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의 활약에는 이범호 KIA 감독의 믿음이 있었다. 이 감독은 KIA 타격 코치 시절 프로에 첫발 내디딘 김도영을 직접 지도했다. 이 감독은 “처음 봤을 때부터 타구 스피드가 달랐다”며 “힘을 싣는 느낌과 방법이 달랐다”고 회상했다. 이어 “아쉬웠던 점은 라인 드라이브 또는 땅볼 타구의 속도가 빨랐다. 좋은 타구 속도를 어떻게 살려야 할지 많이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이 감독은 “타구 스피드가 빠르면 각도만 살짝 바꿔주면 홈런이 늘어나는 것이 이론적으로 나와 있다”며 “그래서 스프링 캠프 때부터 ‘올려 치고, 띄워 쳐도 아무 얘기 하지 않을 것’이라고 얘기했다. 그러다 보니 본인도 타이밍과 밸런스를 찾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야구에서 발사각을 조절하기는 어렵다고 얘기한다. 이 감독은 “스윙 시 턴 자체에 변화를 줬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처음 본 (김)도영은 턴을 50도밖에 돌지 않았다. 지금은 90도로 전부 돌린다”며 “이승엽 두산 감독의 현역 시절 전성기를 돌아보면, 발이 90도로 완벽히 돌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워낙 능력치가 좋은 선수다. 금방 알아듣고 활용하는 것 같다”고 김도영을 칭찬했다.
올 시즌 거포의 모습을 김도영은 도루에도 욕심이 많다. 하지만 이 감독은 “될 수 있으면 도루를 줄이라고 했다”고 알렸다. 이유가 있었다. 이 감독은 “김도영은 전 경기를 다 뛰어야 하는 선수”라며 “한 경기가 중요한 것이 아닌 한 시즌을 치러야 한다. 도루를 자제해가면서 경기를 치르는 것도 능력”이라고 힘주었다.
다만, 김도영은 아직 완벽한 선수는 아니다. 이 감독에게 김도영의 3루 수비를 묻자 “수비는 보여줄 게 많다”며 웃었다. 이 감독은 “어깨가 좋은 선수다. 수비는 연차가 쌓일수록 더 정교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경기를 치르며 상대 타자의 성향을 느낄 것이다. 본인이 이를 확인할 때가 오면 그땐 실책도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