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도규는 “코치님께서 야구에 목숨을 걸고 노력해야 하는 성격 유형이 있는 반면, 야구가 인생을 옭아매도록 자신을 떠미는 유형이 있다고 하셨다. 제가 후자였다”며 “그러시면서 ‘야구 속에 네 인생을 넣으려 하지 말아라. 네 인생 안에 야구가 있는 거다. 딱 한 발만 야구에 담고 있어라’는 말씀을 해주셨다”는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자신이 뿌린 공 하나하나에 지나치게 몰두하며 힘들어하는 제자의 모습이 안타까웠던 정 코치의 진심 어린 조언이었던 것.
곽도규는 “덕분에 마음을 비우고 있다. 완벽을 바라지 않고 한 걸음, 한 걸음에 집중하려 한다. 올해부터는 저를 믿고 성장을 즐기려는 마인드가 생기는 것 같다. 코치님의 가르침이 다 제 모토가 됐다”고 밝게 웃었다. 정 코치에게도 살며시 곽도규에 대한 질문을 건넸다. 정 코치는 화사한 웃음과 함께 “도규가 투구폼이나 공이 거칠지만, 정말 조심성이 많고 차분한 모범생 같은 친구다. 그렇다 보니 과감성이 떨어질 때가 눈에 보였다. 그걸 반전시키기 위해서는 자신감이 필요했는데, 준비 과정을 통해서 본인이 스스로 잘 찾은 것일 뿐”이라며 제자를 치켜세우기 바빴다.
하지만 정 코치의 공이 정말 없던 것은 아니었다. 사실 곽도규의 개막전 등판에는 정 코치의 강력한 추천이 있었다. 이범호 감독이 “투수코치님께서 도규 구위가 좋다고 해서 추천을 주시길래 결정을 내렸던 거다. 그 경기에서 가장 중요했던 포인트”라며 비하인드를 공개한 바 있다.
보기만 해도 훈훈해지는 사제지간이다. 정 코치는 “당시가 어려운 상황인 건 알았지만 후회 없이 던져보라고 말해줬다. 그걸 또 잘 해내며 안정감을 찾더라. 앞으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투수가 될 것”이라며 마지막까지 인생 후배를 향한 칭찬을 잊지 않았다.
투코님 넘 좋으신 분이당..... 도규도규도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