌이라면, 이건 철저히 '초등교육과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음. 그러나 이것도 그저 재미있었고...

내 기억으로 여기서 도형 넓이 구하는 법 다 익히고 + 닮음이라는 개념 처음 배우고 + 분수 계산을 왜 저렇게 하는지 그림으로 완전히 이해했었음.

(아예 분수 계산 하는 법을 만화 한 컷 한 컷 그림으로 설명해 줬던 기억이 나. 자꾸 보다 보니 나중엔 그 흐름을 이해했어서 학교 수학 시간, 동네 공부방 학습지가 수월했었음.)

*yes24 책소개 보니 아예 '초등학생들이 어려워하는' 수학 개념(분수, 도형, 도형 넓이 계산 등)에 초점을 맞춰서 짜여졌다고 되어 있네! 그 시절 초등학생 중 한 명은 이미 구하셨습니다ㅠㅠㅠㅠ

AYHQBM

3. 개념씨 수학 나무 시리즈 
(동화 시리즈. 이건 현재도 계속 출판되고 있는지 아닌지는 모르겠다... 그냥 내 기억상 '이 동화가 맞다' 라는 것만 알고 있음)
: 이 책도 철저히 초등교과 과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음. 그러나 '동화책', 진짜 소위 말하는 미취학 아동도 읽을 만한 구성의 동화책임을 고려하면 내용 구성하는 게 절대 만만하지는 않았을 듯...

아직도 기억나는 건 '사각형의 종류와 그 정의'를 소개했던 동화! KEAuQK
(제목 찾아보니 '사각사각 나라의 왕자는 누구?' 라는 동화였네 ㅎㅎ) 

아마 이거 읽었을 때가 초등학교 2학년? 3학년? 쯤이었을 거야. 요걸로 정사각형 평행사변형 직사각형 사다리꼴 등등을 모조리 외워 버렸던 꼬맹이가 나...

이거랑 저 수학마왕 덕분에 아직도 기억나는 게, 4학년 때였던 거 같은데 평행사변형 넓이 구하는 거 선생님이 처음 진도 나갈 때 했던 생각이 '저 당연한 걸 왜 수업까지 하지?' 였닼ㅋ

시리즈로 수십 권 되는 동화였는데 제일 좋아했던 건 저거였음! 찾아보니까 아직 일선 서점들에 남아 있는 거 같네 :)

 

 

이거 말고 몇 권 더 있었던 거 같은데, 제목이 기억 안 나서 못 쓰겠다ㅠㅠ

 

그래도 저렇게 책으로 수학 이렇게 저렇게 배우고 나니까 굉장히 편했던 건 개념 땜에 따로 뭘 더 할 필요가 없었다는 거!

수학은 처음에 잘 다져놓지 않으면 언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은 과목인데, 바꿔 말하면 한 번 잘 배워 두면 두고두고 평생 써먹을 수 있다는 거니까 :)

개인적으로 더 좋았던 건 저 개념들이 외국 간다고 바뀌는 건 아니라서  잠깐 해외살이 했을 때도 수학으로 고생은 안 했던 거! 

어차피 개념은 똑같으니까. 나는 거기서 쓰는 이름만 어찌저찌 알아들은 뒤 답안지에 풀이 과정만 잘 써서 제출하면 만사 오케이였다..ㅎ

그리고 대학 와서도 항상 느끼는 게 수학은 거의 사실상 만국 공통어임. 영어로 답안 서술할 자신 없을 때 물리랑 수학 수식 계산 과정 쭉 써 내면 교수님이 알아서 채점해 주셔 ㅋㅋㅋ

 

아, 그리고 대학 오고 어머니께 말씀드렸던 건데, 집에서, 학원에서 교구로 수학 수업할 때 당장 못 알아듣는 거 같다고 너무 조급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아이가 그걸 어머니 마음에 차도록(?) 표현을 못할 뿐, 그 때 했던 경험은 언제든 아이의 학업에 도움이 될 거임. 내가 그랬으니까.

맞벌이 부부셨어서 어머니가 수학을 봐 주시기보다는 동네 공부방, 교구 학습을 같이 하는 작은 학원에 나를 보내셨었는데, 거기서 삼각형, 사각형 도형 배울 때 도형판에 고무줄로 직접 도형 만들어 보고 했었어. 

물론 그 때 어머니 바램(?) 대로 단원평가 100점, 올백 이런 건 못 맞아왔었지... 그런데 그렇게 고무줄로 좌표평면 위에 뭔가를 그려 본 경험, 고무줄이라는 탄성체로 특정 방향 위에 그려 본 경험이 나중에 '기하와 벡터' 에서 '벡터'를 이해할 때 진짜 도움 많이 됐었음. 고무줄로 어느 점에 거느냐에 따라서 그 방향과 길이가 달라지는 걸 본, 그 경험이 벡터라는 개념을 머릿속에 그리는 데에 확 연결이 됐다고 해야 하나? 

+) 지금 쓴 수학책들 읽은 곳도 동네 수학 학원, 학교 도서관 이런 데였어 ㅎㅎ 

그래서 대학 붙고 어머니께 그랬음. 그 때 바쁘셨을 텐데 나름 이거저거 알아보고 좋은 데 보내 주셔서 감사하다고.

 

진짜 별거 아닌 글이지만.. 정말 뭐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혹시 이런 글 안 되면 삭제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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