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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결국은 잘 살고 있는 듯한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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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4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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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때는 공부도 안해서 뒤에서 2등, 그 찍어서도 맞기 힘들다는 과목 0점도 맞아본 공부는 지지리도 안하는 모지리였어

공부는 하기 싫고 그렇다고 하고 싶은 것도 없으니까 돈이라도 벌겠다고 실업계를 갔는데 거기서도 자격증은 안따고 놀기만 함


학교에서 취업 시켜줬는데 일 지지리도 못해서 3개월 만에 나오고 졸업하고 나서도 3년간 취업해도 1~2개월 일하다 나오기를 무한반복

자격증 취득해서 다른 직종 일을 하겠다고 부모님 돈 받고 도서관 다녔는데 막상 도서관 가면 폰 만지고 놀기만 함


꼴에 노는 거 들키고 싶지 않아서 자격증 취득했다고 거짓말함

나중에 합격한 거 보여달라고 했는데 못보여줘서 들킴


3년동안 가족들한테 온갖 모진 소리 들으면서 일어나있으면 온라인게임을 하고 혈육 지갑에 돈 몰래 꺼내가서 쓰는 등 한심하게 살다가 문득 생각이 듬

이대로 살다간 정말 인생 망하겠구나

스물세살에 갑자기 머리를 얻어맞은 것처럼 내 인생이 이정도로 죽창나있다는 것을 깨닳음


그래서 혈육한테 처음으로 인생 상담을 받았고 혈육은 내가 드디어 정신차렸구나 싶었는지 가기 싫어하던 대학을 가자고 함

나는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혈육 말대로 대학을 가려고 했는데 선뜻 부모님한테 말하지 못함


망나니처럼 밤새 게임만 하다 자는 날백수로 3년을 살았는데 부모님이 날 믿어줄까 하고

혈육이 자기가 부모님 설득할테니까 마지막 기회니 제대로 하라고 함


그리고 대학을 가고 과제도 열심히 하고 시험공부도 열심히 함

밤새가면서 공부해서 위궤양까지 걸릴 정도로 몸이 안좋아졌음

근데 장학금도 받고 성적도 좋으니까 날 보던 부모님의 시선이 달라지기 시작함


부모님은 나한테 드디어 다른 평범한 사람처럼 뭘 하고자 마음 먹은 게 보여서 너무 기뻐했고

그런 날 정신차리게 해준 혈육에게 너무 고마워함

짐승만도 못한 삶 사는 애 사람 만들었다고



대학 졸업할 때 전공 자격증을 엄청 많이 취득하고 학점도 준수하게 졸업함


그리고 취업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블랙기업에 취업함

밤 10시 넘는 야근은 기본이고 주말 출근, 공휴일 출근하는데 수당 안줌

2년동안 최저임금임 연봉협상 없음

업무강도가 너무 빡세서 입사 초반에 상사 앞에서 엄청 질질 짜고 그런 나를 보고 상사는 왜 우냐고 직장을 직장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고 혼냄


그런데 그 직장에서 2년을 다님

초반에는 질질 짜고 그만 두겠다고 쌩난리를 부렸는데 체념인건지, 익숙해진 것이 사람이 점점 무뎌지더라

상사가 말도 안되는 걸로 뭐라 해도 헹ㅋ 어쩌라고 이 생각으로 다님

직장 내 괴롭힘 수준으로 괴롭혀도 이 씹새끼ㅅㅂ 죽어도 내가 먼저 안나간다 라는 생각으로 버티다 서울로 상경할 기회가 생겨서 그만 두게 됨

엿같은 상사보다 먼저 그만 둬서 진 느낌이긴한데 이 기회를 놓칠 수가 없었음


혈육이 서울에 먼저 상경해있었는데 혼자 살기 적적해서 같이 살지않겠냐는 제안을 함

그래서 생각치도 못한 상경을 했는데 다행히 먼저 자리잡은 혈육 덕분에 비용도 그리 들지 않고 집을 나올 수 있었음


그래서 지금은 서울에서 자리잡고 살고 있어

심지어 지금 직장에서는 너무 잘한다고 항상 칭찬만 들으면서 살고 있음

나도 내가 하고 있는 일을 너무 사랑해



불과 5년전만 해도 나는 구제불능 쓰레기라고 생각하고 영 아니다싶으면 부모님이랑 혈육한테는 정말 미안하지만 자살해야 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지금은 아니야


좋아하는 최애 굿즈로 방을 도배하고 싶고 맛있는 것도 먹고 싶고 혈육이랑 서울탐방 많이 하고 싶어


요즘 하루하루가 행복하다



이런 얘기 말할데가 없고 예전의 내 모습이 너무 부끄러워서 후기방에 푸념하듯이 써

예전에는 우울한 얘기밖에 안했는데 처음으로 긍정적인 얘기를 썼어

쓰레기 같은 삶을 살던 내가 결국은 잘 살고 있는 것처럼 덬들도 모두 잘 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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