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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10년 넘게 숙제처럼 가지고 있던 전남친에 대한 미련을 정리한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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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2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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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전 연애는 10년도 더 전. 너를 만난 후에는 아무도 만나지 않았..아니 못했다가 맞는 말일까. 그래서일까, 아니면 전화로 헤어지자 말하고 다시 보지 못 해 남은 미련 때문일까. 계절이 바뀌고 시간이 흘러서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고 사라지고 썸 타던 사람이 있다 없어진 수 많은 시간동안 너는 늘 내 마음속에 숙제처럼 자리잡고 있었어.


매 해마다 너와 갔던 곳을 한 번만 더 가면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에 호기롭게 기차도 예약하고 계획도 세우지만 번번히 실패했지. 사실 가기 귀찮은거였던걸까, 아님 너를 내 마음속에 계속 두고 싶었던 걸까.


너무 오랫동안 내 맘의 숙제였어. 너는.

청승맞고 한심하다고 보는 사람이, 이해 못 하는 사람들이 더 많겠지만 나는 꼭 너를 정리하기 위해 너와 갔던 곳을 한번 더 가고 싶었어.


그래서 나, 드디어 갔다왔다.


그게 뭐가 어려웠을까.


가는 기차 안에서는 눈물이 차오르기만 했는데, 지하철을 타니까 눈물이 후두둑 떨어지더라. 앞 사람이 저 사람 왜 저러나 쳐다보는 동안 계속 눈물이 났어. 너를 너무 오래 마음에 두고 있던 죄책감 내지는 미안함이였겠지. 너는 잘 살고 있을텐데 내가 너무 내 마음속에 25살의 너를 가둬둔건 아니였을까.


너와 갔던 곳들, 당연하게도 많이 변했더라.

그리고 그 곳에 서있는 나도 그때의 나도 아니고.

당연히 어딘가에서 잘 살 너도 그때의 너가 아닐테지.


많이 울고, 많이 웃고, 그리고 드디어 너를 내 마음 속에서 보내주고 왔어.


10년 넘게 내 마음의 위안이 되줘서 고마워.

힘들고 지친 나를 어둡던 세상에서 꺼내주려고 했던 그 마음, 잊지 않고 앞으로 남은 삶 잘 살아볼게.


있지. 대신에 혹시 우리가 그 때로 다시 돌아간다면, 그래서 우리가 또 만난다면 말야. 그때도 내 손 잡아줘. 

너의 그 손 덕분에 내가 살아있어. 숨 쉬면서. 

혹시 내가 그 때 또 내민 손을 잡을 수 있다면 죽겠단 소린 안 할게. 많이 웃을게. 또 똑같이 헤어진다고 해도 웃으면서 직접 만나서 헤어질게.


내 숙제의 끝은 너를 지우는 일이 아니라 너를 내 마음속에서 놓아주는 일이였다는 것을, 너를 더 이상 내 마음의 위안으로 삼지 않도록, 미래를 나아갈 수 있도록 너를 버리고 오는 길이였다는 것을. 끝내고야 알았어.


텅 빈 내 마음은 조금 외롭지만 어쩌면 또 다른 새로운 일이 있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잠들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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