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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personality] 최현석의 즐거운 취미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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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30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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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글 이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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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장갑을 낄 때도 한껏 폼을 잡는다. 큰 키 위로 손을 치켜들고 소금을 뿌린다. 그래서 붙은 별명이 ‘허세’와 ‘셰프’를 합친 ‘허셰프’다. 최현석은 과거 FOOD TV [셰프 최현석의 크레이지 타임]이나 올리브 [2014 올리브쇼]에 출연 당시 “크레이지 셰프”로 불리며 독특한 요리로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JTBC [냉장고를 부탁해] 이후 그는 ‘허셰프’가 되면서 마치 연예인처럼 그 자체로 관심을 받는 하나의 캐릭터가 됐다. 그가 캐논 카메라 CF에서 폼 잡고 요리하며 셀카를 찍다 직원들에게 들키는 코믹한 모습을 연출하거나, 심지어는 걸 그룹 씨스타의 ‘Shake it’ 티저에 출연하며 “이제부터 나의 손목은 요리할 때 쓰이지 않는다. (씨스타와) 춤을 출 때 쓰일 것이다”라며 엉덩이를 흔들 수 있는 이유다. 최현석은 셰프지만, 누구도 그가 셰프 이외의 활동을 하는 것에 대해 어색해하지 않는다. 

물론 셰프 강레오는 [채널예스]와의 인터뷰에서 “요리사가 단순히 재미만을 위해 방송에 출연하면 요리사는 다 저렇게 소금만 뿌리면 웃겨주는 사람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셰프의 방송 출연에 대해서는 각자 의견이 다를 수밖에 없는 문제다. 다만 최현석이 출연 중인 KBS [인간의 조건 3]에서 윤종신은 밭에서 마치 기계처럼 삽질을 하고, 일이 끝난 뒤 기타까지 치는 최현석을 보며 “나보다 레파토리가 더 많아”라며 놀랐다. 최현석이 방송활동을 열심히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는 애니메이션 [마징가Z], [독수리 오형제], [마크로스] 등 고전들의 초합금 피규어를 수집하고, [스타징가]는 같은 캐릭터의 얼굴이 미묘하게 다른 것들을 모두 모았다. 각각 ‘레이’와 ‘아스카’란 이름을 붙인 두 개의 기타로 틈만 나면 방송에서 연주를 할 만큼 연주에도 관심이 많고, 어릴 적 배운 우슈를 활용해 잡지 화보를 찍기도 하며, 예전부터 사회인 야구 활동을 한 인연으로 프로야구 시구도 했다. 그럼에도 “결국 못 했지만 파이터 대회에 나가려고도 했고 가스펠 싱어도 할 생각이었다”([아이즈])라고까지 말한다. 최현석은 어떤 분야든 한번 시작하면 파고 들어가는 이른바 ‘덕후’의 방식이 몸에 배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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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요리든 예능이든 지나칠 정도로 열심히 하는 방송활동은, 최현석이 수집한 또 하나의 취미처럼 보인다. 유재석, 김구라, 윤종신 등 TV 속 중년의 예능인들은 자신의 위치와 목표에 어울리는 행동을 한다. 누군가는 모두에게 젠틀하고, 누군가는 돈이나 현실을 따진다. 반면 최현석은 여전히 무엇을 파고 들어가는 것이 좋은 마니아적 태도를 유지한다. 그만큼 그의 활동에는 일상의 기운이 없고, 대신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에 파고들면서 그것을 알리거나 자랑하고 싶어 한다. 그가 [청춘콘서트]에서 “모든 건 누릴 수 있는 때가 있는 것 같다. 보통 덕후라고 하면 안 좋은 것이라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덕질은 인생을 맛있게 해주는 양념이라 생각한다”고 말한 것은 그의 삶의 태도일 것이다. 방송이든 기타 연주든, 그는 여전히 이른바 ‘덕질’을 하며 즐거워한다. 그리고, 사람들은 이 흔치 않은 중년 남자의 모습에 신기함과 즐거움을 느낀다. “취미 활동을 하면서 감성적으로 리프레시되면 메뉴를 만드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가끔 방송에 나가는 걸 조소 섞인 시선으로 보는 셰프들도 있는데, 이건 취미고 꿈은 여전하다”([아이즈])는 말처럼, 그는 레스토랑 바깥에서 즐거운 취미생활 중이다.

그리고 이것은 최현석의 방송뿐만 아니라 요리에 대한 답이기도 할 것이다. 그가 자신의 창작 레시피가 담긴 [아트요리]에서 “로봇을 조종하면서 세계를 구하는 꿈을 꿨던 아이가 이제는 칼과 요리로 세상 사람들에게 맛과 행복을 주는 꿈을 꾸고 있다”고 밝힌 것처럼, 그에게 요리는 생활의 수단일 뿐만 아니라 어린 시절처럼 여전히 대단하고 멋진 무엇을 위한 도구다. 더 이상 어린 시절처럼 로봇을 조종하며 지구를 구하는 꿈은 꿀 수 없어도, 대신 즐거움을 주는 또 다른 의미의 영웅이 되겠다는 꿈은 버리지 않았다. 그리고 이루지 못한 꿈들은 피규어를 모으고, 무술을 배우며, 방송에 출연하면서 조금씩 채워 나가고 있다. 그의 방송활동이 셰프에게 어울리는 것인지는, 강레오 같은 셰프가 말해야 할 일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최현석이 꽤 즐거운 인생을 사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40대에 한 명의 ‘덕후’로 이렇게 즐겁게 살아갈 수 있다니 말이다. 

글. 이지혜
교정.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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