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미지 기자] “시나리오 보자마자 좋다고 생각했다”
실화를 모티브로 한 영화 ‘택시운전사’가 더욱 특별한 건 ‘위르겐 힌츠페터’ 역을 독일의 명배우 토마스 크레취만이 열연했기 때문이다. 장훈 감독은 영화의 진정성을 위해 독일 배우인 토마스 크레취만을 떠올렸고, 토마스 크레취만은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출연을 결정했다. 언어를 넘어 작품의 진심에 공감을 한 것이다.
최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모처에서 진행된 헤럴드POP과의 인터뷰에서 토마스 크레취만은 동독 탈출 경험과 배우들의 도움으로 광주 민주화 운동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솔직히 말하면 광주 민주화 운동에 대해 전혀 몰랐다. 내가 무지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시나리오를 받자마자 좋은 시나리오라고 생각했다. 이후 장훈 감독을 만났는데, 그가 날 만나러 LA까지 왔다. 한 배우를 위해 먼 길을 오는 게 흔치 않다고 생각해 놀랐고, 감동을 받았다.”
이어 “출연하기로 결정 후 시나리오를 읽고, 감독과 최대한 이야기 많이 하려고 했다. 자료를 많이 수집해 읽으려고 했는데 광주 민주화 운동에 대한 자료가 많지 않아 안타까웠다. 장훈 감독에게 다큐멘터리를 요청해서 그가 원하는 다큐멘터리를 최대한 보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극중 광주를 취재하러온 독일기자 ‘위르겐 힌츠펜터’(피터)로 분한 토마스 크레취만은 말이 아닌 마음으로 한국인들과 교감했던 ‘피터’ 그 자체로 거듭, 점점 깊어지는 감정을 잘 담아냈다.
“가벼운 신과 매우 감정적인 신을 시기학적으로가 아닌 섞어서 촬영했다. 나한테는 압축적인, 감정몰입적인 연기가 더 쉽고, 가벼운 연기가 오히려 어려운 부분이다. 다만 송강호와 오래 호흡을 맞출수록 케미가 좋아져서 각자가 연기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지는 부분은 분명히 있었다.”
토마스 크레취만이 연기한 ‘피터’는 광주의 사태를 직접 목격하면서 마음을 기울이게 되는 인물이다. 그는 “촬영하면서 개인적인 감정을 느낄 새는 없었지만, 옥상 위에서 내려가는 신을 촬영하는 도중 감독이 그 감정을 잘 느끼라고 이틀 전 촬영한 영상을 보여줬는데 그때 가슴 아팠던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특히 토마스 크레취만은 동독 출신으로, 20살에 네 개의 국경을 넘는 위험천만한 여정을 거쳐 서독으로 온 경험이 있다. 이 경험이 개인적으로도, 배우인생에도 도움이 됐다고 털어놨다.
“개인적으로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됐고, 내 커리어에도, 또 세계관을 형성하는데도 도움이 됐다. 동독에 살면서 러시아에 노출 많이 돼있었는데 역사 안에서 반복되는 구조들도 이해되고, 느낌도 이해할 수 있어서 광주 민주화 운동에 있어서도 이러한 유사성 구조가 느껴지지 않았나 생각했다.”
그러면서 “동독에서 탈출해서 처음 넘어간 국가가 유고슬라비아였다. 그때는 자본주의도 아닌 공산주의도 아닌 중립적 북유럽 국가였다. 탈출 후 15년이 지나고 ‘스탈린그라드: 최후의 전투’라는 작품을 했는데 당시 유고슬라비아라는 나라가 없어지고, 나뉘면서 대량학살이 이뤄져 안타까웠다. 직접 그리고 작품을 통한 경험을 통해 ‘택시운전사’를 잘 이해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토마스 크레취만은 자기의 직·간접적 경험과 함께 배우들의 배려 역시 작품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감사를 표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한국 배우들이 상황들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게 배려하고, 도와주지 않았으면 내 경험은 아무 소용 없었을 것이다. 특히 송강호가 도움을 많이 줬다. 광주 민주화 운동을 소재로 하는 ‘택시운전사’라는 그들만의 세상에 날 초대해주고, 가이드 역할을 잘해줘서 보다 참여를 잘할 수 있었다. (웃음)”
한편 토마스 크레취만을 비롯해 송강호, 유해진, 류준열 등이 출연하는 ‘택시운전사’는 오는 8월 2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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