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강아지는 저번주에 무지개다리를 건넜어
2007년생이고 사실 처음 데려왔을때 15살만 살아도 오래 산거라는 소리를 들었다는데 그것보다도 더 오래 산거니까
항상 마음의 준비는 하고있었던것 같아
일단 나는 부모님이랑 같이 살고있어 혈육은 결혼하면서 독립했고
그러다보니까 최근들어 괜히 강아지 핑계를 대고 더 집에만 있었어 집에 애 봐줄 사람은 있어야한다고
다른 가족들도 나때문에 여행이나 외출할때 강아지 걱정 덜 한다고 좋아하셨고
그리고 이번달에 엄마가 지인분들이랑 여행을 2주정도 여행을 가셨었어.
아빠도 저녁에는 최대한 집에만 있으려고하셨고
나는 그냥 거의 집에만 있었어
엄마가 여행가는 당일까지만 해도 강아지는 그냥 밥을 많이 안 먹고 잠을 많이 자는 정도였어서
괜찮을줄 알았거든 실제로 일주일정도 잘 있었고
그러다가 갑자기 저번주 월요일부터 상태가 급속도로 안 좋아졌어.
몇번씩 쓰러지고 고통스러워하고 발작도 일으키고 점점 그 빈도가 많아졌어.
그래서 나도 그냥 며칠동안 외출도 안 하고 그냥 옆에서 계속 지켜봤어
예전에 괜히 병원갔다가 발작와서 응급처치 한적도 있어서 가봤자 스트레스때문에 더 힘들것같아서 병원은 그냥 안가기로 결정했었거든
실제로 미용도 집에서 하고 예방도 다 집에서 하고고있었거든
수요일부터는 잠을 자도 한시간에 한번씩 깨면서 강아지를 봤던것같아.
힘들어할때 안아주고 마사지해주고 실수할때 닦아주는것밖에 할수없다는게 그냥 힘들더라 사실 내가 지금 하는게 맞는건가 그것도 확신이 안 들었어
목요일부터는 물조차도 안 마시고 일어나지를 못했어 이불도 2번정도 바꿔줬어
그리고 금요일에 아빠도 엄마도 혈육도 없는 시간에 그렇게 내 앞에서 결국 심장이 멈췄어
그래도 그동안 발작도 있고 경련이 와도 계속 안아주고 만져주면 다시 숨을 쉬었는데 이번에는 다르더라고
정확한 시간도 몰라 그냥 아빠가 온 시간만 알아 그때야 내가 아빠한테 강아지가 갔다고 말해주고 시간을 봤거든
그뒤로 일들은 진행이 잘 되더라
바로 당일에 화장하는 곳을 알아보고 혈육을 부르고 같이 화장도 하고
엄마는 어차피 바로 올수 없기때문에 집에 오는 날 알려주고 유골함을 어떻게 할지 같이 결정하기로해서 그냥 화장만 하고 유골함은 집에 가지고왔어
그래서 엄마한테 전화가 올때도 그냥 잘 있다는 말밖에 못했고
그 다음주에 엄마가 오고 얘기를 하고 토요일에 유골함을 약속한 곳에 묻었어
사실 우리 강아지는 엄마를 제일 좋아해 누가봐도 엄마의 강아지였어
엄마가 있을때는 멀쩡했는데 왜 엄마가 여행가니까 갑자기 상태가 안 좋아졌냐는 말과
엄마 많이 보고싶었을텐데 결국 엄마를 못 보고 갔다는 말들 그냥 다 내가 잘못한거같다는 생각이 자꾸 들더라
강아지가 무지개 다리를 건너고 엄마가 오는 며칠동안 강아지 소리에 잠도 깨고 사실 악몽도 꾸고 그랬어
내가 잘못해서 제대로 못해서 강아지가 엄마를 못 보고 간것같아서
실제로 엄마는 집에 오시고 며칠을 많이 우셨어
나는 오늘 가장 많이 운것같아 이제야 이별이 너무 실감나서
사실 메모리얼스톤을 만들고싶었는데 가족들이 반대해서 못 만들고 화장해서 묻기로 한거였거든
이제는 아무것도 안 남았다는 사실이 받아들여지지가 않아
그냥 자꾸 강아지가 죽던 그 순간의 모습이 생각나고 잊혀지지가 않아
마지막 순간을 안 본 가족들한테 위로로 봤으면 더 힘들거라고 하는걸 들었어
그래서 지금 내가 더 힘든걸까 사실 잘 모르겠어 그래서 제목을 그냥 이렇게 적었어
수많은 생각들이 들어
나는 정신과를 다니고 약을 먹고 상담치료도 받고있는 사람이야 그래서 강아지랑 많은 시간을 보낼수있는 환경이었던거고
그래서 더 힘든건가봐
그냥 어디다가 말할수가 없어서 이렇게 길게 적어봐 가족들은 이미 힘들거고
약을 먹어도 잠이 안와서 그냥 이렇게라도 쏟아내고싶었나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