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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짝사랑이랑 다신 볼 일 없을 후기 (적고나니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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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10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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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모를거다 아마.
내가 너를 처음 봤을 때 이미 내 시선이 머물렀음을.
너의 또래답지 않은 자세와 태도로 먼저 일을
하던 너였지. 그 굳은 표정엔 말을 걸기도 힘들었어. 네가 어떤 사람인지 참 궁금했었는데.
그래도 그땐 그저 호기심 그게 다였어.
너는 모를거다 아마.
네가 내게 처음 말을 걸었을 때.
비록 일때문이었지만 네 목소리에 나도 모르게 엄청 긴장했다?
너보다 어리고 신입인 나에게 부탁하는 것에도
긴장하던 너를 보며 참 신기하게 여겼었지.
내가 아는 너의 또래들과 참 달라서말이야.
그래. 너 네 말대로 정말 낯가림 심하더라.
그래서 내가 괴로웠어.
이미 네가 친한 사람들과 있을 때 내비치는 표정과 네가 혼자거나 낯선 이들과 있을 때의 상반된 표정을 보면서 어떻게 네게 다가가야 하나 수만번 연구했다.
너는 모를거다 아마.
너에게 조금이라도 각인되기 위해서 너의 곁을 지날때마다 뿌렸던 향수와 네가 보지 않을걸 알면서도 가다듬던 옷매무새와 화장.
너와 겨우 인사가 아닌 다른 대화를 섞고
처음 내게 쳐 준 가벼운 장난 하나에 포기할 뻔한 마음을 돌려 난 너와 함께할 방법을 찾아냈었다.
그렇게 소중한 시간동안 너의 곁에서 일을 하며
너를 지켜봤다.
그 동안의 넌 어땠냐고?
몰라. 다 좋더라.
정갈한 손톱도 좋았고 일하다가 오류가 났을 때
내가 하지말라 당부한 욕지거리 대신 내뱉던 한숨도 좋았다. 지긋이 감은 눈과 광대에 그늘을 만들던 눈썹도 좋았다.
너에게 시끄럽고 횡설수설하던 나에게
비록 단답이지만 그렇게라도 대답해주는 게 좋았고 얼토당토않은 내 짓궂은 장난에 웃어주는게 좋았다.
아마 너와 있을 때 가장 설렜던 순간은
너와 어쩌다 손이 맞닿았던 순간보다
너를 지켜보던 다른 아이에게서 네가 그렇게 많이 웃는 사람인줄은 몰랐다는 말을 들었을 때다.
고마웠어. 나랑 있을 때 웃어줘서.
그래. 모든게 내 잘못이야.
난 너에게 아주 천천히 깊게 다가갔지.
하지만 너에게 있어 난, 잠깐 같이 일했던
동생 그 뿐이란 거를 알면서도 모른척했어.
내 감정 쓸데없이 강요한 거 미안해.
그래 우리 이제 앞으로 볼 일 없는 사이지.
근데 거절할 땐 하더라도 조심스레 거절할 순 없었니?
그저 귀찮은 듯 뱉었던 너의 마지막 말.
넌 지금 기억하고 있을까?
난 이렇게 찢어지게 아픈데.
난 너를 인식하게 된 순간부터. 너만 생각하고
지금 너를 잊으려해도 아프다.
추억이란것도 그저 내 구차한 기억일 뿐인데
왜이리도 쓰릴까.
다른 건 부탁 안할게.
너도 살면서 갑자기 내 생각이 나서 한 번은
멍해지길 바란다.
앞으로 네 생에 여자로서 자존심 다 내려놓고 먼저 다가가는 사람이 더 있을까?
넌 아무렇지 않을텐데 혼자 이별한 듯 아픈
내가 너무 한심하고 네가 그래도 보고싶어 화가 난다.
난 어떻게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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