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초1이기도 하고 몇개월 전 수술할 정도로 몸도 약해져서 육아휴직을 함.
그런데 육아휴직 이후 남편이 은근히 눈치를 주고 승질을 부림.
육아휴직을 그만 둬라 느낌의 눈치가 아니라 나는 돈 벌어오는 사람이니까 집에오면 쉬어야 하고 날 건들지 마라 느낌의 눈치임 ^^
예를 들어 맞벌이 모드였을 땐 저녁설거지는 남편 몫이었음.
지금은 집에서 쉬는(?)내가 설거지를 함. 여기까진 불만없음.
근데 내가 설거지를 하기 전 부지런히 냉장고를 뒤져서 될수 있는한 많은 그릇과 반찬통을 싱크대에 갖다 놓음.
참고로 남편 본인이설거지 할 때에는 이런 거 절대 안 했음 ㅋㅋㅋㅋㅋㅋ
아이에게 계속 아빠가 돈 벌어와서 학원 다니는 거야.
아빠가 돈 벌어와서 이런 거 하는거야. 류의 이야기를 계속 함.
작년까지 맞벌이였고 내년에 나도 다시 복직하는데 뭘 어쩌라는 건지 모르겠음.
내가 몇개월 전 큰 수술을 해서 보험금이 1000만원 넘게 나왔는데
그 보험금의 쓰임새도 정해줌. 보험금 타서 생활비로 써야지. 이러는데 주둥아리 진심 치고 싶더라.
너무 어이가 없어서 대꾸도 안 함.
내 몸상태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안하는 사람이 보험금에 대한 관심은 지대함.
가장 결정적으로 얼마 전, 아이 학원숙제가 많은 날이었음.
아이 둘이 한 명은 영어숙제, 한명은 수학숙제 가져와서 지지고 볶는 시간을 가졌음. (아빠한텐 안가고 나한테만 와. 아이케어 징그럽게 못 함)
난 그날 휴직 전 인수인계 때문에 출근하고 + 집에서도 기안 마무리하고 + 아이들 케어하는느라 정신이 없는데 남편은 컴퓨터로 동영상 보고 있더라.
너무 짜증나서 "아, 진짜 너무한다."류로 몇마디했더니 갑자기 급발진을 하면서 자기 직장 다녀와서 힘든데 왜 ㅈㄹㅈㄹ 을 하냐고 막 퍼붓는 거야.
남편은 평소에 비속어를 거의 안 쓰는 사람이고 나도 그럼.
내가 진심 남편을 긁었으면 억울하지나 않지, 몇마디 한탄한 것 갖고 비속어를 쓰며 급발진을 하는데 쟤 왜 저래? 싶더라.
그 이후 남편과 나는 말을 거의 안하고 있음 ^^
남편은 집에 돌아오면 힐링하시고, 나는 아이들과 복작거리고 뭐 그렇게 살아.
근데 대체 남편이 왜 그렇게 유세를 부리는지 모르겠음.
심지어 작년에는 남편이 육아휴직을 했어.
난 그 기간동안 엄마가 돈 벌어와서 ~ 이런 류의 얘기 단 한번도 아이들한테 하지 않았고, 남편에게 유세 부린 적도 없어.
남편이 원래 이런 성격이면 진작 갈라섰을텐데 나 육아휴직 하자마자 확 바뀐 걸 보니 진심 더럽고 치사하단 생각이 듦.
내 남편이지만 진짜 요즘 너무 정떨어져. 대체 이 남자 왜 이러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