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그외 10년 넘게 숙제처럼 가지고 있던 전남친에 대한 미련을 정리한 후기
1,729 1
2024.05.02 00:11
1,729 1
나의 전 연애는 10년도 더 전. 너를 만난 후에는 아무도 만나지 않았..아니 못했다가 맞는 말일까. 그래서일까, 아니면 전화로 헤어지자 말하고 다시 보지 못 해 남은 미련 때문일까. 계절이 바뀌고 시간이 흘러서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고 사라지고 썸 타던 사람이 있다 없어진 수 많은 시간동안 너는 늘 내 마음속에 숙제처럼 자리잡고 있었어.


매 해마다 너와 갔던 곳을 한 번만 더 가면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에 호기롭게 기차도 예약하고 계획도 세우지만 번번히 실패했지. 사실 가기 귀찮은거였던걸까, 아님 너를 내 마음속에 계속 두고 싶었던 걸까.


너무 오랫동안 내 맘의 숙제였어. 너는.

청승맞고 한심하다고 보는 사람이, 이해 못 하는 사람들이 더 많겠지만 나는 꼭 너를 정리하기 위해 너와 갔던 곳을 한번 더 가고 싶었어.


그래서 나, 드디어 갔다왔다.


그게 뭐가 어려웠을까.


가는 기차 안에서는 눈물이 차오르기만 했는데, 지하철을 타니까 눈물이 후두둑 떨어지더라. 앞 사람이 저 사람 왜 저러나 쳐다보는 동안 계속 눈물이 났어. 너를 너무 오래 마음에 두고 있던 죄책감 내지는 미안함이였겠지. 너는 잘 살고 있을텐데 내가 너무 내 마음속에 25살의 너를 가둬둔건 아니였을까.


너와 갔던 곳들, 당연하게도 많이 변했더라.

그리고 그 곳에 서있는 나도 그때의 나도 아니고.

당연히 어딘가에서 잘 살 너도 그때의 너가 아닐테지.


많이 울고, 많이 웃고, 그리고 드디어 너를 내 마음 속에서 보내주고 왔어.


10년 넘게 내 마음의 위안이 되줘서 고마워.

힘들고 지친 나를 어둡던 세상에서 꺼내주려고 했던 그 마음, 잊지 않고 앞으로 남은 삶 잘 살아볼게.


있지. 대신에 혹시 우리가 그 때로 다시 돌아간다면, 그래서 우리가 또 만난다면 말야. 그때도 내 손 잡아줘. 

너의 그 손 덕분에 내가 살아있어. 숨 쉬면서. 

혹시 내가 그 때 또 내민 손을 잡을 수 있다면 죽겠단 소린 안 할게. 많이 웃을게. 또 똑같이 헤어진다고 해도 웃으면서 직접 만나서 헤어질게.


내 숙제의 끝은 너를 지우는 일이 아니라 너를 내 마음속에서 놓아주는 일이였다는 것을, 너를 더 이상 내 마음의 위안으로 삼지 않도록, 미래를 나아갈 수 있도록 너를 버리고 오는 길이였다는 것을. 끝내고야 알았어.


텅 빈 내 마음은 조금 외롭지만 어쩌면 또 다른 새로운 일이 있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잠들게.

목록 스크랩 (0)
댓글 1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올리브영X더쿠💚] 올영 기프트카드 5만 원권 드림니다!⭐️ <올리브 컬러업 챌린지> 증정 이벤트 977 06.13 32,680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4,318,380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5,083,577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1,537,289
공지 성별관련 공지 (언급금지단어 필수!! 확인) 16.05.21 22,763,475
모든 공지 확인하기()
152663 그외 돌발성난청으로 고막주사맞고 부작용 온 초기 3 19:25 82
152662 그외 가족이 정신과 다니는게 불안한 초기 5 18:09 332
152661 그외 한복치마입고나갔다가 훑음 당한 후기 11 18:05 689
152660 그외 어떤 사실을 받아들이는데 굉장히 오래걸리고 있는 후기 1 16:57 326
152659 그외 블투 키보드 살말 고민되는 초기 9 16:06 197
152658 그외 넉넉했으면 밖에 잘 돌아다녔을거 같은 덬 있는지 궁금한 후기 15 15:54 685
152657 그외 애없이 이혼한 덬들 있니? 인간관계가 어때? 5 13:59 1,134
152656 그외 런데이 3주차 중기 3 13:21 409
152655 그외 30대에 처음으로 돈 벌기 시작해서 잔고가 500만원이 된 후기 14 12:25 1,541
152654 그외 조그만 소리에도 예민한 덬들 있는지 궁금한 중기 8 12:19 381
152653 그외 여름에 의자에 좀 앉았다일어나면 의자에 허벅지땀 보통 이 정도인지 궁금한 중기 11 11:41 657
152652 그외 덬들 집은 몇도이고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궁금한 후기 12 11:38 365
152651 그외 결정사(결혼정보회사) 횟수제vs기간제 중 고민 중기 3 10:33 529
152650 그외 가족의 절약정신이 피곤한 초기 16 10:18 1,144
152649 그외 오후만 되면 앞머리가 떡지는데 해결법이 궁금한 후기 ㅠ 8 10:03 475
152648 그외 결혼식 때 드레스에 좀 더 투자할걸 후회되는 후기 7 09:58 1,155
152647 그외 내가 너무 예민하고 답답한 성격인 것 같은 중기 2 09:32 406
152646 그외 양치하는 거 남들한테 보여주는거 비매너인지 궁금한 초기 14 08:08 1,230
152645 그외 다들 창문을 열어두는지 / 닫아두는지 궁금한 중기 20 07:03 647
152644 그외 건강한 다이어트 했는데 삶의 질이 너무 떨어진 후기 23 05:11 1,6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