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리카 린더의 마성적 매력을 어떤 틀 안에 가둬두기란 불가능하다. 2011년 벼락 같은 존재감으로 세계 모델 계를 들썩이게 했던 에리카 린더가 스크린으로 활동무대를 넓혔다. 9월 21일(목) 개봉하는 <빌로우 허>는 배우 에리카 린더의 열정을 증명하는 훌륭한 무대다.
<빌로우 허>에 출연하게 된 과정이 궁금합니다.
제작진이 LA에 있는 내 에이전트에게 시나리오를 보냈습니다. 시나리오를 읽어보고 관심이 있다면 달라스 역에 오디션을 보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이었죠. <빌로우 허>의 시나리오는 저를 끌어당겼어요. 무려 7번의 오디션 끝에 제게 달라스 역이 찾아왔습니다. 그 모든 순간들이 내겐 굉장히 강렬하고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에이프릴 뮬렌 감독이 캐스팅 확정 소식을 알렸을 때, 굉장히 기뻤겠군요.
물론이죠. 전 너무 흥분했고, 동시에 굉장한 두려움에 휩싸였습니다. 한 영화를 책임지는 주연배우로서 많은 것을 감당해야 하니까요. 막중한 책임감이 필요하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죠. 하지만 <빌로우 허>가 그렇게 나를 떨리게 하지 않았다면, 이 영화에 관심을 갖지도 않았을 겁니다. 행복한 두려움이었어요.
에이프릴 뮬렌 감독은 <빌로우 허>를 완벽히 여성적인 관점에서 완성하고 싶어했다고 들었습니다. 감독과 시나리오 작가는 물론, <빌로우 허>의 모든 스태프를 여성으로 구성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만큼 연기에 더욱 몰입할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현장은 환상적이었어요. 이 영화의 모든 장면을 사랑합니다. <빌로우 허>는 제가 연기한 달라스와 나탈리 크릴이 연기한 재스민이 교감하는 모든 순간이 중요한 영화입니다. 그 중에서도 하나를 꼽으라면, 달라스와 재스민이 해변가를 거니는 데이트 장면입니다. 스토리 상으로는 두 사람의 두 번째 데이트지만, 저는 그 순간이 달라스와 재스민이 진지하게 서로를 받아들인 첫 데이트라고 느꼈습니다. 그들은 서로에게 편안함을 느끼는 동시에 서로의 진정한 자아에 빠져들게 됩니다. 그 장면의 교감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달라스와 재스민은 격정적으로 서로에게 빠져듭니다. 그 감정의 파고를 표현하는 장면은 고민이 많았을 것 같습니다.
맞아요. 달라스와 재스민이 욕조에서 함께 교감하는 장면은 제가 가장 사랑하는 장면이자, 가장 힘겨웠던 장면이기도 합니다. 굉장히 감정적인 장면이었고, 촬영이 거의 끝나갈 때 즈음 촬영하게 됐죠. 이미 나와 나탈리 크릴은 달라스와 재스민에게 완벽히 몰입해 있었습니다. 특히 욕조 장면을 촬영할 때 우리는 달라스와 재스민이 느낄 감정에 대해 굉장히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워낙 격정적인 장면이라 촬영이 끝날 땐 완전히 녹초가 되어버렸지만, 우리가 느낀 모든 감정을 그대로 카메라 앞에서 표현할 수 있었습니다. 그 점에 있어선 자랑스럽습니다.
<빌로우 허>로 성공적인 배우 데뷔를 치렀습니다. 앞으로도 배우 에리카 린더의 작품을 자주 볼 수 있을까요?
욕조 장면을 찍으면서, 내가 얼마나 배우라는 직업에 푹 빠져 있는지 처음 느꼈습니다. 당시 전 연기에 너무 몰두해서 토하기 직전이었어요.(웃음) 그날 깨달았습니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길이 배우였다는 것을. 연기를 향한 나의 열정은 거의 중독 수준입니다. 만약 연기를 못하게 한다면 금단증상을 일으킬 걸요?(웃음)
만약 삶에서 달라스와 같은 선택의 순간에 놓인다면, 에리카 린더는 어떤 길을 선택할까요?
전 언제나 제 마음이 원하는 길로 따라갑니다. 그것이 어떤 길이든, 내가 선택한 삶을 스스로 축하해줬을 겁니다.
한국에도 에리카 린더의 팬들이 많다는 걸 알고 계시죠? 한국의 팬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항상 저를 응원하고 지지해주는 팬들의 사랑을 고맙게 생각합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항상 잊지 말길 바랍니다. 삶을 향한 당신의 통찰력을 믿으세요.
글 박혜은 http://news.maxmovie.com/341674