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정도 쉼없이 달리다가
몸이 여기저기 고장나서 결국 직장을 그만뒀어
이 병원 저 병원 다니면서 아픈데를 고치고
어떤 날은 속이 뒤집혀서 입원하기도 하고
너무 쪄버린 살을 빼려고 운동하다 관절이 나가버려서
지방 흡입수술도 받았어
사실 벌어둔 돈으로 지방이지만 아파트도 하나 장만했고
병원비만 아니면 돈도 크게 쓰지 않는 편인데
그 놈에 병원비가 복병이라 지출이 생각보다 커졌어...
4개월 째 쉬는 중인데 빨리 취업을 해야하나
나이도 많은데 뭘 해서 먹고사나 걱정 뿐이야
그러다가 장례지도사를 생각하게 됐는데
염하는 과정이라던지 그런걸 배워서 자격증을 따야겠다 생각이 들더라고
알아보니까 필기+실습까지 교육비가 98만원이라고 해
근데 막상 하려고 하니 난 이미 자격증이 참 많거든...
따기 어려운 것도 쉬운것도 있었지만 안 쓴다는 점에선 똑같아
장례지도사도 교육비 들여서 땄다가 또 처박템이 될까봐 걱정돼
나는 레몬나무에 물을 주고
집에 있는 쓰레기를 버리고
안쓰는 물건들을 기부하고
예쁜 머리핀을 하나씩 사면서도
앞날에 대한 이런 저런 생각과 걱정들로 마음이 안놓여
또 취업을 향해 달려가야 하는지
아니면 이제 겨우 몸을 추스르기 시작했으니
그냥 1년은 눈감고 쉬어야 하는지...
취준생 연배도 아닌데 나이를 먹어도 혼란스러운건 마찬가지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