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R 

WITH_아름답게, 같이 걸어가

내가 좀 늦었지 / 여기까지 오는 시간이

좀 많이 걸렸지 / 좀 많이 걸었지 / 계속해서 날 기다렸지

믿어줄게 / 그대가 해줬던 것처럼 / 잊어도 돼 / 지금껏 아팠던 것 전부

이제는 같이 걸어가 / 빛날 수 있게 날아가

착실한 리더 JR은 성급하게 끓어오르는 법이 없다. 모두가 카메라 모니터를 보며 호들갑스러운 찬사를 보낼 때도, 엉켜버린 진행에 수십 명이 분주하게 이 방 저 방을 오갈 때도, 겨울을 알리는 비와 함께 뚝 떨어진 기온 탓에 황급히 옷깃을 여기며 옹기종기 모여들 때도, 그 한가운데 선 JR은 잔잔한 물처럼 엷게 웃고만 있다. 돌이켜보면 매 순간 그는 그랬다. 끝이 없을 것만 같던 기나긴 슬럼프로 괴로울 때도, 온갖 책임감을 어깨에 짊어지고도 의연한 모습을 보여야만 했을 때도, 모두가 당연하게 믿은 기회의 순간을 놓쳤을 때도, 쉽게 낙담하거나 쉽게 흔들리는 대신 차분하게 스스로를 그리고 친구들을 지켰다. 물론 혼자서 자책하고 속으로는 울먹였을지도 모를 일이지만, 어쨌든 그렇게 그는 꾸준히 우뚝했다.

그리고 이제, 그렇게 차분히 쌓아온 시간을 지나 우리 곁에 선 JR은 더욱더 깊고 고요한 우물 같은 미소를 짓는다. 이런저런 사람들이 우르르 달려들어 온갖 관심과 투정과 참견을 퐁당퐁당 던져 넣어도, 넘치거나 마르는 일 없이 꿋꿋하게 찰랑인다. 심지어 더 나아가 흔들림 없는 눈빛과 목소리로 따뜻하게 말을 건넨다. ‘아름답게 더 아름답게, 지나갔던 시간보다 더 아름답게’ 함께 가자고. 충분히 그럴 수 있을 거라고, 나지막이 그러나 단단하게.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순간에도 최선을 다해 몰두해온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선명한 힘으로, JR은 이야기한다.

“그동안 한 번도 적당히 뭔가를 이루고자 생각한 적 없어요. 전에도 앨범을 낼 때마다 멤버들에게 제가 가장 많이 한 말이 ‘매 순간 목숨을 걸자’였어요. 물론 지금도 그렇고요. 잘되든 잘 안되든, 그렇게 항상 100%로 진심을 담아야만 넘어지지 않을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러다 보면 이렇게 믿을 수 없을 만큼 반가운 기회가 찾아오고 또 잡을 수도 있게 되고요. 그렇게 제대로 잘해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이제는 그 시간들을 가능하게 도와준 고마운 사람들과 지금보다 더 아름다운 날들을 만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요.”

http://www.firstlook.co.kr/archives/star/146_coverstory

아래는 에디터 후기에 있는 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