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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단독 인터뷰] ML 정식 코치 된 홍성흔 "진지했던 꿈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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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19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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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정식 코치라, 정말 축하한다.

▶나도 실감이 안난다. 지난해 은퇴하고, 3년을 보고 왔다. 정식 코치에 도전해 3년은 무조건 귀국하지 않고 부딪혀 보자는 마음이었다. 그런데 1년도 채 안돼 목표를 이뤄 기쁘다. 한국에서도 늘 열심히, 성실한 모습을 보였기에 야구선수로서 인정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이 곳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낯선 곳에서 초보 코치로 힘든 일이 많았을 것 같다.

▶먼저 날씨. 매일 섭씨 40도가 넘는다. 우리같은 루키팀 코치들은 하루에 펑고 수백개 치고, 배팅볼도 수백개 친다. 정말 뜨겁다 못해 탈 것 같다.(웃음) 처음엔 미국은 훈련도 많이 안할 줄 알았는데, 배팅볼 던지려면 힘이 있어야 한다며 코치들도 운동을 하더라. 선수 때보다 여기 와서 더 열심히 운동했다.

또 하나는 언어다. 처음에는 뭐라고들 하는 지 전혀 알아들을 수 없었다. 무조건 "I got it(이거 내가 할 게)"만 외치고 다녔다. 몸으로 솔선수범 했다. 하루 일과가 끝나면 오후에 따로 영어 수업을 받았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미팅 때 선수들에게 할 얘기를 직접 번역기를 돌려 몇시간씩 준비해갔다. 내 노력에 동료 코치들과 선수들이 마음을 열어줬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니 나도 조금씩 말하고 듣고 하게 되더라.

-1년 생활을 해보니 한국과 가장 다른 건 무엇이었나.

▶다들 선입견이 있지 않나. 미국은 굉장히 자유롭게 운동할 것 같다고. 절대 아니다. 내가 17~18살 선수들이 대부분인 루키팀에 있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기본을 중요시 여긴다. 야구 실력은 둘째다. 기본 인성, 태도 교육이 우선이다. 이는 트리플A까지 다 똑같다고 한다. 그라운드에서 절대 걸어다니지 않는다. 인사는 기본이다. 개인 SNS에 관련된 교육까지도 철저하다. 야구도 야구지만, 이런 정신적인 부분을 선수들에게 잘 가르쳐줄 자신이 있었다.

훈련에서는 미국 선수들은 할 때 정말 무섭게 한다. 한국 선수들 훈련량이 많다고 하는 데 같은 시간 여기 선수들이 방망이는 더 많이 친다. 간절함의 차원이 다르다. 루키팀에서 빅리그에 가는 건 5%도 안된다고 한다. 다만, 미국 선수들은 정해진 일정이 끝나면 야구를 아예 내려놓는다. 이들 만이 문화다. 우리 선수들은 나머지 훈련, 공부도 많이 하지 않나. 근성과 집중력은 이들이 한국 선수들을 따라올 수 없다.

-목표를 이루기까지 고마운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가장 먼저, 나를 알아봐준 샌디에이고 구단에 고맙다. 그리고 박찬호형도 빼놓을 수 없다. 내가 이 곳에서 인턴 코치로 출발할 수 있게 정말 많은 도움을 주셨다. 찬호형이 '너는 미국에서도 정식 코치가 될 수 있는 자질을 갖췄다. 반짝할 생각으로 미국에 가는 것이라면 절대 가지마라. 꿈을 크게 가져라'라고 조언해줘 나도 포기하지 않았다. 또, 내가 타지에서 연수를 받을 수 있게 도와주신 두산 베어스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우리 가족이다. 계속 떨어져있다 며칠 전 식구들이 미국에 들어왔다. 남편, 아빠가 없는 데도 잘 버텨준 가족들에게 너무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

-앞으로의 계획은.

▶일단, 올해까지 맡은 루키팀 임무를 잘 마쳐야 한다. 그리고 한국에 돌아가 영어 공부를 더 집중적으로 할 예정이다. 또, 1년 간 쌓아온 매뉴얼을 바탕으로 야구 공부도 더 할 생각이다. 지도자도 흐름을 놓치면 안된다는 것을 배웠다. 내년 어느 팀에서 코치 역할을 할 지는 아직 모른다. 구단은 나에게 일하고 싶은 곳을 고르라고 배려해줬지만, 나는 구단에 '내가 가장 필요한 곳으로 나를 보내달라'고 했다. 물론 메이저리그 팀은 고를 수 없었다.(웃음) 이제 시작이다. 먼 미래에 대해 얘기하기는 이르다. 하나하나, 차근차근 배워나가겠다. 지금의 상황 자체가 나는 그저 행복하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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